[시승기] 변속기 바꾼 쌍용차 코란도C…진화는 계속된다

기사승인 2015-02-18 06:39:04

완성차는 한번 설계하면 몇년은 쭉 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그런 선입견을 깨뜨렸다. 매년 조금이라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길에 다니는 코란도C를 보면 예전 출시때 타봤던 그 차가 맞나 싶을 정도다.

이번에는 2015년형으로 연식변경을 하면서 파워트레인까지 바꿨다. 악명 높은 아이온(구 BTRA) 변속기를 내치고 내구성과 연비면에서 알아주는 도요타 계열 아이신 변속기를 얻었다. 최고출력은 오히려 크게 줄이고 최대토크를 더 낮은 회전수에서 나오도록 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실용 영역'에서의 달리기 능력을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코란도C의 출발은 다소 늦었다. 2009년 현대차 투싼ix와 2010년 기아차 스포티지R이 나오면서 국산 소형 SUV 시장은 가장 뜨거운 시기를 보냈는데, 코란도C는 이들보다 1~2년가량 늦게 나와 '한창' 시절을 조금 비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쌍용차는 출시 이후 지속적 상품성 개선 노력으로 이를 만회 해왔다. 신차가 나온 지 불과 2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해 실내외 디자인과 사양을 향상시켰으며, 수동·자동·사륜구동 모델 등 다양한 라인업도 갖췄다. 이번에 출시된 2015년형 코란도C 역시 파워트레인을 개선해 주행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을 보였다. 

서울에서 강촌까지 약 150km를 왕복하며 파워트레인을 바꾼 2015년형 코란도C를 시승했다. 시승 모델은 코란도C DX AWD 풀옵션 모델로, 가격은 3115만원이다. 

◆ 코란도C의 새로운 무기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2015년형 코란도C의 가장 큰 변화는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는 것이다. 기존 모델에는 호주 비트라 제품이 사용됐는데, 변속 소음과 충격 등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품질 결함이 제기됐다. 쌍용차 역시 "비트라 변속기가 타사 제품에 비해 불량률이 높았다"고 문제를 인정했을 정도다. 

쌍용차 관계자는 벤츠와 ZF 등 다양한 변속기 제조사의 제품을 시험한 뒤, 성능과 물량,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코란도C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쌍용차 측은 "미니쿠퍼를 비롯해 다양한 모델에 사용되며 성능을 인정받은 제품"이라며 "최대토크 46.0kg·m의 디젤용 변속기로, 6월 출시되는 티볼리 디젤에도 장착될 예정"이라 설명했다. 

잠깐 살펴도 새롭게 장착된 엔진과의 궁합은 잘 맞는 듯했다. 재빠르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엔진 성능을 안정적으로 끌어내며 확실하게 단수를 높여나갔다. 1단은 약 30km/h, 2단은 60km/h, 3단은 100km/h까지 커버할 수 있었는데, 이전 모델(30, 60, 90km/h)과 비슷하지만 3단의 영역이 더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변속 소음과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점이 다행이다. 

◆ 출력 낮췄지만, 주행 성능은 향상…진동·소음은 아쉬워

2015년형 코란도C는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장착에 맞춰 엔진 세팅도 달라졌다고 했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회전수도 2000~3000rpm에서 1500~2800rpm으로 앞당겼다. 최대 출력은 181마력에서 149마력으로 줄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투싼ix와 스포티지R(184마력)과의 출력 경쟁에서 뒤질 수 없어 출시 당시 코란도C의 최고출력을 181마력으로 맞췄는데, 181마력 중 상당 부분이 실제 주행에 사용되지 않는 '낭비되는 힘'이라고 판단해 출력을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엔진을 넣고 출력을 18%나 낮추는 경우는 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러고보면 이전 모델의 스펙이 오히려 더 이상하다.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 모델의 토크가 36.7kg·m로 같은데 수동은 149마력, 자동은 181마력으로 크게 차이가 났던 점이 쉽게 이해가 안된다. 

어쨌건 스펙상 출력은 낮아졌음에도 개선된 변속기 덕분에 초반 가속성은 더 향상된 듯하다. 가속 페달 조작에서 이어지는 반응이 생각보다 재빨랐다. 특히, 초반부터 나오는 36.7kg·m의 강력한 토크가 1730kg의 차체를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이 정도면 100kg가량 가벼운 투싼ix나 스포티지R보다 크게 뒤지지 않는다. 

전체적인 주행 감각도 꽤나 만족스럽다. 쌍용차 관계자는 스티어링휠의 감도를 조금 가볍게하고, 브레이크 응답성을 후반까지 고르게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브레이크가 밀리나 싶어 다소 불안하기도 했지만, 일상적인 도심 주행이나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더 편한 세팅이다. 

그러나 고속으로 갈수록 속도계 바늘의 움직임이 답답할 정도로 느려졌고, 2500~3000rpm 정도에서 소음과 진동이 크다는 점은 아쉬웠다. 같은 엔진을 장착한 렉스턴W, 코란도스포츠와 비슷한 느낌이다.

파워트레인이 개선됐지만 연비 향상 효과는 크지 않다. 시승한 코란도C 4륜구동의 연비는 12.0km/l로, 이전 모델(11.6km/l)보다 불과 3.6% 좋아졌다. 쌍용차 측은 "작년 국토부 연비 부적합 판정 이후, 최대한 연비 거품이 없도록 보수적으로 신고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 정통 오프로드 SUV의 자존심…나의 길을 가련다

코란도C는 투싼ix와 스포티지R 등에 비해 도회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SUV 전문 브랜드답게 오프로드 성향을 강조했다. 

강촌에 위치한 오프로드 코스에서 코란도C의 진가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상대적으로 지상고가 높고, 접근각이 커서 웬만한 험로는 수월하게 빠져나갔다. 또,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조절해 준다. 

뒷좌석 등받이는 35.5도까지 젖혀지는데 이는 동급 최대치다. 경쟁 모델들이 등받이 기울어짐을 형식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정도지만 이 차는 의미 있는 정도로 기울어진다. 물론 앞으로 젖혀 필요에 따라 많은 짐을 실을 수도 있다.

◆ 훨씬 좋아진 디자인...아직은 부족한 실내

코란도C는 2011년 출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LED 주간주행등이 적용된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면발광 LED 스타일의 리어램프를 비롯해 듀얼 머플러팁, LED 룸램프, 소프트-필 페인팅, 마그네슘 스피커, 2열 열선 시트, 하만카돈의 인피니티 스피커 등을 적용해 스타일을 살리면서 상품성을 높였다.

그러나 실내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 센터페시아의 레이아웃과 각종 조작 버튼들의 배치는 기능적으로 뛰어나고 우직해 보이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다. 특히, 투싼ix와 스포티지R의 후속 모델이 올해 나오기 때문에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기어노브에 달린 자그마한 수동 변속 토글 스위치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손톱만한 크기의 버튼을 앞뒤로 움직여 조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티어링휠에도 핸들리모컨 버튼처럼 조그마한 변속 버튼이 붙어있는데, 둘다 M모드에서만 동작하는데다 조작 방법이 불편해 없으니만 못하다.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가도 이걸 눌러보는 순간 차와 브랜드에 대한 실망감이 생기는 최악의 한수다. 

이래저래 시승해보면 의외의 만족감과 아쉬움이 교차된다. 어쨌건 코란도C는 쌍용차가 힘든 시절을 버텨내고 법정 관리에서 졸업할 수 있게 만든 모델이다. 쌍용차에서 코란도C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코란도스포츠(41%)보다는 다소 낮지만, 투싼ix·스포티지R 등 강력한 경쟁자들과의 치열한 대결에서 살아남은 진정한 일등공신이라 할 만 하다. 비록 한 발 뒤에서 출발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상당 부분 따라잡았다. 이젠 누가 뭐래도 경쟁력 있는 자동차가 된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전승용 기자 sy.jeon@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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