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전기차가 급속 충전 시간을 부적절하게 표기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판매되는 전기차 중 급속 충전 완료 시간이 가장 늦지만, 국내에는 있지도 않은 '초고속 충전기'로 충전한 시간을 전면에 내세워 국내 소비자들을 기만했다는 지적이다. 

 

14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충전 성능이 경쟁차보다 뛰어난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며 과대 광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3월 공개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달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신차는 28kWh의 고용량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기반으로, 국내서 가장 긴 1회 충전주행가능거리 191km를 인정받았다. 이는 130km(1회 충전주행가능거리) 내외의 기존 전기차들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현대차는 급속 충전 시간도 24분이면 완료된다고 언론 보도자료 등을 통해 광고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100kW급 급속충전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 충전기를 국내 소비자들이 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대다수 업체들은 50kW급 급속충전기를 기준으로 잡고 있다. 르노삼성 SM3 Z.E.와 닛산 리프, BMW i3 등은 아이오닉 일렉트릭보다 배터리 용량이 작은데도 급속 충전 소요 시간은 30분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급속 충전 시간을 100kW급 급속충전기를 기준으로 24분 혹은 25분으로 표기해왔다. 특히 해당 제원은 정부 제출 자료과 전기차 민간보급 접수 자료로 사용돼 문제가 확대됐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사용하는 전기차 제원표에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급속 충전 시간은 25분으로 적혔다. 

▲ 2016년 정부 전기차 보급 차종 비교표 일부

한국전력공사 측에 따르면 현재 국내 설치된 600여개(민간 포함)의 급속충전기는 대부분 50kW급 제품이다. 민간 사업자 중 소수가 25kW급 이내 충전기를 사용한다.  

경쟁사 관계자들은 "현대차가 국내 있지도 않은 100kW급 급속충전기를 기준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100kW급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는 해외 제원(24분)과 50kW급의 국내 사양(33분)을 함께 표기하고 있다"며 "우리가 (정부에) 100kW 기준을 쓰라고 할 수 있겠냐? 두 가지를 같이 제출했는데, 그쪽에서 취사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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