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만만 신차 성적표…SM6·말리부·K7 '참 잘했어요'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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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3 15:12
야심만만 신차 성적표…SM6·말리부·K7 '참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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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여종이 넘는 신차가 출시되지만, 성공하는 차는 그리 많지 않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만든 신차라도 소비자 욕구와 상품성, 가격, 경쟁 환경 등 시장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이 부분은 더욱 명확하다. 소비자들은 현대기아차의 중형 세단에 싫증을 느꼈고, 우수한 상품성으로 무장한 한국GM·르노삼성의 신차 등장에 환호했다. 또, 작은 세단보다 넉넉한 크기의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초소형 SUV 판매가 더욱 늘었다. 

상반기에 출시된 주요 국산 신차의 성적표를 간략하게 살펴봤다.

# '참 잘했어요'…SM6, 신형 말리부, 신형 K7

SM6와 신형 말리부가 나오면서 쏘나타와 K5가 주도하던 중형차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 생산의 한계로 쏘나타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영업용이나 법인을 제외한 개인 판매량은 이미 SM6와 신형 말리부가 쏘나타를 넘었다.

 

SM6는 기존 국산 중형 세단과 차별화되는 '고급화' 전략을 들고 나왔고, 세간의 우려와 달리 보란 듯이 성공시켰다. 이미 '3달 2만대'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상태로, 2차 목표인 '연내 5만대'도 충분히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SM6의 판매량은 업계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기존 중형차 시장 1,2위를 차지하던 쏘나타와 K5가 워낙 강력한 데다가 쉐보레 말리부까지 풀체인지돼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SM6의 인기는 앞으로 나올 QM6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신형 말리부 역시 주행 성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지난달 6000대를 넘겼다. '국산 중형 세단=자연흡기'라는 공식을 깨고, 모두 터보 엔진으로 라인업을 짠 파격적인 정책이 성공한 것이다. 월 최대 생산량은 SM6와 비슷한 수준으로, K5를 제치고 SM6와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형 말리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데다가, 임팔라의 물량 부족을 경험했던 한국GM이 사전 생산을 통해 초반 물량 확보에 성공해 당분간은 물량 부족 문제 없이 높은 판매량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SM6와 신형 말리부에 가려 큰 이슈는 되지 않았지만, K7도 풀체인지 이후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준대형 시장의 절대 강자인 그랜저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하반기 풀체인지를 예정인 그랜저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월 5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 등 대기업 임원들에게 인기를 모으며 긍정적인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 모습이다. 

# '만족스러운 결과'…니로, 티볼리 에어

국내 소형차 시장의 존재감은 더욱 희미해졌고, 준중형차 시장 역시 예전만 못해졌다. 갑작스레 등장한 초소형 SUV가 인기를 모으며 젊은 소비층과 여성 소비층의 상당 부분을 빼앗아갔기 때문이다.

 

니로는 먼저 출시된 아이오닉의 실패(?)를 거울로 삼은 듯, 다양한 상품성 개선을 통해 초소형 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 판매되는 SUV 중에서는 연비가 가장 좋은 데다가, 동급 디젤 모델을 뛰어넘는 우수한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세단에서는 불가능한 넉넉한 공간을 갖췄으며, 해치백 모델인 아이오닉을 비롯해 티볼리 등 경쟁 모델과 비슷한 가격 등의 장점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했다. 

니로 판매량은 이미 QM3와 트랙스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린 4월 2440대를 시작으로 5월 2676대, 6월 3246대 등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기아차가 니로를 출시하며 목표로 잡은 1만8000대, 월 1800~2000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작년 출시돼 초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티볼리는 올해 롱바디 에어 모델을 성공적으로 추가하며 판매량을 월 5500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티볼리 에어의 경우 무리하게 적재 공간을 넓혔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월 2300~2500대가 꾸준히 팔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티볼리 일반 모델에게 판매 간섭으로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티볼리 마니아들을 늘리는데는 성공했다. 

# '잘 했지만, 뭔가 아쉬워'…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하비는 페이스리프트 이후 판매량이 더욱 늘었다. 워낙 인기 모델이었던 이유도 있지만, 그나마 유일한 경쟁 모델이었던 베라크루즈까지 단종돼 사실상 국산 대형 SUV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게 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월 1000~1200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은 월 1500대까지 늘었지만, 워낙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나온지 8년 만에 바뀐, 그것도 풀체인지가 아니라 페이스리프트된' 차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아쉽기만 하다.   

# '노력을 요함'…아이오닉

아이오닉이 이렇게 안 팔릴 줄은 현대차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오자마자 좁고 불편한 뒷좌석 문제로 혹평을 받더니, 이른바 언덕길에서 밀리는 '뒤로가닉' 사건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사라진 듯하다.

 

현대차가 지난 1월 아이오닉을 선보이며 내건 목표는 올해 말까지 1만5000대, 월 1200~1300대 수준이다. 그러나 2월 1311대의 최고점을 찍은 후, 3월 1250대로 떨어지더니 4월에는 755대로 줄었다. 출시한지 2달 만에 43%나 감소한 것으로,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 '반성하세요!'…캡티바 페이스리프트

한국GM은 '사골'이란 비판을 달게 받아야겠다. 2006년 출시 이후 2011년과 2013년, 그리고 올해까지. 10년 동안 무려 3번이나 페이스리프트된 모델을 소비자들이 살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나 희망적이다. 경쟁 모델인 투싼과 싼타페, 스포티지와 쏘렌토가 하루가 멀다하게 풀체인지와 페이스리프트, 연식 변경을 통한 상품성 개선 등의 노력을 쏟아붓는 것을 보면 캡티바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캡티바 판매량은 페이스리프트 이후에 더욱 줄었다. 페이스리프트가 효과를 거두기는커녕, 소비자들에게 더욱 외면받는 계기가 된 듯한 느낌까지 든다. 월 판매량은 월 420대 수준으로, 월 800대를 넘겼던 예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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