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현대차, 러시아 판매 19% 급락...밑 빠진 독에 물 붓기?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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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1 17:15
'늪'에 빠진 현대차, 러시아 판매 19% 급락...밑 빠진 독에 물 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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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추락하는 러시아 시장에 발목을 단단히 잡힌 모양새다. 상당수 업체들이 앞서 공장 폐쇄 및 브랜드 철수를 단행한 반면, 투자 확대를 결정했던 현대차그룹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유럽기업인연합회(AEB)가 8일(현지시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러시아 시장에서 총 13만4100대를 판매했다.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가 감소했다. 

브랜드별로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19.0% 급감한 6만4334대를, 기아차는 전년대비 8.5% 줄어든 6만9766대를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는 주력인 쏠라리스(4만5930대) 판매가 지난해보다 14.5%나 떨어졌다. 기아차 역시 리오(3만9454대, 전년대비 -7.6%) 판매가 3000대 이상 하락했다.

타 브랜드는 러시아를 떠나는 분위기지만 현대차는 오히려 8월 신형 SUV 크레타(Creta) 등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생산 라인.

지난 2013년 277만대에 달했던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올해 130만대 달성도 쉽지 않다. 당초 러시아 시장은 올 상반기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으나, 여전히 시장 분위기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러시아 정부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실질적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와 원자재 가격 하락, 루블화 가치 급락 등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이달 9일 북대서양 조약 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 정상회의에서 동유럽 파병이 결정되며 러시아에 대한 견제 및 제재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장 전반에 걸쳐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될 전망이다.

앞서 PSA 푸조 시트로엥을 비롯한 다수 업체가 러시아 물량 공급을 중단했고, GM 등은 공장 폐쇄 및 철수를 결정했다. 솔러스와 CKD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쌍용차도 지난해부터 수출을 멈췄고, 르노-닛산과 폭스바겐 등은 공장 가동일을 조정하며 생산량을 꾸준히 줄였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시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잠재력이 높은 곳을 무작정 떠날 수는 없다"며 "(시장)상황에 맞게 대처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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