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승기] 렉서스 NX200t, 소형 SUV 전쟁에 뛰어든 까닭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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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20 18:40
[영상 시승기] 렉서스 NX200t, 소형 SUV 전쟁에 뛰어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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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가 인기를 끌지 못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 적당한 실내 공간, 좁은길에서의 주행 편의성, 우수한 연비, 다양한 실용성... 이같은 특성은 일본, 유럽, 중국을 비롯 세계의 상당한 시장에서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소형 SUV가 최근 가장 관심을 받고 급성장하는 차급이 되면서 속된 말로 ‘만들면 무조건 팔려 나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 중에서도 렉서스 NX가 내세우는 가치는 다른 메이커들이 배울 점이 많다. 물론 렉서스의 미국 판매에는 중심 역할을 하던 RX가 있지만 지나치게 묵직한 주행감각과 거대한 차체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조금씩 판매가 줄고 있다. 때문에 더욱 다루기 쉽고 더 다루기 쉬운 SUV가 만들어져야 한다는게 바로 NX에게 주어진 숙제였다. 

 

# 프리미엄이란? 강력한 자존감이 필수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에 갸우뚱하던 사람들도 이 차를 보면 대부분 생각이 바뀐다. 그릴과 차체가 하나의 연관성을 갖고 있어서 전체적인 조형미가 매우 아름답기 때문이다. 어쨌건 여러 의견이 나올만한 독창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이 점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필수 요소인 강력한 자존감을 높여주는 지점이다. 만약 더 비싼 돈을 내고도 다른 차와 차별되지 않는다면 프리미엄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 면에서 렉서스 NX 디자인은 다른 브랜드들의 귀감이 된다. 

뿐만 아니라 4630 × 1845 × 1645mm라는 비교적 작은 차체 크기에도 불구하고 어느곳에서 보든 날카로운 선으로 인해 결코 작아보이지 않고, 존재감과 강인한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 일본이기에 가능한 자동차 만들기

과격한 외관과 달리 구석구석의 면모는 무척 세심하다. 도를 넘는 깔끔함이 이 차의 가장 큰 매력이다. 불이 들어오는 사이드 스텝이나 옷이 스치는 것을 방지하는 도어 구조를 갖췄다. 

 

가죽이나 알루미늄 등 소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그 제조방법 및 가공도 훌륭하다. 예를 들어 시트 가죽 뒷면에는 열처리를 통해 스폰지를 밀착하고 있는데, 봉합하는 부위에는 봉합 지점이 두터워지지 않도록 뒷면을 얇게 깎는 노력까지 기울여졌다. 설명하지 않으면 눈치채기 어려운 여러 기법과 노력을 통해 실내 상당 부분의 감촉이 좋고 따뜻한 감성을 만들어낸다.

여러 면에서 볼 때 정성이 넘치고 높은 완결성으로 인해 심지어 차의 내구성마저 뛰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실제로도 내구성 면에서 렉서스를 넘볼 차는 찾기 힘들다. 

다만 로보트나 전투기라면 몰라도 자동차의 실내라기엔 조작 장비들이 운전자에게 너무 가까운 느낌도 있다. 조작이 편리하고 아늑한 느낌은 들지만 반면 실제보다 좁게 느껴진다는 이도 많겠다. 렉서스 입장에선 이 비좁음으로 인해 보다 큰 RX를 선택하기를 바라는지 모르겠는데, RX는 이 차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어서 또 아쉽다.  

 

# 주행성능, SUV가 아니다

외관이나 시트포지션에서는 분명한 SUV의 느낌이지만 달려보면 결코 SUV의 느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배기음도 꽤 있는데다 스포츠 세팅으로 만들어져 스포티한 감각으로 달리는 차다. 또한 승차감까지 매우 우수한 점에 놀라게 된다. 

인제 서킷에 들어가 달려봤지만 시속 200km의 고속에서 달려도 안정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급코너에서 차를 어지간히 꺾어봐도 롤링이 일어나지 않는다. 외관과 전혀 다른 느낌의 주행 감각이어서 더욱 독특한 기분이 든다.   

 

차체 강성도 무척이나 단단해 놀랄 정도다. 레이저 스크류 웰딩을 대거 적용하고 구조용 접착제를 이용하면서 차체 강성을 극대화 하고 있다. 여기에 퍼포먼스 가변 댐퍼가 이용되면서 거친 노면을 지난 후 잔 진동도 극단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다만 급제동에서 브레이크 상태가 그리 충분치 않았다. 소리가 심하게 나는걸 보면 브레이크가 꽤 혹사당한 것 같은데, 그러다보니 원래 부족한 것인지 시승차만의 문제인지 알기 어려웠다. 

이전에 시승했던 NX 300h도 전기모터를 이용한 차체 거동 제어를 비롯, 획기적인 방식을 더해 놀라운 주행 성능을 보여줬지만 마지막 가속력이 조금 아쉬웠다. NX 200t의 경우 그 지점에서 조금 더 강력한 힘으로 끌어 당겨줘 꽤 기분 좋은 가속력을 보여준다. 코너링에서도 조금 더 가벼운 차체로 인해 기분마저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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