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차] 포르쉐 911, "영원한 스포츠카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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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16 12:40
[이달의 차] 포르쉐 911, "영원한 스포츠카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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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그래프는 2016년 2월 국내 출시된 신차를 평가했다. 같은 매체의 소속 기자지만 차를 보는 관점은 분명 다르다. 각자 나름의 시선으로 차를 평가했다. 

2월에는 여러 브랜드의 풀체인지 모델이 연이어 출시됐다. 소형차부터 수억원에 달하는 슈퍼카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현대차는 주목할 신차를 출시하지 않았다. 기아차는 모하비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였고, 쉐보레는 크루즈 디젤, 2016년형 스파크를 내놓았다. 쌍용차는 2016년형 코란도 투리스모 플러스와 고급스러움이 강조된 체어맨W 카이저를 출시했다.

BMW는 신형 X1, 아우디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A3 스포트백 e-Tron를 출시했다. 포르쉐는 터보 엔진이 장착된 911을, 재규어는 신형 XF를 선보였다. 렉서스는 신형 RX, 캐딜락은 고성능 모델인 ATS-V, 푸조는 308 GT를 출시했다. 이밖에 폭스바겐 폴로 프리미엄, 미니 클럽맨 디젤, 닛산 2016년형 패스파인더, 람보르기니 우라칸 LP580-2 등이 출시됐다. 

이중 모터그래프 기자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차는 포르쉐 911이며, 가장 나쁜 평가를 받은 차는 BMW X1이었다. 

김한용, 전승용, 김민범 기자는 911을 최고의 차로 선정했고, 김상영 기자는 XF를 최고로 뽑았다. 가장 아쉬운 차로 김한용, 전승용, 김상영 기자는 X1을, 김민범 기자는 XF를 뽑았다. 

# BMW X1

김한용 : 바뀌지 않은건 이름 뿐이라던가. 이름은 같은데 어떤 면에서 봐도 이전의 그 차는 아니다. 후륜구동 대신 전륜구동을 넣은 점이 가장 배신이다. 하지만 곤궁해 보이던 X1을 더 넓고 한결 화려하게 재탄생 시킨 BMW. 차를 어떻게 만들어 팔아야 하는지를 역시 잘 아는 듯 하다. SUV 스타일에 날렵한 디테일까지 모두 갖췄지만 역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차급은 못된다. 

전승용 : 전륜구동은 BMW가 아니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BMW는 가장 재밌는 전륜구동 SUV를 만들었다고 자신한다. 어디까지나 마케팅 수사에 불과하지만, 커진 차체로 인한 넉넉한 공간과 효율 좋은 디젤차 특유의 연비, 날렵한 차체 움직임과 오프로드 주행 능력 등을 모두 고려한다면 BMW의 말은 어느 정도는 맞을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그렇게 잘 팔리는 독일차도 X1급 엔트리 모델은 인기가 없다는 것이다. 

 

김민범 : 이전 모델은 왜건을 닮아 왜소한 디자인이었는데 신형은 SUV답게 야무지고 튼튼해 보인다. 패밀리룩도 적절히 적용됐고 보다 안정감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여기에 소형 SUV에는 흔하지 않은 사륜구동 시스템까지 탑재돼 경쟁력까지 높였다. 다만 5000만원이 넘는 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실내 소재가 아쉽다. 구매한다면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가격이 200만원 가량 높은 M 스포츠 패키지를 구입할 듯.

김상영 : 더 실용적이고, 더 SUV답게 변했지만 BMW가 추구하는 여러 정체성을 잃었다. 대중적인 측면에서 상품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특색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내세울 것은 세부적인 품질인데, 아무래도 엔트리 모델이다 보니 흔히 BMW에게 기대하는 것을 얻기 힘들다. 그럼에도 BMW라서 가격은 비싸다. 대중 브랜드의 품질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 포르쉐 911

김한용 : 포르쉐는 풀체인지가 페이스리프트 같고, 페이스리프트가 풀체인지 같은 희한한 브랜드다. 엔진부터 시작해 외관 디자인까지 모든게 바뀌었다. 

많은 포르쉐 팬들은 터보화 된 새 엔진에 걱정이 태산. 터보랙이 주춤대거나 사운드가 부족할까 우려가 크다고 했다. 하지만 시속 250km 이상 가속페달을 짓밟고, 꺾고, 맛보고 즐겨 본 결과, 그건 그저 기우였다. 폭발하듯 치솟는 회전계, 폭포수 같은 사운드는 물론 충분히 강력해진 엔진 출력은 다운 사이징의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는다. 이걸 만든 이들은 괜히 외계인이라 불리는게 아니었다. 

 

전승용 : 포르쉐가 다소 얌전해졌다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겠다. 카이엔과 파나메라, 마칸 등을 내놓더니 급기야는 911까지 대중적인 요소를 추가했다. 일상 생활에서도 편하게 탈 수 있도록 차고 조절 시스템을 비롯해 한글 지원 터치 내비게이션과 다중 충돌 브레이크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걱정할건 없다. 911은 새로운 터보 엔진과 댐핑 컨트롤, 리어 액슬 스티어링, 서스펜션 매니지먼트 시스템 등을 통해 더욱 강력해졌다.

김민범 :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차고 조절 시스템이다. 언덕과 방지턱이 많은 지역으로 이사를 간 후, 가끔 회사차인 박스터를 타고 출퇴근 할 때 차 바닥이 긁힐까봐 보통 신경쓰이는게 아니었다.  비록 박스터에는 없지만 신형에 이렇게 유용한 기능이 추가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앞으로 다른 모델들에도 이런 기술이 추가되기 바란다. 성능이나 외관은 굳이 이야기 하지 않겠지만, '그라파이트 블루 메탈릭' 컬러가 참 마음에 든다.

김상영 : 911을 평가하는 것은 옳은가. 911보다 헤리티지를 잘 이어가고 있는 스포츠카도 없다. 911의 어떤 부분이 변경됐다고, 그래서 그것을 단점으로 지적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911은 911이다. 포르쉐의 여러 마케팅과 홍보에 넘어가도 괜찮은 차가 911이다.

# 렉서스 RX

김한용 : 얄밉도록 똑똑한 렉서스다.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 가장 중요한 것들을 먼저 파악해서 답을 써놓고 기다린다. 누구보다 정숙하고 깔끔하고 연비마저 좋다. 요즘은 잘달리는 점이나 멋들어진 실내외 디자인도 자랑한다. 몇년이고 센터를 들어갈 필요 없는 내구성과 품질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장점. 원하는 점을 충족하는 차를 찾아가다 보면 결국 렉서스에 도달하게 된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살때 제품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어려움이 계속된다. 

전승용 : 렉서스가 신형 RX, 특히 RX450h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렉서스가 잘아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RX에 탑재돼 가솔린 모델보다 조용하면서 디젤만큼 우수한 힘과 연비를 낸다. 모터를 이용한 사륜구동 시스템인 E-4도 인상적이다. 보다 젊은층을 겨냥해 파격적인 디자인이 적용됐지만, 렉서스 특유의 고급스럽고 안락한 실내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SUV=디젤' 공식을 깨진 못하겠지만, 작은 틈을 비집고만 들어가도 성공이다. 

 

김민범 : 렉서스가 왜 디젤 모델을 안만드는지 알 것 같다. 복잡한 도심 구간 위주로 시승차를 꽤 험하게 몰았는데 연료가 별로 줄지 않았다. 연비는 좋지만 굳이 시끄러운 디젤차가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다. 배기량이 높아서 그런지 힘도 출중하다. 실내도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더해졌으며 시원시원한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마음에 든다. 다만, 외관은 여전히 적응이 쉽지 않다. 차에 비해 타이어가 너무 크고 앞부분이 돌출된 느낌이 묘하다. 렉서스  세단의 스포티한 디자인은 이제 익숙하지만, SUV는 아직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김상영 : 렉서스는 가장 진보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연료효율과 성능, 이젠 사륜구동 시스템까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해결하고 있다. 여기에 렉서스 특유의 정숙성과 고급스러움, 치밀함까지 돋보인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국내 프로그램에 최적화되지 않았고, 이를 조작하는 컨트롤러도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핵심은 외관 디자인이다. 호불호가 너무 강하다. 갈팡질팡하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 재규어 XF

김한용 : 얼마전만 해도 재규어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서 온 것 같은 브랜드였다. 하지만 요즘 재규어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온 것 같은 브랜드다. 알루미늄으로 초경량 차체를 만들고, 다이내믹한 성능을 구현하고, 그러면서도 세련된 이미지와 헤리티지를 잃지 않았다.  재규어도 한때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렇게 되살아나니 무척이나 다행스럽고 기쁘게 여겨진다.

전승용 : 재규어가 꾸준히 좋은 신차를 출시하면서 독일 3사가 지배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이안 칼럼의 패밀리룩이 정착된 탓에 8년 만에 풀체인지된 신차임에도 테일램프를 제외한 변화는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알루미늄 프레임을 통해 차체 무게를 200kg이나 줄이면서도 강성을 30%가량 향상시켰으며, 머리 공간을 늘리고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내실을 탄탄하게 다졌다.

 

김민범 : 파워트레인과 섀시, 실내 인터페이스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진보됐으면서 BMW 5시리즈를 경쟁 모델로 삼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풀체인지될 5시리즈를 벤치 마킹했다는 것이 아쉽다.  좀 더 목표를 높게 잡아야 하지 않았을까. 또, 곧 출시될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의 공세는 어떻게 막을지 의문이 다. 독일차들을 뿌리치고 이 차를 선택할 만한 이유를 '아직' 찾지 못했다.

김상영 : 실질적인 기술의 완성도는 둘째치고, 재료와 제원은 XF가 독일차를 앞선다. 알루미늄을 사용한 모노코크 바디와 모듈형, 서스펜션 구조 등 부족할게 없다. 더욱이 재규어는 최고의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이안칼럼의 손에서 탄생했다. 독일차에서 느낄 수 없는 섹시함이 있다. 독일차보다 많이 팔리진 않겠지만, 결코 독일차보다 저평가 받아선 안될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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