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지난 1월 열린 '2016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꽤 멋진 자동차를 공개했다. 텔루라이드(Telluride)라는 이름의 대형 SUV 콘셉트카로, 현재 판매되고 있는 기아 모하비 보다 큰 차체에 세련된 스타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텔루라이드는 기아차가 처음 시도한 SU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대시보드 등 일부 소재를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들었으며, 뒷좌석에서도 손동작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스와이프 커맨드 시스템, 탑승객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의 첨단 사양이 적용됐다. 

 

이 중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시도한 것으로, 다른 차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뒷좌석에 있는 스마트 센서가 탑승자의 심박수 등을 체크해 상황에 맞게 릴렉스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실행한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등 고급 차에 있는 마사지 시트의 경우 승객이 작동시켜야 하는데 비해 한 단계 진보된 것이다. 물론, 콘셉트카다 보니 양산차에 적용될 때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시트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작년말 출시된 현대차 EQ900의 경우, 앞좌석과 뒷좌석을 따로 구분해 연구·개발됐다. 특히, 설계팀과 디자인팀, 테스트팀 등 인력을 각 분야별로 세분화해 승차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앞좌석은 서울대 의대와 협업해 만든 ‘운전자 스마트 자제 제어 시스템’이 적용됐다. 운전자의 체중과 키, 앉은키 등을 입력하면 최적화된 시트 포지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뒷좌석은 독일척추건강협회(AGR)의 인증을 받았는데, 현대차는 이를 ‘모던 에르곤 시트’란 거창한 이름이 붙여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 인증이 까다로운 것은 아니지만, '시트에 관심이 높고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시트 개발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몇몇 업체는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나 유명 대학 등과 협력해 건강 시트를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똑똑한 스마트 시트가 대중화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2년 렉서스는 신형 LS를 출시하며 센서가 뒷좌석 공기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신기술을 탑재했다고 자랑했다. 승객의 얼굴부위나 몸의 온도차이까지 감지하고 이에 맞도록 에어컨 토출구에서 나오는 공기의 온도를 조절한다는 설명이었다. 

이제 앞으로는 공기 조절 뿐 아니라 스마트와치 등을 이용해 심박수를 체크하고, 각종 센서를 이용해 시트 포지션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적당한 수준의 마사지 기능을 작동하는 등 건강까지 챙기는 똑똑한 시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자동차 시트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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