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니로, 꼼꼼히 살펴보니…이 정도면 인기 SUV 된다
  • 스위스 제네바=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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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07 21:19
기아차 니로, 꼼꼼히 살펴보니…이 정도면 인기 SUV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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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자동차일 줄만 알았는데, 이 정도면 꽤 인상적인 판매량을 기록할 걸로 보였다. 기아 니로는 국산 SUV 중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로, 앞서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을 듯했다.

 

1일(현지시각), 스위스에서 열린 2016 제네바모터쇼'에서 친환경 전용 모델인 니로를 만났다. 아이오닉과 같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SUV로 디자인함으로써 공간 문제를 해결 했을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얻는 이익도 더 많은 듯했다. 

니로의 모습은 꽤 낯설었지만,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나았다. 우선 차체 비율이 여느 SUV와 달리 독특했다. 언뜻 보기엔 스포티지보다 작지만 실내공간은 그리 작지 않았다. 실제로 니로의 크기 (길이x너비x높이 4355x1800x1535mm)는 스포티지(4480x1855x1635)보다 꽤 작지만, 휠베이스는 2700mm로 오히려 30mm나 더 길다.

 

전면부와 후면부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줄이면서 휠베이스를 최대한 넓히는 디자인이 적용된 덕이다. 지금은 하이브리드 모델만 공개됐지만, 니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까지 고려해 만들어졌다. 넉넉한 공간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였고, 스포티지를 능가하는 휠베이스를 통해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대차 아이오닉과 플랫폼을 공유한게 니로 입장에선 큰 복이다. 

 

덕분에 앞좌석과 뒷좌석 공간이 모두 편안하다. 배터리와 모터가 추가된 것이 실내 공간에 그리 영향을 주지 않는 듯했다. 특히, 아이오닉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족했던 뒷좌석 머리 공간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아이오닉보다 니로에서 더 빛을 발한다. 국산 SUV들은 연비와 토크가 높아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디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니로는 가솔린 엔진에 모터가 더해져 이같은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더구나 디젤차 특유의 소음과 진동을 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디젤이 싫어서 SUV로 넘어가지 못하던 소비자들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니로의 파워트레인은 아이오닉과 동일하다.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0kg.m의 신형 1.6리터 카파 GDI 엔진이 달렸는데, 여기에 43.5마력, 17.3kg·m의 전기모터가 추가됐다. 덕분에 시스템 최고출력은 146마력, 최대토크는 27.0kg.m까지 올라간다. 

특히, 하이브리드용으로 개발된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엔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1.56kWh급 리튬-이온 배터리가 모터를 돌리면서 연비를 크게 향상시킨다. 니로의 국내 연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이오닉보다 조금 낮은 약 18~19km/l 수준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 SUV들은 이미 넘었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SUV 중 가장 좋은 연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에 따르면 니로에는 관성주행안내와 ECO-DAS(배터리 충방전 예측·관리 시스템)이 적용돼 꾸준히 연비 향상을 돕는다. 관성주행안내는 내비게이션으로 감속 상황을 예측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시점을 미리 알려주는 기술이며, ECO-DAS는 오르막 또는 내리막에서 배터리 잔량에 따라 미리 충방전을 해 배터리 사용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니로의 외관은 기아차가 최근 선보인 여러 디자인이 섞여 있다. 기아 스포티지와 같이 헤드램프가 라디에이터 그릴보다 높은 곳에 위치했으며, 독특한 디자인의 그릴은 가로로 길게 늘여 차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하단에는 차체 보호를 위한 플라스틱 커버를 덧댔고, 천장에는 루프 레일이 장착됐다. 리어 스포일러는 블랙 색상으로 꾸몄고, 후면 범퍼에는 스키드 플레이트를 장착했다. 또, 범퍼에 에어밴트를 적용하는 등 공기역학적인 설계에도 신경썼다. 

 

실내는 차급에 맞게 간결한데다 하이브리드의 특징이 거의 없다. 전체적인 레이아웃과 각종 소재 및 버튼의 배치 등은 SUV보다는 세단에 더 적합해 보이는 스타일이다. 다만 계기반에는 하이브리드를 느낄만한 독특한 디자인이 적용됐고 버튼식 시동 장치를 비롯해 UVO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7인치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연동 시스템 등이 탑재됐다.

차체의 53%를 고장력 강판(AHSS)으로 만들었으며, 후륜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승차감을 높였다. 또, 윈드실드 글라스에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장착해 실내 유입 소음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AEB)를 비롯해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7 에어백 시스템 등의 안전 사양도 탑재되는 등 상품성을 높였다.

 

문제는 가격이다. 아무래도 차체가 큰 SUV다 보니 형제차인 현대 아이오닉보다 조금은 비싸진다. 그러나 앞서 출시한 아이오닉의 판매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어서 기아차 관계자들도 니로의 가격 책정에 고심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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