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클래스·7시리즈·A8, 최고의 럭셔리 세단은 누구?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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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02 17:06
S클래스·7시리즈·A8, 최고의 럭셔리 세단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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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S클래스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독일 브랜드의 본격적인 자존심 대결이 시작될 전망이다. 최고급 대형 세단은 디자인부터 성능, 첨단기술 등 각 브랜드의 모든 것이 집약된 플래그십 모델이다. 브랜드의 상징이다보니 어느 세그먼트보다 신경전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자동차 제조에 있어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강조한다. S클래스 역시 경쟁모델 중에서 가장 오래됐으며 그만큼 쌓아온 신뢰와 명성은 무시할 수 없다. 7시리즈는 BMW가 강조하는 역동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S클래스가 독주하던 대형차 시장에서 5.0리터 V12 엔진을 장착해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아우디는 가장 후발 주자다. A8의 시초를 V8로 보더라도 1988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했으니 가장 늦다. 하지만 아우디는 최신, 첨단, 진보 등이란 수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세단을 만든다.

▲ S클래스, 7시리즈, A8(위에서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S클래스는 가장 최신차다. 지난 6월에 공개됐고 다섯달만에 국내에 출시된 신차다. 또 8년만에 풀체인지된 6세대 모델로 이전 모델과 공유하는 것이 거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BMW와 아우디의 거센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라진 마이바흐의 역할까지 수행해야돼 무거운 짐을 가득 짊어지고 태어났다.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BMW 7시리즈는 5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지난해 9월 출시됐다. 글로벌 출시까지 감안한다면 출시된지 약 2년 정도 됐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7시리즈는 미국, 중국, 독일에 이어 4번째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BMW와 7시리즈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

▲ 실내 디자인 비교(위에서부터 S클래스, 7시리즈, A8)

A8은 단순비교에서 가장 손해 보는 부분이 많다. 2010년 국내에 출시됐으니 가장 오래됐다. 비교 모델은 지난해 9월 라인업에 추가된 A8L 4.0 TFSI 콰트로지만 크게 변경된 부분은 없다. 또 이미 해외에선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돼 국내서도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 길이는 A8가 가장 길지만 휠베이스는 7시리즈가 최고

길이가 5m가 넘는 만큼 각 차의 차이는 더욱 미미하게 느껴진다. 제원상 길이는 아우디 A8L이 5267mm로 가장 길지만 소형차에서 몇 mm 더 긴 것과는 체감이 다르다. 또 브랜드마다 무게배분, 밸런스를 위한 최적의 해답이 다르니 무작정 길다고 꼭 좋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실내 공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휠베이스는 아무리 대형차라고 해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750Li는 길이가 가장 짧지만 휠베이스는 3210mm로 가장 길다. 이에 비해 A8L은 차체 길이는 길지만 휠베이스는 3122mm로 가장 짧다. S500 LONG은 두 차의 중간.

750Li는 무게도 가장 가볍다. S500 LONG은 750Li에 비해 100kg 가량 무거운데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측은 “차체와 엔진이 더 크고, 각종 첨단 장비가 장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S클래스, 7시리즈, A8 제원 비교표.

◆ 힘은 S클래스, 빠르기는 A8

S500 LONG에는 4.7리터 V8 엔진이 장착됐다. 경쟁 모델에 비해 배기량이 다소 높다. 그만큼 힘도 세다. 최고출력은 455마력, 최대토크는 71.4kg.m에 달한다. 750Li와 최고출력은 비슷하지만 최대토크는 눈에 띄게 높다. 연비가 가장 우수한 점도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다. S500 LONG의 연비는 리터당 8.5km다.

A8L은 가장 힘이 떨어지지만 정지 상태에서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가장 빠르다. 4.7초에 불과한데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사륜구동 시스템과 낮은 엔진회전수에서도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TFSI 엔진 덕택”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성능도 비슷하다. 인력으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단, 취향의 차이는 있겠다. 각 브랜드가 강조하는 것처럼 메르세데스-벤츠는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 BMW는 특유의 날렵함, 아우디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한 안정감 등 약간의 주행성격은 차이가 날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BMW 7시리즈에는 고성능 라인업이 없다. 메르세데스-벤츠나 아우디는 고성능에 특화된 S63 AMG나 S8로 더욱 다양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 회장님을 위한 공간, 뒷좌석 편의사양은 어떻게 다른가

결국 이 대형 세단은 뒷좌석이 핵심이다. ‘쇼퍼 드리븐’의 성격이 무척이나 강하기 때문에 뒷좌석의 편의성이 승패를 가를 수 있다. 이 부분에선 최근에 출시된 신형 S클래스가 단연 돋보인다. 또 다양한 패키지도 지원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실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실내

S500 LONG의 경우 뒷좌석 전동시트 및 열선 패키지, 쇼퍼 패키지, 이그제큐티브 패키지, 뒷좌석 컴포트 시트 등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등받이는 최대 43.5까지 기울어지고 다리 받침대와 머리 쿠션이 제공된다. 또 뒷좌석 다리 공간을 위해 보조석을 70mm 앞으로 옮겼다. 시트 내부에 장착된 14개의 에어 챔버는 마사지 기능을 제공하며 시트를 체형에 딱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선택사양으로 8.5리터 냉장고도 제공된다.

▲ 아우디 A8 실내

A8L은 전동으로 조수석을 앞으로 밀고 발 받침대와 시트의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 시트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마사지 기능이 내장됐다. 센터 콘솔부에는 테이블을 비롯해 230V와 12V 전원 소켓이 제공된다.

BMW의 경우 대부분 옵션으로 편의사양이 장착된다. 컴포트시트는 12개의 에어 챔버가 등근육을 마사지하며 추가적인 6개의 챔버가 어깨와 요추까지 회전한다. 리어 시트 엔터테인먼트 프로페셔널을 선택하면 독립형 9.2인치 모니터를 통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 BMW 7시리즈 실내

S500 LONG에 기본으로 적용되는 편의사양이 더 다양하긴 하지만 그만큼 판매가격도 가장 높다. 구형 모델에 비해 1천만원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A8L은 S500 LONG에 비해 3570만원이나 저렴하다. 수입 소형차를 한대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이다.

◆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를 잡아라?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베타테스터‘가 되기 보다는 이미 검증된 것을 사려는 경향이 크다. 길게 줄 선 곳에 연달아 서기 마련이다. 대형 고급세단도 예외는 아니다.

S클래스가 대형세단의 대명사와 같이 여겨졌지만 신형 모델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7시리즈와 A8의 판매가 꽤나 활발히 진행됐다. 특히 7시리즈는 2011년부터 연간 판매대수에서 S클래스를 앞섰다. 7시리즈의 급성장은 독일 디젤 세단의 인기도 한몫했다. 7시리즈의 판매대수 절반 이상은 디젤 라인업이 차지하고 있다.

▲ S클래스, 7시리즈, A8(위에서부터)

아우디코리아는 A8 페이스리프트를 준비하고 있지만 독일 본사와 의견 조율이 원활하지 않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아우디 독일 본사에서 현재 국내서 판매 중인 A8의 물량을 모두 소진하기 원한다”면서 “그전까지는 신형 A8이 국내에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내에 A8 페이스리프트를 국내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흐름은 신형 S클래스로 넘어왔다. 신형 S클래스는 사전계약 대수만 올해 도입 예정 물량인 1천대를 넘어섰다. 당장 계약을 맺어도 언제 차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앞으로 S클래스의 독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되며 이에 대처하는 BMW와 아우디의 자존심 싸움도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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