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 신형 제네시스, '60kg'의 거짓말
  • 김한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3.12.02 18:02
[기자수첩] 현대 신형 제네시스, '60kg'의 거짓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형 제네시스의 출시를 놓고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비교적 잘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가운데, 연비와 가속감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

트림에 따라 무게가 250kg이나 늘어난게 주요 원인이다. 이 정도 무게면 보이지 않는 성인 네명이 차에 앉아 있는 정도다. 상급 모델 에쿠스보다 무겁고 연비도 8.5km/l~9.0km/l로 기존 모델(9.3km/l)은 물론 일부는 에쿠스 3.8(8.9km/l)보다 못하다. 

그동안 현대차는 "차체에 현대제철이 만든 60kg급 초고장력강판을 51%나 적용해 기존 13.8%에 비해 4배나 높아졌으므로 가볍고 강해졌다"고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밝혀왔는데 정작 출시 된 차의 무게는 오히려 더 늘어나 혼란을 일으킨다. 

 
▲ 기존 제네시스의 고장력 강판 구성도. 녹색으로 나타난 부분(56.7%)이 고장력강판(HSS), 오렌지색으로 나타난 부분(18.3%)이 초고장력 강판(UHSS)이다. 초고장력 강판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대체 왜 이렇게 혼란스럽게 됐을까. 현대차가 보탠 '거짓말'이 문제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인장강도 60㎏f/㎟를 초고장력강의 기준으로 삼았다. 이 기준으로 보면 초고장력강 적용 비율이 51%나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를 놓고 보면 초고장력강(UHSS)이란 인장강도가 80㎏f/㎟ 이상인 경우를 가리킨다. 현대차가 표현한 '60kg급' 철강은 고장력강(HSS) 중에선 우수한 편에 속하지만 일반적으로 '초고장력강'이라 표현하지는 않는다는게 관련 업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초고장력 강판'이라고 표현하는 철은 대부분 인장강도 780MPa 이상, 즉 80㎏f/㎟  이상인 철을 말하는 것이고, 현대차는 핫스탬핑공법으로 만든 1000MPa 이상의 고장력강판을 센터필러 등 부위에만 사용한다"면서 "마케팅은 마케팅 부서에서 하는거니까 임의로 60㎏f/㎟의 철도 '초고장력'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또 "초고장력강이 안전성면에서 좋은 재료임은 틀림 없지만 용접이나 판금이 불가능하고 무조건 어셈블리 교환을 해야 하는 재료여서 보수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따라서 차량의 51%를 80kg급 초고장력으로 하는 차량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사고 수리가 극히 어려워진다.

 ▲ 일반적인 철강 구분 방법

지난 주 하얏트호텔에서 있었던 현대차 제네시스 출시행사장에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제철이 개발한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형 제네시스엔 꼬리표처럼 '현대제철 초고장력 강판'이 등장했다. 하지만  80kg급 이상 '진짜' 초고장력 강판이 얼마나 사용됐는지는 공개 되지 않는다.

이번 제네시스는 경험이 부족한 현대제철의 고강도 강판이 사용됐다. 현대제철이 차량용 초고장력 강판을 처음 개발한게 불과 작년이다.  수율과 기술력에 맞춰 차량 설계 당시부터 '초고장력강'의 비율을 줄이고 대신 두꺼운 '고장력강'의 사용을 늘린 것이라는 의심을 받는 이유다. 또 그것이 신형 제네시스의 무게가 부쩍 늘어난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