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랜드로버, "개소세 인하분 못 돌려줘" 이유는?
  • 김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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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2.26 21:28
BMW·벤츠·랜드로버, "개소세 인하분 못 돌려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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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체들이 지난해 개별소비세 환원 시점을 앞두고 물량을 대거 수입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됐다. 수입사들은 지난 1월 개별소비세가 환원 된 이후에도 미리 수입해 둔 재고물량을 이용, 환원 전 가격으로 판매를 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다시 개별소비세를 인하하고 1월 판매분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해 이미 구입한 소비자들에게도 환급하라고 권장하면서 이같은 갈등이 빚어졌다. 

▲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개소세 인하분을 환급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급 거부 의지를 보인 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재규어, 랜드로버, 인피니티, 볼보 등 7개 업체다. 아직 명확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업체가 있어 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달 초 정부는 경기부양 차원에서 작년 말 시행했던 개소세 인하 정책을 올해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개소세를 기존 5%에서 3.5%로 인하해 소비자들이 차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작년 말을 끝으로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지난달에는 혜택이 중단 된 상태로 대부분 차량이 판매 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에게도 개소세 인하분을 환급해 줄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 BMW 5시리즈

하지만, 일부 수입 업체들은 정부가 개소세 인하를 중단한 지난달에도 자체적으로 개소세 인하분에 상응하는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추가 할인은 어렵다며 개소세 인하분 환급을 거부하고 나섰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인하분을 반영해 이미 차 가격을 할인 해 줬기 때문에 환급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지난달 판매된 차들은 대부분 작년 12월 통관 되면서 인하된 개소세가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실제로 개소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는 시점인 작년 12월 기간 수입차의 국내 통관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총 11억7031만달러로 전달(8억883만달러)과 비교해 44.6%나 증가했다. 하지만 신차등록대수 증가율은 6.0%에 불과해 수입업체들이 개소세를 적게 납부할 목적으로 신차 물량을 미리 통관 시킨 것으로 보인다. 

▲ 폭스바겐 티구안

개별소비세법에 따르면 수입차의 세금은 통관 시점에 책정되기 때문에 개소세 인하 정책이 시행되는 시기에 차를 충분히 들여와 인하 혜택이 중단된 이후에 팔아도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리 수입한 재고차량을 판매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는 점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별소비세 할인 연장과 관련해 영업사원과 소비자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는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도 한다. 할인에 따른 일시적 수요 증가는 미래의 수요를 당겨 쓴 미봉책에 불과하고, 정책을 자꾸만 변경하는 탓에 오히려 소비자들과 제조사들의 혼란만 키우게 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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