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2016년 1월, 예견된 폭락…개소세 인하의 '부활'
  • 전승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6.02.05 14:07
[시장 동향] 2016년 1월, 예견된 폭락…개소세 인하의 '부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분히 예견됐던 폭락이다. 작년말 실적을 위한 무리하게 올해 판매량을 끌어쓴 탓에 이번달 실적은 전월 대비 38.6%나 떨어졌다. 그러나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전년 대비 하락폭을 6.8%로 줄이며 나름 선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작년 하반기에 진행했던 개별소비세 인하를 다시 실행하기로 했다. 인하 종료 후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체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덕분에 판매량은 다시 오르겠지만, 이번달은 가뜩이나 짧은 데다가 구정 연휴까지 끼어 있어 당장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2만2542대로 전년(13만1550대) 대비 6.8%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1.3%(현대차 -1.1%, 기아차 4.6%) 증가했지만, 나머지 업체는 모두 감소했다. 한국GM은 21.7% 하락했으며, 승승장구하던 쌍용차도 3.6% 줄었다. 특히, 르노삼성 판매량은 2000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무려 63.3%나 하락했다. 수입차 판매량 역시 18.5% 내려갔다.

덕분에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72.0%로 전년(66.2%)보다 5.8%p나 늘었다. 현대차는 40.%로 2.3%p, 기아차는 31.4%로 3.5%p증가했다. 반면 한국GM은 9.0%에서 7.6%로 1.4%p, 르노삼성은 4.4%에서 1.7%로 2.7%p 떨어졌다. 쌍용차만이 5.2%에서 5.4%로 0.2%p 늘었을 뿐, 수입차도 15.2%에서 13.2%로 2%p 하락했다. 

# 국산차 판매량

 

현대차는 1.1% 줄어든 4만9852대를 판매했다. 세단은 2만4852대로 전년보다 조금 늘었고, SUV는 10518대로 조금 줄었다. 차종별로는 아반떼가 6996대, 쏘나타 6207대, 그랜저 5041대가 팔렸으며, SUV는 싼타페 5074대, 투싼 4479대, 맥스크루즈 965대 등이다. 

기아차는 3만8505대로 전년 대비 4.6% 늘었다. 세단은 1만5000대로 4.7% 줄었지만, RV가 1만8441대로 15.8% 늘어난 덕분이다. 차종별로는 쏘렌토가 7567대 판매돼 승용 모델 중에서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으며, 카니발과 스포티지도 각각 5820대, 4754대로 선전하며 전체적인 실적을 이끌었다. 세단은 모닝이 5209대로 9.9% 줄어드는 등 K5를 제외하고는 모두 판매량이 감소했다.

▲ 쉐보레 임팔라

한국GM은 1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전년 대비 21.7%나 하락한 9279대를 파는데 그쳤다. 임팔라가 추가되면서 준대형 세단 판매량이 그나마 늘었을뿐, 나머지 모델들은 세단과 SUV를 가리지 않고 모두 폭락했다. 특히, 크루즈(680대, 34.2%↓)와 말리부(523대, 61.1%↓), 올란도(788대, 36.4%↓)와 트랙스(548대, 23.1%↓) 등의 실적은 처참할 지경이다. 

쌍용차도 3222대 팔린 티볼리 덕분에 하락 폭을 줄일 수 있었지만, 6571대로 전년 대비 3.6% 줄었다. 특히, 티볼리가 전체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는데, 픽업 모델인 코란도스포츠(1849대)를 제외하고는 코란도C(723대)와 렉스턴(292대), 코란도투리스모(403대)의 판매량은 모두 저조했다. 

르노삼성은 겨우 2101대를 파는데 그쳤다. 무려 63.4%나 줄어든 수치다. 아직 수입차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독일 4사보다도 낮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모델별로는 QM3 613대, SM5 529대, SM3 454대, SM7 361대, QM5 91대 등이다. 내달 출시 예정인 SM6는 50대가 팔렸는데, 이는 마케팅 및 미디어 시승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대부분의 차급이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경차 판매량도 14.1% 줄었다. 모닝은 스파크(4285대)를 앞섰지만, 판매량은 5209대로 그리 많지 않았다. 레이는 1710대가 팔렸다. 소형차 시장은 엑센트(1016대)와 프라이드(286대), 아베오(74대)를 모두 더해도 겨우 1376대였다. 그나마 준중형 시장은 전년 대비 30.3%나 늘었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반떼가 60.6% 늘어난 6996대 팔린 덕분이다. 또, K3는 페이스리프트 효과가 없는 듯 16.7% 감소한 2294대가 판매됐다. 크루즈와 SM3도 각각 680대, 454대로 크게 줄었다. 

중형차 시장도 15.7% 줄었다. 쏘나타는 6207대로 10.1% 줄었지만, K5는 3858대로 40.1% 늘었다. SM5와 말리부는 각각 529대, 523대 팔렸다. 말리부는 신차 출시 후 예년 판매량을 휩게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SM5는 SM6 때문에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준대형급에서는 그랜저가 5041대로 22.6% 줄었는데, 임팔라+알페온이 1572대로 전년보다 4배 넘게 판매됐다. K7은 신차 출시가 본격화되는 이번달부터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다. 아슬란은 266대까지 떨어졌다. 대형차 시장은 제네시스(G80)가 2275대, EQ900이 2198대가 팔렸는데, EQ900이 제네시스 판매량을 조금씩 뺐어오는 듯하다. 

▲ 쌍용차 티볼리

초소형 SUV 시장은 티볼리가 3222대로 예년 판매량으로 복귀한 가운데, QM3와 트랙스 판매량은 각각 613대와 548대로 줄었다. 소형 SUV는 스포티지(4754대)와 투싼(4479대)이 전년 대비 60~70%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코란도C는 723대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중형 SUV는 쏘렌토가 7567대로 싼타페(5074대)를 큰 차이로 앞질렀다. 

미니밴 시장은 카니발이 5820대로 선전했다. 코란도투리스모는 22.5% 늘었지만, 판매량은 403대에 불과했다. 올란도 판매량도 36.4%나 떨어졌는데, 경쟁 모델인 카렌스 역시 191대로 39.9% 줄어들었다. 쏘울은 109대 팔렸다. 

#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지난달에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현대차 포터다. 8632대나 팔린 것도 있지만, 월 9000~1만대를 넘기던 모델들의 실적이 뚝 떨어지면서 1위에 올랐다. 승용 모델 중에서는 7567대 판매된 기아차 쏘렌토로, 현대차 아반떼(6996대)와 현대차 쏘나타(5571대) 등 전통적인 베스트셀링카보다 많이 팔렸다. 

기아차 카니발은 5820대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기아차 모닝(5209대)과 현대차 싼타페(5074대), 현대차 그랜저(5041대) 등의 판매량은 크게 줄었다. 이밖에 기아차 봉고가 4847대로 9위에 올랐으며, 기아차 스포티지는 4754대로 경쟁 모델인 현대차 투싼(4479대)를 280여대 차이로 제치고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현대차 제네시스 EQ900

10위권 밖의 주목할만한 모델은 나란히 17·18위를 차지한 현대차 제네시스(G80)와 현대차 EQ900로, EQ900이 나온 이후 G80의 판매량이 조금 줄어든 듯하다. 현대차는 EQ900의 대기자가 많은 만큼,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코란도C는 723대까지 떨어졌다. 유로6 도입 이후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쉐보레 크루즈·말리부 판매량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저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SM5와 SM6의 추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최근 공개된 SM6의 가격이 SM5와 그리 크지 않아 판매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아이오닉은 493대가 판매됐는데, 신차 효과를 감안하면 그리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아슬란은 266대까지 떨어졌다.

# 수입차 판매량

수입차 역시 연말에 뒀던 무리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달 판매량은 1만6234대로 전년(1만9930대) 대비 18.5%나 감소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4298대로 가장 많이 팔았다. 특히, BMW(2410대)보다 2배 가까이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수입차 판매 1위 등극을 위한 레이스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아우디는 1900대, 폭스바겐은 1660대가 판매됐다.

다음으로는 포드·링컨 1053대, 랜드로버 874대, 렉서스 577대, 미니 484대, 볼보 463대, 혼다 406대, 인피니티 392대, 크라이슬러 332대, 도요타 275대, 푸조 265대, 포르쉐 265대, 닛산 260대, 재규어 180대, 캐딜락 49대, 시트로엥 42대, 벤틀리 27대, 피아트 16대, 롤스로이스 6대, 람보르기니 0대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독일이 1만533대로 64.9%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독일을 제외한 유럽 브랜드는 2357대로 14.5%, 일본은 1910대로 11.8%, 미국은 1434대로 8.8%를 차지했다.

 

브랜드 판매량이 많은 만큼,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의 활약이 돋보였다. E클래스는 1500대로 1위에 올랐으며, S클래스도 989대로 뒤를 이었다. 새로운 SUV 모델인 GLC는 출시와 동시에 619대로 6위를 차지했으며, C클래스와 GLE도 각각 335대와 306대로 12·13위를 기록했다. 

또, BMW 5시리즈는 902대로 3위, 아우디 A6는 814대로 4위, 폭스바겐 티구안은 631대로 5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BMW 3시리즈(547대)와 폭스바겐 골프·포드 익스플로러(479대 동률), 렉서스 ES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