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신형 K7 꼼꼼히 살펴보니…칭찬할 수밖에 없는 변화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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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27 01:52
기아차 신형 K7 꼼꼼히 살펴보니…칭찬할 수밖에 없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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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할 수밖에 없는 변화다. 비록 짧은 시간 동안 실내외 디자인을 살펴본 것뿐이지만, 기아차가 요즘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완성도 높았던 기존 모델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새로운 모델의 신선함을 강렬하게 드러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줘야겠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동급 최고라는 표현이 수도 없이 나왔다. 렉서스 ES 등 경쟁 모델의 이름도 심심찮게 언급되며 비교 대상이 됐다. 예전 같았으면 기아차가 또 무리수를 둔다며 피식 웃었을 텐데, 지금은 상당 부분 이해가 되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기아차가 26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한 신형 K7 출시회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직접 살펴봤다. 출시회다 보니 대략적인 디자인 변화면 살폈고, 주행 성능에 추후 시승을 통해 알아보기로 했다.

 

# 전작의 흔적을 지운 완성도 높은 외관

몇달전 신형 K5 출시회가 떠오른다. 당시 기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어디가 바뀐 것이냐'든가, '이럴 거면 뭐하러 바꿨느냐'라는 등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신형 K5는 이런 평가와 달리 무척 잘 팔리고 있다). 이전 흔적을 지우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못생겨졌다는 주장이었다. 동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아차의 어려움이 이해가 됐다. 전작이 워낙 호평을 받았던 탓에 이보다 더 잘 만들기란 무척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신형 K7은 달랐다. 출시회에 모인 기자들은 멋지게 잘 빠졌다며 연신 칭찬을 늘어놨다. 달라진 차체 비율에 맞춰 각각의 디자인을 최적화했으며, 가로로 긴 라인을 끈덕지게 사용해 통일성 있게 낮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곳곳에 사용된 소재 및 배치의 적절함과 세심하게 꾸며진 독특한 디자인 요소들도 인상적이다. 사진으로만 봤던 이미지보다 실물이 더 괜찮았다. 

 

가장 큰 변화가 느껴지는 부분은 전면부다. 차의 인상을 좌우하는 라디에이터그릴과 헤드램프 디자인을 완전히 바꿨다.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코그릴은 두께를 줄인 대신 가로로 길게 늘였다. 그릴 내부는 세로 라인으로 켜켜이 채워 넣었는데, 특이하게 안으로 파이게 음각을 줘 존재감이 상당하다. 헤드램프에는 'Z'자 모양의 주간주행등이 장착됐으며, 그 아래에는 아이스큐브 디자인의 안개등이 위치했다. 안개등 하단에는 크롬으로 포인트를 줬으며, 그 옆에는 에어커튼이 장착돼 공기 흐름 및 브레이크 냉각을 도와주도록 했다.

 

측면부에 큰 변화는 없지만, 비례는 조금 달라졌다. 휠베이스가 10mm 길어지고, 높이가 5mm 낮아져 더 길쭉한 느낌인데, 여기에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로 시원하게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과 하단부의 길쭉한 크롬 라인이 추가돼 더욱 안정적으로 보인다.

 

후면부의 경우 다소 소심하게 적용했던 크롬 라인을 무척 과감하게 사용했다. 이전 모델은 램프 끝과 끝을 연결하는 수준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양 램프의 시작점을 연결하도록 바꿨다. 테일램프 역시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Z' 모양의 제동등이 세련된 디자인으로 적용됐다. 기아차의 촌스러웠던 면발광 디자인이 바뀐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 고급스러운 실내…기아차만의 특색이 사라진 점은 아쉬워

 

실내도 꽤 고급스러웠다. 출시회에는 4000만원이 넘는 최고급 풀옵션 모델이 깔려 있었지만, 이를 감안한 기본 사양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최근 기아차는 엔트리 트림과 최고급 트림의 격차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물론, 최고급 트림이 다운그레이드 되는 것이 아니라 엔트리 트림이 업그레이드되는 긍정적인 변화다.

 

실내 디자인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섞여 있다. 요즘 나오는 현대기아차를 보면 어떤 브랜드인지 헷갈릴 정도로 디자인이 혼재됐는데, 신형 K7도 마찬가지다. 내비게이션 및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있는 상단부는 현대차 쏘나타와 유사한 구조고, 기어노브와 주행 보조 장치 조작 버튼이 있는 하단부는 기아차 K5와 비슷하다. 원가 절약 등의 이유로는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위해서는 독자적인 디자인을 가져갈 필요가 있겠다.

 

그래도 운전자에 최적화된 레이아웃의 완성도는 높다. 가로로 길게 뻗은 짜임인데, 계기반과 내비게이션 모니터가 같은 높이에서 이어지는 구조다. 고급 모델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기도 하지만, 주행 중 시선을 최대한 조금 움직여도 된다는 점은 만족스럽다. 센터페시아 중단에 있는 각종 조작 버튼들의 배치도 깔끔하고 기능적이다.

 

스티어링휠의 잡는 느낌, 퀼팅 가죽 시트에 앉았을 때의 편안함 등 몸과 손이 닿는 부분은 어김없이 질 좋은 소재가 자리하고 있다. 양쪽 도어 트림을 연결하며 전면부를 감싸는 우드 트림도 고급스러우며, 스웨이드 소재로 꾸민 천장도 안락한 느낌을 준다. 뒷좌석 역시 넉넉한 공간에 안락한 가죽 시트가 장착돼 앉기에 편했다.

# 2.2 디젤 엔진, 8단 자동변속기 추가

파워트레인에는 변화가 있다. 기존 K7은 2.4 GDI와 3.0 GDI, 3.3 GDI 등 3종의 가솔린 엔진만 장착됐는데(LPi 제외), 신형으로 바뀌면서 3.0 GDi가 사라지고 2.2 디젤이 추가됐다.

 

2.2 디젤 엔진은 현대차 그랜저에도 사용되는 것이지만, 변화가 있다면 현대기아차가 새롭게 개발한 전륜구동용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는 것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이 변속기는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처음 개발한 것으로, TCU(변속기 컨트롤 유닛) 제어 프로그램 및 토크 컨버터 개량을 통해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향상시켰다. 기어비 조정을 통해 저속에서는 발진력을, 고속에서는 크루즈 능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신형 K7의 연비는 그랜저 디젤보다 약 7~8%가량 우수하다.

3.3 GDi 엔진은 출력을 조금 낮췄는데, 출력은 294마력에서 290마력으로, 토크는 35.3kg·m에서 35.0kg·m로 줄어들었다. 이 엔진 역시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는데, 덕분에 배기량이 늘었음에도 연비는 이전 3.0 GDi와 비슷한 수준이다. 2.4 GDi 엔진 및 3.0 LPi 엔진은 기존과 동일하게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 보조 시스템

 

시승하며 직접 주행을 해봐야 알 수 있는 노릇이지만, 기아차에 따르면 차체 강성 및 주행 보조 장치도 업그레이드됐다. 인장강도 60kg/㎟급 이상의 고장력 강판 비율을 26%에서 51%로 늘렸으며, 핫스템핑 공법 및 구조용 접착제 적용도 확대했다.

안전 사양의 경우 최고급 모델에는 후측방 충돌 회피 지원 시스템이 적용됐다. 뒤에서 접근하는 차와 충돌 위험이 있을 경우 반대편 바퀴의 브레이크를 작동해 차의 방향을 꺾어주는 방식이다. 또, 앞 차를 추돌할 위험이 있을 경우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이 차량을 멈춰준다. 여기에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들어갔는데, '고속도로 안전구간 자동 감속 시스템' 기능이 추가돼 내비게이션 정보에 따라 제한속도 초과 운행 시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준다.

# 가격은 오르고 내리고…풀옵션 4405만원

 

가격도 올랐다. 신형 K7의 가격은 3010~3920만원(LPi는 2650~3090만원)으로, 2.2 디젤은 3370만원, 2.4 GDi는 3010~3090만원, 3.3 GDi는 3490~3920만원이다. 2.4 모델은 26~106만원 올랐는데, 3.3 모델의 경우는 저가 트림인 노블레스는 412만원 낮아졌고, 고가 트림인 노블레스 스페셜은 18만원 비싸졌다. 

공통 옵션으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100만원)와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115만원),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80만원), 파노라마 선루프(115만원), 드라이빙 세이프티 팩(195만원, 긴급제동·후측방 충돌회피·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차선이탈 경보 등) 등이 있다.

 

또, 트림에 따라서 스타일(95만원, HID 헤드램프, LED 안개등, 18인치 타이어, 알로이휠), 컴포트Ⅰ(100만원, 메모리 시트, 전동 시트&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 등), 컴포트Ⅱ(80만원, 파워 트렁크, 다기능 암레스트 등), 19인치 다크 스퍼터링 휠&타이어(60만원), 프리미엄 팩(95만원, 퀼팅 나파 가죽 시트·스웨이드 내장재, 스티치 등)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최고급 트림인 3.3 노블레스 스페셜에 풀옵션을 추가할 경우 가격은 4405만원까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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