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2015년 12월, 현대기아차 '800만대' 목표에 시장 '휘청'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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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15 19:42
[시장 동향] 2015년 12월, 현대기아차 '800만대' 목표에 시장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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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2년 연속 800만대를 돌파했다. 비록 정몽구 회장의 '800만대 돌파' 선언은 달성했지만 정작 현대차 직원들 입장에선 상처 뿐인 영광일 수도 있겠다. 요즘 같은 시대에 단 한 달 만에 13만5390대를 팔아 치운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차의 2년 연속 800만대를  돌파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12월 한 달 동안 무려 80만8132대 이상을 팔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1~11월 평균인 65만3750대보다 23.6%나 많은 것으로, 현대기아차의 역대 월 최고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첫 800만대 돌파를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던 2014년 12월에도 75만8406대가 한계였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는 전년 대비 15.3% 늘어난 13만5390대, 해외에서는 7.5% 증가한 68만9109대 등 총 82만4499대를 판매하며 결국 800만대 선을 돌파하고 말았다. 

▲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연말에 크게 늘어났다

물론, 연말에 실적이 급증하는 것은 비단 현대기아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또한 작년은 연중 갑작스레 실시된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판매 급증 현상은 상식을 훌쩍 뛰어넘는다. 같은 기간 다른 제조사들의 실적을 보면 티볼리가 새롭게 추가된 쌍용차만 다소 늘고,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전년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 현대차와 기아차의 12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800만대를 넘기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반영으로 보인다

# 국산차 브랜드별 판매량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9만9629대로 전년(17만1228대) 대비 16.6% 성장했다. 현대기아차는 15.3%(현대차 18.3%, 기아차 11.1%), 쌍용차는 37.4.1% 증가했다. 반면, 한국GM은 0.1% 늘고, 르노삼성은 0.1% 줄어드는 등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입차는 42.3% 늘어났다.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67.8%로 전년(68.5%)보다 0.7%p 줄었다. 판매량은 1만8015대나 늘었지만, 성장률이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현대차는 41.1%로 0.6%p 늘고, 기아차는 26.7%로 1.3%p 줄었다. 한국GM(9.2%)과 르노삼성(5.1%)의 점유율도 각각 1.5%p, 0.8%p 감소했다. 반면, 쌍용차는 4.8%에서 5.7%로, 수입차는 10.0%에서 12.2%로 증가했다.

 

현대차는 8만2060대로 전년 대비 18.3% 늘었다. 세단은 4만1695대로 5.2% 줄었지만, SUV는 1만9360대로 102.9% 올랐다. 지난달에는 1만대를 넘긴 모델이 4종이나 됐는데, 아반떼는 1만3454대, 소나타는 1만2678대, 싼타페는 1만2189대, 그랜저는 1만1200대나 팔렸다. 새롭게 론칭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우 G80(기존 제네시스)가 5972대나 팔리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EQ900은 530대에 그쳤다. 아직 물량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11.1% 증가한 5만3330대로 2달 연속 5만대 고지를 돌파했다. 세단은 2만7637대로 1.7% 줄고, SUV는 2만1249대로 43.5% 늘었다. 세단은 모닝이 1만대를 넘겼으며, K5도 8079대로 선전했다. 풀체인지를 앞둔 K7는 2396대, 페이스리프트된 K3는 3611대 팔렸다. SUV는 스포티지가 9541대로 1만대 가까이 팔렸으며, 쏘렌토(6201대)와 카니발(4825대)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한국GM은 1만8287대로 1.0% 늘었다. 4473대까지 떨어졌던 스파크가 6879대로 늘었으며, 임팔라도 2699대나 팔렸다. 다만, 모델 체인지를 앞둔 크루즈와 말리부는 크게 줄었다. SUV는 캡티바가 단종됐지만, 올란도(2402대)와 트랙스(1814대)가 선전했다.  

쌍용차는 1만1351대로 37.4% 늘었다. 티볼리가 5212대로 3달 연속 5000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모처럼 코란도C와 렉스턴W, 코란도투리스모도 늘었다. 다만, 코란도C와 코란도투리스모의 전년 대비 판매량은 줄었는데, 유로6 도입 이후의 하락세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1만235대로 전년과 비슷했다. QM5를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실적이 좋았는데, QM3가 3018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SM5(2553대)와 SM7(2134대), SM3(2001대) 순으로 나타났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경차에서는 모닝이 1만57대로 스파크(6879대)를 압도하는 가운데, 레이가 월 2000~2500대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존재감 없는 소형차 시장에서는 엑센트가 2657대로 선전했으나, 프라이드(482대)와 아베오(175대)는 여전히 안 팔렸다. 준중형 시장은 아반떼(1만3454대)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크루즈(1897대)와 SM3(2001대)는 노후 모델인 탓에 판매량이 점점 떨어지고 있으며, K3는 아직 페이스리프트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형차 시장에서는 쏘나타(1만2678대)와 K5(8079대)가 전체 84%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SM6와 신형 말리부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최근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준대형급에서는 임팔라(2699대)가 모처럼 힘을 내며 풀체인지를 앞둔 K7(2396대)을 넘어섰다. 그랜저는 1만1200대로 여전히 강력했다. 국산 대형차 시장은 이제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G80)가 무려 6000대 가까이 팔렸으며, EQ900도 슬슬 시동을 걸고 있다.

 

초소형 SUV 시장은 티볼리가 5212대 팔리며 QM3(3018대)와 트랙스(1814대)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소형 SUV는 스포티지가 9541대로 투싼(5520대)를 압도했다. 코란도C는 1714대로 최근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전년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중형 SUV는 싼타페가 1만2189대로 쏘렌토(6201)보다 두 배가량 많이 팔렸다. 렉스턴W(915대)와 QM5(366대), 캡티바(0대) 등은 저조했는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들 모두 올해 신차 계획이 있다는 것이다. 

미니밴 시장은 카니발(4825대)와 올란도(2402대)가 여전히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쟁 모델인 코란도투리스모와 카렌스의 판매량은 더욱 줄어드는 양상이다. 특히, 카렌스의 경우 계속된 부진에 단종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 수입차 판매량

수입차 판매량은 2만4366대로, 전년(1만7120대) 대비 42.3%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5224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메르세데스-벤츠 4950대와 아우디 2887대, 폭스바겐 2635대가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랜드로버 1317대, 렉서스 1157대, 포드·링컨 1013대, 도요타 905대, 미니 764대, 크라이슬러·지프 684대, 닛산 620대, 인피니티 448대, 볼보 363대, 재규어 322대, 푸조 322대, 혼다 295대, 포르쉐 186대, 캐딜락 126대, 피아트 72대, 시트로엥 42대, 벤틀리 25대, 롤스로이스 9대, 람보르기니 0대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독일 브랜드가 1만5882대로 65.2%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일본 브랜드는 3425대로 14.1%, 독일을 제외한 유럽 브랜드는 3236대로 13.3%, 미국은 1823대로 6.5%를 차지했다.

 

베스트셀링카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로, 무려 2643대나 팔렸다. 다음으로는 BMW의 5시리즈(1663대)와 3시리즈(1622대)가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다. 아우디 A6는 1237대로 4위에 올랐으며, 폭스바겐 티구안도 1198대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937대, 렉서스 ES 891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733대, 폭스바겐 골프 594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트 519대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작년 누적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1만9660대로 가장 많았으며, BMW 5시리즈(1만8471대)와 아우디 A6(1만2949대)가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BMW 3시리즈가 1만772대로 4위를 차지했고,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1만356대로 5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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