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미래차 핵심부품 기술개발 박차”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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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8 11:36
현대모비스, “미래차 핵심부품 기술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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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운전자보조지원 시스템 기술 개발도 한창...미래차 기술 시장 주도 목표
▲ 현대모비스 연구소/사진=현대모비스

자동차 산업의 지각변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도로를 누비던 내연기관 자동차는 전기모터 구동방식 자동차로 대체되고 있고, 운전자가 해야 할 임무를 자동차가 대신 수행하고 있다. 친환경과 지능형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업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친환경과 지능형으로 대변되는 차세대 미래차 시장에서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만이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도 이에 발맞춰 그동안 축적해온 모든 R&D 역량을 차세대 친환경차 및 자율주행차 핵심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차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해외 선진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  친환경 통합형 전자제동장치 ‘iMEB’ 세계 2번째로 개발

현대모비스는 지난 11월 하이브리드차 ‧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사용되는 차세대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 iMEB(Integrated Mobis Electronic Brake)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최초 개발사례이며, 전 세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두 번째다. 

현대모비스가 이번에 개발한 iMEB는 기존 여러 개의 부품 단위로 나뉘어 운영되던 것을 하나로 통합한 첨단 제동장치이다.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을 구성하는 압력공급부와 압력제어부를 하나의 전동식 시스템으로 통합해 원가 및 중량을 30% 이상 줄인 것이다. 

차체자세유지장치(ESC), 제동잠김방지장치(ABS),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긴급자동제동장치(AEB) 등의 연계 기능이 통합 구현도 가능하다. 

이는 기술난이도가 매우 높아 대부분의 업체들이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현대모비스의 이번 개발성과는 의미가 더욱 크다.

▲ 현대차 제네시스에 장착된 파워트레인의 투시도/사진=현대자동차

친환경자동차의 핵심부품인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은 차량이 멈출 때의 운동에너지로 모터를 발전시켜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친환경차용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이러한 원리를 통해 기존 브레이크시스템에 비해 에너지 손실률을 70% 가까이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얻는 연비향상 효과의 약 40%를 회생제동시스템이 차지할 정도로 친환경자동차를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장치다. 

하지만 기존의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밟는 힘을 증폭시켜주는 ‘압력공급부’와 실제로 각 바퀴에 얼마만큼의 제동력을 가할 건지 계산해 제어하는 ‘압력제어부’가 각각 분리되어 있어, 원가 및 중량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최근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모두 압력공급부와 압력제어부를 통합한 전동식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 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여러 개의 시스템에서 구현하던 기능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야 하는 기술적 난이도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던 분야다.

이러한 어려움을 뚫고 이번에 현대모비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주목받게 된 것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관련 시스템을 전동식으로 개발해 성능을 더욱 높였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힘을 브레이크액을 통해 전달하는 기존의 유압식과 달리, 전동식 시스템은 전동모터로 직접 전달하기 때문에 제어성능이 더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제동장치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였던 현대모비스가 타사에 비해 빠르게 친환경차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내다본 전략적인 판단 때문에 가능했다. 다른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던 분리형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을 과감히 건너뛰고, 더 높은 차원의 통합형 회생제동브레이크시스템 개발에 먼저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과정에서 해외출원 특허 20건을 포함해 총 109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 차세대 친환경차 핵심기술 전략적 육성

현대모비스는 iMEB 외에도 인휠시스템이나 저전압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다양한 친환경차 부품들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핵심부품을 양산한 바 있다. 구동모터, 전력전자부품, 리튬배터리 패키지 및 연료전지 통합모듈 등으로 현대차의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에 적용됐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물만을 배출해 이상적인 친환경차로 꼽히고 있다. 현재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의 업체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양산사례는 국내의 현대차와 일본의 도요타가 유일하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차에 핵심부품을 공급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관련 기술 역량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 모비스의 인휠모터(In-Wheel Motor) 시스템/사진=현대모비스

 
이밖에도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에 향후 적용 가능한 인휠시스템도 국내 최초로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인휠시스템은 휠 안에 전기 구동모터와 제동장치 등이 일체화된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자동차 바퀴가 스스로 차를 움직이고 스스로 차를 멈추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기존 토크컨버터와 변속기, 드라이브샤프트 등과 같은 별도의 동력전달장치가 필요 없어 동력 손실을 줄일 수 있고, 별도의 엔진이나 구동장치가 필요없어 차량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은 물론 차체 설계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특히 인휠시스템은 다른 첨단 시스템과 연동되었을 때 더 큰 효력을 발휘한다. 예컨대 차체자세제어 장치(ESC)와 결합하면 선회 시에 차량 조정 가능 영역을 확대시켜 차량의 안정성을 중대시킬 수 있다. 또한 주차보조시스템(SPAS)과 결합 시 전후진 변속을 자동화할 수 있고 선회반경을 축소해 성능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인휠시스템이 차세대 친환경차의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친환경차를 움직이는 전기 구동 모터를 바퀴로 대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휠은 각각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것으로 네 바퀴에 장착시키면 친환경차의 4륜구동화가 용이해질 수 있다. 

현재까지 인휠시스템의 양산사례는 없으며, 현대모비스는 이미 확보해둔 인휠시스템 기술을 바탕으로 신뢰성과 완성도, 경제성 등을 더욱 끌어올려 차세대 친환경차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기술

현대모비스는 친환경차 기술은 물론 지능형 차량기술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의 근간이 되는 첨단운전자지원(DAS)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며 양산차에 적용시켜나가고 있다. 

DAS기술은 자동차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인지해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로 운전자들에게 안전과 편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운전자의 부주의로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는 것을 막아주거나, 후측방 사각지대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전방 위험상황을 사전에 감지해 긴급제동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등의 기술이다. 

▲ 페달을 밟거나 손을 대지 않고도 스스로 핸들을 돌리고 가감속을 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대표적 DAS기술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앞차와의 일정거리를 유지하고 자동주행하며 제동과까지 수행하는 어드밴스 스마트크루즈컨트롤(ASCC), ▲차량의 차선이탈을 감지하고 주행차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차선이탈방지시스템(LDWS)과 차선보조유지장치(LKAS), ▲어두운 도로에서 전방차량과 마주오는 차량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자동으로 상향등을 조절하는 상향등 자동 전환장치(HBA), ▲전방 추돌상황을 감지해 차량을 스스로 멈춰 사고를 방지하는 긴급자동제동시스템(AEB), ▲운전자 대신 핸들을 자동제어해 주차를 돕는 지능형 주차보조시스템(SPAS), ▲주행 중 사각지대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리는 후측방경보시스템(BSD) 등이 있다. 

▲ 레이더와 카메라로 정지된 자동차를 인식해 스스로 차를 세우는 '센서 퓨전' 기술이 이미 모비스의 기술로 여러 양산차에 구현돼 있다./사진=현대모비스

이들 기술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구현시키기 위해 선행 확보돼야 하는 핵심기술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 및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기술을 조기에 확보해 현대기아차에 양산적용 시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축적한 기술역량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시스템 구현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 기술개발중인 자율주행시스템 기술을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스마트폰으로 명령을 내려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차량이 스스로 주차공간을 찾아 주차하는 무인 발렛파킹 기술과 교차로 감지 및 선행차량 자동 추월 등 부분 자율주행기술을 시연한 것이다. 현대모비스 2020년까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의 완성도를 끌어올려 양산차종에 적용시킬 계획이다. 

▲ 현대모비스의 기술로 만들어진 자율주행 시험용 자동차. 스스로 핸들을 조작하고 가감속을 할 뿐 아니라 돌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다./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친환경차와 지능형차의 고부가가치 부품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은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래차 핵심부품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해 iMEB같은 고부가가치 제품들을 많이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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