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시승기] BMW M4 (6) 윈터타이어 교체…겨울도 달리기 좋은 계절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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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7 13:43
[롱텀시승기] BMW M4 (6) 윈터타이어 교체…겨울도 달리기 좋은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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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M4를 구입하기 전부터 겨울엔 윈터타이어를 꼭 구입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겨울이 너무 빨리 찾아왔다. 미처 준비도 못했는데 11월부터 서울의 최저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다. 서둘러야 했다. 

영하의 온도에서 여름용 고성능 타이어는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전까지 일반도로를 달리면서 한번도 전자장비가 개입한 적이 없었는데, 노면 온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니 전혀 다른 차로 바뀐 것만 같았다. 똑바로 잘 달리고 있다가도, 순간적인 힘이 뒷바퀴에 몰리면 어김없이 전자 장비가 개입됐다. 또 코너에서는 의도치 않게 뒤가 스르륵 미끄러지기도 했다. 

겨울철 차가 미끄러지는 것은 구동방식의 문제보다 타이어의 영향이 훨씬 크다. 막연히 후륜구동이 눈길에 약하다는 것은 잘못된 얘기다.

▲ 썸머타이어는 눈이 조금만 쌓여도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런 비스듬한 언덕도 절대 혼자 힘으로 오르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수입 후륜구동차는 사계절 타이어를 끼워주지 않는다. 주행성능이 강조된 타이어, 이른바 썸머타이어를 기본 장착해 판매한다. 이들 타이어는 겨울이 되면 표면이 딱딱하게 굳는다. 또 트레드가 매끈하고, 홈이 깊지 않아서 눈길에서 마찰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에 반해 윈터타이어는 특수 고무로 제작돼 영하의 날씨에서도 겉표면이 말랑말랑하다. 또 열도 빨리 오른다. 그래서 겨울에도 도로 표면에 더 잘 달라 붙는다. 자잘한 홈이 깊고 많아서 눈길에서도 마찰력을 유지한다. 

독일에선 겨울에 썸머타이어를 끼우고 다니면, 경찰의 눈에 띌때 마다 과태료를 내야 한다. 국내서도 이처럼 법적인 제약을 하거나, 썸머타이어를 기본 장착한 차에는 경고문구를 적어주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문제다. 

▲ 전륜구동이냐, 후륜구동이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떤 타이어가 장착됐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물론 윈터타이어의 장점은 막연히 잘 알고 있었지만, 막상 제품에 대해서는 그리 지식이 많지 않았다. 브랜드의 특징은 무엇이며, 어떤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지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었다.

# 적합한 윈터타이어를 찾아라

운이 좋게도 한국타이어 할인 쿠폰을 손에 넣었다. 단지 그런 이유에서 한국타이어의 아이셉트 에보를 구입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 아이셉트 에보는 국산 타이어 업체의 윈터타이어 중에서도 주행성능이 가장 강조됐다. 또 가장 유명한 제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M4에 맞는 사이즈는 찾기 힘들었다. 윈터타이어는 대부분 예약 주문 생산 방식으로 판매되고, M4처럼 독특한 사이즈의 경우는 더욱 그랬다. M4의 타이어 크기는 전륜 255/35R19, 후륜 275/35R19다. 일단 한국타이어 홈페이지에는 이 크기의 윈터타이어가 기재돼 있지 않다. 미리 주문 생산을 해야 하는데 이미 그 시기를 놓쳤으니, 어쩔 수 없이 다른 브랜드의 타이어를 알아봐야 했다.

수입타이어 브랜드는 국산타이어 브랜드에 비해 훨씬 다양한 윈터타이어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계절에 따라 타이어를 교체해주는게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만큼 윈터타이어의 기술력이 높은 것도 사실이고, 각 타이어의 특징도 다양하다.

미쉐린, 브리지스톤, 콘티넨탈 등으로 후보가 압축됐다. 브리지스톤과 콘티넨탈의 윈터타이어는 이미 다른 차를 통해 경험한 바가 있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미쉐린을 선택하게 됐다. 그리고 미쉐린의 윈터타이어 중에서도 주행성능이 강조된 ‘파일럿 알핀 PA4(Pilot Alpin PA4)’를 구입하게 됐다. M4의 특징을 그대로 유지시켜 줄 것 같았다.

# 타이어 교체와 얼라인먼트 조절

운이 좋게도 재고가 있었고, 서둘러 마포구에 위치한 미쉐린 대리점을 방문했다. 이미 대리점은 윈터타이어 교체를 위해 대기 중인 차가 가득있었다. 대리점 관계자는 “한창 바쁠 때”라며 “최근엔 국산차를 타는 소비자들도 윈터타이어를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어 교체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대리점으로는 쉴새 없이 문의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타이어는 보관 서비스를 맡기기로 했다. 고무로 제작된 타이어는 은근히 관리하기 힘들다. 또 보관 서비스의 비용도 크게 부담스런 수준은 아니다. 대리점에 따라서 무료로 제공해주는 곳도 있다.

타이어 교체는 간단하다. 휠에 새로운 타이어를 장착하고, 휠밸런스를 맞춘다. M4는 밸런스가 꽤 틀어진 상태였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기존에 붙어있던 납을 떼어내고, 새롭게 납을 붙였다. 밸런스를 맞춘 휠과 타이어를 장착하면 작업은 끝난다. 

 

얼라인먼트 작업을 추가로 요청했는데, 작업자가 꽤 애를 먹었다. M4를 구입하고 얼라인먼트를 한번도 확인하지 않았던게 화근이었다. 수차례 서킷 주행도 영향이 있었을 것 같다. 특히 왼쪽 앞바퀴와 뒷바퀴가 심하게 틀어져 있었다.

안그래도 최근 고속주행에서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을 종종 받았다. 단순히 타이어가 노면을 심하게 탄다고 생각했는데, 얼라인먼트의 영향이었나보다. 틀어진 캠버와 토우를 정상값으로 조절하니 이런 현상이 사라졌다.

 

차에 대한 신뢰감이 너무 크기도 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셈이다. 얼라인먼트를 수정해 준 직원은 “신차도 가끔 얼라인먼트가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얼라인먼트는 정기적으로 살펴보는게 좋다”고 말했다.

 

타이어 교체와 얼라인먼트 작업까지 모두 끝났다. 작업 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이 소요됐다. 비용은 대략 270만원이 들었다. 중고차를 한대 살 수 있는 금액이다. 하지만 결코 손해는 아니다. 윈터타이어로 인해 단 한번이라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면, 본전을 뽑은 셈이다. 또 기존 타이어의 수명도 늘릴 수 있으니 여러모로 손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 비싼 이유는 있다

새로운 느낌이었다. 그동안 경험했던 윈터타이어와는 조금 달랐다. 일단 승차감이 굉장히 부드러웠다. 파일럿 알핀 PA4는 실리카와 해바라기씨유를 배합구조를 통해 겨울에도 트레드 표면이 말랑말랑하다. 고무의 탄성이 높다보니 노면의 충격이 어느 정도 흡수되는 것 같았다. 겨울엔 기존에 사용하던 ‘파일럿 슈퍼 스포츠’보다 오히려 승차감은 더 나았다. 

 

애초에 M4는 조용한 차가 아니다. 엔진 소리와 배기음이 시종일관 실내를 울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윈터타이어의 특유의 소음이 전달되지 않았다. 파일럿 알핀 PA4는 정숙성에서도 꽤 좋은 평가를 받는데, 이를 확인할 길은 없었다. 

접지력은 확연히 달라졌다. 휠스핀이 사라졌다. 전자장비도 다시 얌전해졌다. 물론, 코너에서 차체 뒷부분이 미끄러지는 일도 없어졌다. 끈적하게 노면에 달라붙었다. 노면의 정보는 매우 섬세하게 전달됐다. 솔직했다. 도심에서는 썸머타이어와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웠다. 

 

윈터타이어를 구입하게 된 이유는 안전도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더 큰 이유는 겨울에도 여름처럼 달리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타이어 교체와 기본적인 점검을 받은 후 곧바로 인제스피디움으로 향했다. 윈터타이어가 서킷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사뭇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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