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2015년 11월, 더 심해진 '빈익빈 부익부'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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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04 16:18
[시장 동향] 2015년 11월, 더 심해진 '빈익빈 부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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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강력한 신차를 앞세운 현대기아차가 무려 81.3%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수입차 시장에서는 독일 브랜드가 전체 판매량의 70%를 차지했다. 베스트셀링카 TOP10을 살펴봐도 국산차는 현대기아차가 독식했으며, 수입차 역시 독일 브랜드가 1~10위를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6만4702대로 전년(14만3902대) 대비 14.5% 성장했다. 이 중 현대기아차는 14.9%(현대차 16.9%, 기아차 12.4%), 쌍용차는 56.1% 증가했다. 반면, 한국GM은 7.3%. 르노삼성은 29.9% 줄었다. 수입차는 최근의 부진을 떨쳐내고 35.6%나 성장했다.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70.0%로 전년(69.6%)보다 0.4%p 올랐다. 기아차는 30.4%로 0.5%p 줄었지만, 현대차는 39.6%로 0.9%p 늘어난 덕분이다. 수입차 점유율이 11.8%에서 14.0%로 2.2%p 늘어난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국산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GM 점유율은 8.6%에서 6.9%로 1.7%p 떨어졌으며, 르노삼성도 6.0%에서 3.6%로 2.4%p나 하락했다. 티볼리를 앞세운 쌍용차만이 4.0%에서 5.5%로 1.5%p 높아졌을 뿐이다. 

 

# 국산차 브랜드별 판매량

현대차 판매량은 6만5166대로, 전년 대비 16.9% 늘었다. 세단은 3만4410대로 15.1%, SUV는 1만5913대로 59.0% 올랐다. 아반떼는 구형(19대)과 신형(1만100대)을 포함해 총 1만119대가 팔렸으며, 쏘나타도 YF(586대)와 LF(9842대)를 포함해 1만328대가 판매되는 등 두 차종 모두 2달 연속 1만대를 넘겼다. 또, 싼타페 8879대와 투싼 5520대, 맥스크루즈 1500대 등 SUV도 지난달에 이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12.4% 증가한 5만6605대로 무려 19년 만에 5만대 고지를 돌파했다. 세단은 2만465대로 7.1%, SUV는 2만944대로 29.4% 늘었다. 세단은 K5가 6929대로 77.3%나 늘었으며, 내달 풀체인지를 앞둔 K7과 이달 페이스리프트되는 K3도 각각 2092대, 3755대의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SUV 역시 신형 스포티지 7128대를 비롯해 쏘렌토 6974대, 카니발 6303대 등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했다. 

 

한국GM은 1만1446대로 7.3% 감소했다. 쉐보레 스파크 판매량은 4473대까지 떨어졌다. 출시 첫 달 7000대 가까이 판매되기도 했지만, 3달 만에 36%나 감소했다. 물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팔라 역시 지난달 1499대에서 839대로 줄었다. 크루즈와 말리부 등 주요 세단 판매량도 각각 7.6%, 39.6% 하락했다. SUV의 경우 캡티바(73대)가 단종됐지만, 트랙스(1116대)와 올란도(1527대)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

쌍용차는 9062대로 56.1% 늘었다. 10월에 5237대가 팔린 티볼리는 지난달에도 4924대나 판매돼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코란도C(981대)와 코란도스포츠(2033대), 코란도투리스모(426대) 등 쌍용차의 주력인 코란도 시리즈의 판매량은 모두 하락했다. 렉스턴W가 9.5% 늘었지만, 판매량(587대)은 그리 많지 않다. 

르노삼성은 6006대로 29.9% 감소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작년 QM3 판매량이 워낙 들쭉날쭉해서 올해 성장률 변동 폭이 매우 컸다. 그러나 최근 QM3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월 6000~7000대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차종별로는 QM3가 2267대로 가장 많았으며 SM5 1088대, SM7 975대, SM3 973대, QM5 653대 순으로 판매됐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세단

경차 판매량은 1만4733대로 전년 대비 7.6% 줄었다. 신형 스파크가 4473대로 크게 떨어졌는데, 이는 전월(10월) 대비 약 18% 하락한 것이다. 특히, 출시 첫 달인 8월(6954대)과 비교해 36%나 줄었으며, 구형 모델을 판매하던 전년(4702대)과 비교해도 4.7%나 덜 팔렸다. 모닝도 12.0% 감소했지만, 8222대로 전월(6365대)보다 2000대가량 늘었다. 레이는 7.8% 늘어난 2038대가 판매됐다.

소형차 시장은 2466대로, 전년(2631대) 대비 6.3% 줄었다. 엑센트는 1702대, 프라이드는 610대, 아베오는 154대 판매됐다.

준중형 시장은 1만6408대로 4.5% 늘었다. 아반떼가 2달 연속 1만대를 넘기며 전체적인 실적을 이끈 덕분이다.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K3는 3755대로 19.1% 줄었으며, 크루즈(1281대)와 SM3(973대)도 각각 7.6%, 33.0% 하락했다.

 

중형차는 21.9% 증가한 1만9349대가 판매됐다. 아반떼에 이어 쏘나타도 2달 연속 1만대를 넘긴 데다가, 최근 출시된 K5가 강력한 신차 효과를 발휘하며 7000대가량 판매됐기 때문이다. 반면 SM5는 1088대로 58.3%나 줄었으며, 말리부도 848대로 39.6% 감소했다. 

준대형차 시장은 1만2917대로 28.3% 늘었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그랜저가 8180대로 9.8% 늘었으며, 새롭게 투입된 임팔라가 전작인 알페온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덕분이다. 다만, 임팔라는 높은 인기에도 물량 부족 문제로 소비자 인도가 늦어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K7은 내년 풀체인지를 앞두고도 21.1% 늘어난 2092대가 판매됐으며, 아슬란도 598대로 전월(375대)보다 늘었다. LPe 모델 추가한 SM7도 975대로 전년 대비 80.6%나 증가했다. 

대형차 시장은 3285대로 3.2가량 줄었다. 제네시스는 2657대로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에쿠스를 비롯해 K9과 체어맨 등 나머지 모델의 판매는 감소했다. 다만, 이달 에쿠스 후속 모델인 제네시스 EQ900이 출시되는 만큼, 대형차 판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RV

티볼리 판매량이 5000대 수준으로 뛰어오르더니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환율 문제로 수출을 줄인 만큼, 내수 물량이 넉넉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롱바디 모델이 나오면 더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QM3는 여전히 2300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트랙스는 디젤 모델 추가 효과를 별로 보지 못하고 1116대 파는데 그쳤다. 

 

소·중형 SUV는 3만2309대로 31.0% 증가했다. 지난 10월과 마찬가지로 싼타페(8879대)와 쏘렌토(6974대)가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한 가운데, 새롭게 투입된 신형 스포티지(7128대)와 신형 투싼(5520대)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연식 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개선한 맥스크루즈도 1500대로 전년에 비해 234.0%나 늘었다. 다만, 캡티바(73대)와 QM5(653대)가 이번달부터 판매가 중단되며, 쌍용차 코란도 및 렉스턴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MPV 시장은 8795대로 29.5% 늘었다. 카니발은 6303대로 여전히 코란도투리스모(426대)를 압도적인 차이를 냈으며, 올란도 역시 1527대로 카렌스(279대)와 쏘울(260대)을 압도했다.

#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량

디젤 게이트의 해법으로 '파격 할인'을 선택한 폭스바겐의 전략이 성공했다. 배출가스 조작 논란에도 60개월 무이자 할부 및 최대 1772만원 할인 등을 통해 국내 진출 이후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번 디젤 게이트는 판매량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 폭스바겐 판매량만 947대로 잠시 떨어졌을뿐, 수입 디젤차 판매는 전혀 줄지 않았다. 지난달에도 전체 수입차 판매량 중 디젤 모델의 비율은 73.3%로, 가솔린 모델(22.0%)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특히, 지난달은 유로5 모델의 재고 소진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여서 각 업체들의 프로모션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다. 덕분에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은 2만2991대로 전년 대비 35.6%나 늘었다. 전월(1만7423대)과 비교해도 32.0% 증가한 것이다. 

 

브랜드별로는 폭스바겐이 4517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BMW 4217대, 아우디 3796대, 메르세데스-벤츠 3441대가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랜드로버 800대, 렉서스 768대, 푸조 745대, 포드·링컨 661대, 미니 639대, 도요타 545대, 볼보 523대, 혼다 414대, 닛산 409대, 크라이슬러·지프 385대, 인피니티 382대, 재규어 268대, 포르쉐 214대, 캐딜락 121대, 시트로엥 56대, 피아트 45대, 벤틀리 39대, 롤스로이스 6대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판매량은 독일이 1만6185대로 70.4%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독일을 제외한 유럽 브랜드는 3121대로 13.6%, 일본은 2518대로 11.0%, 미국은 1167대로 5.1%를 차지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11월 수입차 시장은 일부 브랜드의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물량확보 등으로 전월 대비 증가했다"고 말했다.

#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독일차 쏠림 현상은 여간해서는 바뀌기 어려워 보인다. 브랜드 충성도가 워낙 높은 데다가, 판매량이 많은 만큼 자금에 여유가 있어 프로모션 폭도 비독일 브랜드보다 크다. 국산차 시장에서의 현대기아차의 위상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베스트셀링카 TOP10은 모두 독일차가 차지했다. 50위권에도 독일 브랜드는 29개나 있었으며, 유럽 브랜드 11대, 일본 브랜드 7대, 미국 브랜드 3대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로, 1538대가 판매되며 지난달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트림별로는 E220 블루텍이 556대로 가장 많았고, E250 블루텍 4매틱(272대)과 E300 4매틱(255대)도 많이 팔렸다.

다음으로는 아우디 A6가 1285대로 BMW 5시리즈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35 TDI는 702대, 40 TDI 콰트로는 491대가 판매됐다.

 

폭스바겐 티구안은 1228대로 3위를 차지했다. 트림별로 판매량을 구분하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기준으로는 전체 1위다.

BMW 5시리즈는 1221대로 4위로 내려 앉았다. 520d가 541대로 가장 많았고, 520d x드라이브도 314대나 판매됐다. 

5위는 1044대가 판매된 BMW 3시리즈다. 320d가 661대로 65%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320d ED도 115대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폭스바겐 제타가 1000대로 6위,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738대로 7위, 폭스바겐 골프는 708대로 8위, 아우디 A4는 690대로 9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659대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누적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1만7017대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BMW 5시리즈가 1만6808대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다음으로는 아우디 A6가 1만1712대로 3위를 차지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무려 9623대로 4위에 올랐다. 5위는 9150대의 BMW 3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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