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창업주 탄신 100주년...현대차는 음악회, 람보르기니는 슈퍼카로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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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23 14:51
[기자수첩] 창업주 탄신 100주년...현대차는 음악회, 람보르기니는 슈퍼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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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현대차는 '창업주 탄신 10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이태리 슈퍼카 메이커 람보르기니도 곧 창업주 탄생 100주년을 맡는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공교롭게도 현대차 창업주 정주영회장은 1915년생, 람보르기니의 창업주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1916년생으로 한살 터울이다.

이상하게도 둘은 유별난 소 사랑도 닮았다. 1998년 정주영 회장은 소 1001마리를 이끌고 북한으로 올라갔다. 또 이태리의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도 스페인 투우소의 모습을 따서 회사 엠블럼을 만들었다. 미우라를 비롯해 여러 투우소와 투우 경기장, 혹은 투우칼의 이름까지 붙였으며 그가 죽은 이후에 나온 가야르도, 레벤톤, 무르시엘라고, 우라칸 등도 유명한 투우소 이름을 따는 전통을 유지했다.

정주영 회장이 북한으로 보낼 황소 중 한마리의 고삐를 쥐고 있다.
▲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자신이 만든 람보르기니 자라마(Lamborghini Jarama)에 걸터 앉아있다. 자라마는 투우경기장 이름이자 레이스 트랙의 이름이다. 

이들은 뭐든 하면 된다고 믿는 존재들이었다. 누구도 자신의 앞에서 고개 젓는건 참지 못했다. 

정주영 회장이 자신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영국 한 은행회장에게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내보이며 대형 선박 수주를 따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 또한 엔초 페라리가 자신의 요구를 무시했다는데 격분해 인근 지역에 공장을 세우고 페라리를 능가하는 슈퍼카를 만드는데 열정을 불사르기도 했다. 말 그대로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들이었다. 

반면 후손들이 창업주를 기리는 방식은 좀 달랐다.

▲ 현대차 정주영 전 회장이 포니2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는 아산(峨山) 정주영 前 현대그룹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사진전과 학술심포지엄을 23일과 2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었다.

 

사진전은 리젠시룸에서 정회장의 생애와 인간적 면모를 담은 기념 학술심포지엄은 아산의 업적과 성취를 심도 깊게 연구해 4권으로 구성한 <아산연구총서> 발간을 발표하고, 경영 인문학 분야 교수진 20명이 아산의 리더십과 철학을 현재는 물론 미래에 계승하기 위해 ‘아산, 그 새로운 울림 : 미래를 위한 성찰’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반면 람보르기니는 최고로 화끈한 슈퍼카를 만들어 그의 뜻을 기린다. 앞서 페라리가 창업주의 이름을 따서 '엔초 페라리'라는 슈퍼카를 만들었던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다만 엔초페라리처럼 완전히 강력하고 새로운 모델이 아니라, 디자인 등을 변경한 모델일 것으로 예상 된다. 

람보르기니 베네노 콘셉트. 본문과 관계 없음. 

람보르기니 CEO 슈테판윙켈만(Stephan Winkelmann)은 인터뷰를 통해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 모델을 내년 3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2016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며 "이 모델은 아벤타도르, 우라칸 등과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신차에 대한 제원과 성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업그레이드된 6.5리터 V12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760마력 수준의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에 걸리는 시간은 2.5초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한정판 모델은 단 20대만 생산되며, 모두 사전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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