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 술은 새 브랜드에"...정의선 부회장의 6년전 오늘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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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24 12:16
[기자수첩] "새 술은 새 브랜드에"...정의선 부회장의 6년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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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탤런트 이병헌씨가 K7의 앞에 서서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병헌씨는 동갑내기인 정의선 부회장과 개인적인 친구 사이다.

6년전 오늘, 2009년 11월 24일 기아자동차는 서울시 용산구의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야심작 K7을 내놓고 고급차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수많은 정치인과 국회의원들을 비롯, 당시 인기 TV드라마 '아이리스'에서 K7을 타고 나온 인기 탤런트 이병헌도 모델로 등장했지만 더욱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건 당시 기아차 정의선 사장이었다. 

정의선 사장은 'K'에 숫자를 붙이는 방식(알파뉴메릭)의 새로운 브랜딩을 통해 기아차의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사장에 취임하고 4년만의 일이었다. 

▲ 2009년 11월 24일, 정의선 당시 기아차 사장이 인파들 틈에서 직원들에 둘러 싸여 웃음을 짓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때만 해도 반신반의 했다. 아우디를 따라하는 것이냐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후 수년간 이어진 신차 스포티지와 K5, K3 등의 연이은 성공과 확고한 패밀리룩의 정착을 보면서 브랜드 전략에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앞서 '디자인 기아'라는 전략을 내세운 점이나, 아우디의 총괄 디자이너 피터슈라이어를 영입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지나고보니 '신의 한수'로 손꼽힐 만큼 시기적절했다. 

이같은 성과 덕분에 정의선 사장의 능력이 높이 평가됐고,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아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자리까지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때문에 11월 24일은 기아 K7의 첫번째 생일날이자, 현대기아차의 역사에서도 그만큼 중요한 날로 기록된다. 기아차가 하필 오늘 다시 신형 K7의 디자인을 공개한건 우연한 일이 아니다. 

▲ 기아차가 24일 공개한 신형 K7의 외관. 혁신적 디자인을 담고 있다. 

# 새 술은 새 부대에...정의선 전략 또 통하나

최근 정의선 부회장은 다시금 같은 도전을 하고 있다. 현대차의 고급화 전략에 따라 '제네시스' 브랜드를 내놓고, 고성능 전략에 따라 'N'이라는 서브 브랜드를 내놓는다는 일련의 계획이다. 

▲ 지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P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행사장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기자들에게 인삿말을 전하고 있다. 양쪽으로 사장 및 임원들을 앉혀 정의선 부회장이 이들을 이끌고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할아버지 시대의 브랜드 현대가 아니라, 독자적인 브랜드를 끌고 가면서 백지에서 새 능력을 입증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실제로 제네시스를 론칭하면서 유럽과 미국에서도 전방위적이고 다양한 매체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그 결과 EQ900은 하루만에 국내 사전 계약을 4300대나 받아 들이는 등 벌써부터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전략이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질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한때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로 군림했던 폭스바겐조차 미국 시장에서 고급차 페이톤을 실패한 전력이 있다.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는 혼다, 닛산의 고급브랜드 어큐라나 인피니티도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부회장이 다양한 시도를 통해 현대차를 한걸음씩 전진 시키는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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