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게 제네시스가 뭐기에...효자 제품, 브랜드까지
  • 미국 LA=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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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20 09:33
현대차에게 제네시스가 뭐기에...효자 제품, 브랜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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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EQ900 렌더링 이미지

제네시스 브랜드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들이 나온다. 왜 하필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를 선택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의 답변은 간단하다. 현대차를 살리는 브랜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미국법인(HMA) 본사 신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85년 현지 법인 설립과 함께 시작된 현대자동차의 미국 진출은 30년 동안 여러 고비를 겪으며 현재의 위치에 이르렀다.

1986년 엑셀 수출과 함께 시작된 성공 신화, 그리고 곧 이어진 품질 관련 위기, 품질경영과 과감한 마케팅으로 그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 자체가 험난한 도전의 역사였다.

그리고 현대차 미국 진출의 역사를 논하는데 있어 꼭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대차 대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다.

지난 2008년 1세대 제네시스가 선보인 이후 미국 판매에 양적, 질적인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는 미국 업체의 완벽한 부활,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의 공세 등으로 경쟁이 극에 달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도 상당한 수준으로 판매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현대차는 1, 2세대 제네시스의 성공을 발판 삼아 이제 제네시스를 별도의 글로벌 브랜드로 독립, 고급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1, 2세대 제네시스 승용차… 현대차의 고마운 '구원투수' 

지난 2008년 6월 현대차가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후륜구동 방식이 탑재된 1세대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 상륙했다.

당시 현대차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공고한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꾸준한 판매 확대를 이어가고 있었으나, 성장세 측면에서는 다소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울러 엑센트,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쏘나타 등 중소형 위주의 라인업으로 인해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도 상대적인 열세에 있었으며, 브랜드 고급화가 중요한 숙제로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이런 여건 속에서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제네시스를 내놓자 현대차의 고급 세단 출시가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팽배했다. 신생 모델인 제네시스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대는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이미 시장의 검증을 받은 최고급 모델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시 이듬해인 2009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제네시스는 아시아 대형차로는 최초로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하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전세계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현대차의 고급차 시장 도전이 첫 결실을 맺으며 브랜드 고급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순간이었다.

현대차 전체 판매에 있어서도 1세대 제네시스 출시 이듬해인 2009년에 전년 대비 8.3%가 증가한 데 이어, 2010년에는 무려 23.7%가 늘어났다. 이러한 판매 증가는 신차 출시, 마케팅 강화 등의 활동 외에도 제네시스의 후광 효과가 작용했기에 가능했단 것이 당시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즉, 현대차도 우수한 고급차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현대차 브랜드 전 차종에 대한 신뢰를 높이며 판매 확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미국 판매에 본격 돌입한 2세대 제네시스 출시 당시에도 현대차는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었다. 지난 2013년부터 저유가로 인해 대형차, 픽업트럭 등에 강점이 있는 미국 빅3 업체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엔저 수혜를 등에 업은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업체의 거침없는 공세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현대차는 아반떼, 쏘나타 등 주력 신차의 노후화 속에 판매 장려금인 인센티브 증가로 수익성 측면에서도 빨간불이 켜지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는 먼저 현대차의 제품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신호를 시장에 던지는 계기가 됐다. 

현대차는 최근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멈춰서는’ 주행성능에 최고의 안전성을 결합한 ‘차량 기본기 혁신’을 제품개발의 최대 화두로 삼고 이를 2세대 제네시스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제네시스는 무게는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더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50% 이상으로 확대 적용해 차체 강성을 강화함으로써 든든하고 균형 잡힌 주행성능과 향상된 충돌 안전성이란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

특히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시험 결과 승용차로는 세계 최초로 29개 세부평가 전 항목 만점을 획득, 최우수 등급을 달성해 안전에 있어 미국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이러한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이 돼 출시 당시 3.8 후륜구동 모델을 기준으로 이전 대비 7.9%(2천800달러) 향상된 가격으로 책정하는 등 제값 받기 행보를 이어갈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기여하게 됐다.

# 값은 올랐는데 판매는 더 늘어

제값 받기로 인해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더욱 늘었다.

2세대 제네시스는 출시 첫 해인 지난해 신구형 모델을 합쳐 1만9,133대가 판매됐으며,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한 2만726대가 판매돼 2008년 출시 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고급 브랜드의 간판 모델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드 럭셔리(MID LUXURY) 세단’ 차급 내에서도 1세대 제네시스가 출시된 2008년 점유율 2.0%에서 올해 10월 누계 기준 11.0%까지 증가해 5배 이상 늘었다.

 

특히 아우디, 렉서스, 인피니티 등을 모두 제치고 벤츠 E클래스(3만9,986대), BMW 5시리즈(3만6,531대)에 이어 3위를 기록,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반 브랜드의 차종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미드 럭셔리 세단 차급에 편입된 점도 인상적이지만, 고급 브랜드 차종들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된 점이 놀랍다.

제네시스 EQ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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