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가다] 현대차미국법인(HMA) 신사옥 방문기..."사장님 방은 왜 조그만가요?"
  •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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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8 00:04
[현장에 가다] 현대차미국법인(HMA) 신사옥 방문기..."사장님 방은 왜 조그만가요?"
  •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김한용 기자 (hy.kim@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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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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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단순하고 납작한 육면체 모양 6층 건물이다.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 구멍과 입구 일부를 합하면 축구장 사이즈와 똑같다. 건물 안쪽 둘레가 1마일(1.6km)로 2층부터 5층까지 안쪽 유리를 따라 돌아보기만 해도  4마일(6.4km)을 걷게 된다고 한다. 

 

16일(현지시각) 현대차 미국법인 본사 신사옥을 방문했다. 현대차가 기존 사옥을 2011년에 허물고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건설해 지난해 초에 완공한 건물이다. 

겉모습부터 압도적이다. 별다른 꾸밈이 없는것 같이 단순하지만 더없이 세련된 모양이다. 다양한 해외 자동차 회사들의 거점을 살펴봤지만 그들과 비교해도 오히려 자부심이 느껴질 정도다. 이날 입구에는 현대차 깃발과 성조기의 조기가 내걸렸다. 프랑스 테러에 대한 조의를 뜻하는 것이었다. 

신사옥은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회사 겐슬러(Gensler)가 디자인을 맡았으며, 대지면적 7만2800m2(2만2000평), 건축면적 2만2440m2(6800평), 연면적 4만3600m2(1만3200평)의 규모다. 특히 지진대에 속해있는 지역인만큼 진도 8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6층의 간단명료한 박스 모양으로 지어 단순미를 강조했으며 내부가 보이는 강화유리로 개방성을 극대화 했다고 밝혔다.

실내도 매우 넓고 쾌적해 보였다. 실내는 전체 사무공간이 서로 뚫려 있어 협업 효과를 노렸다고 한다. 중간 규모 회의실은 사무공간 한가운데 있는데, 대부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져 전체 사무공간에서 모든 직원이 회의실 내부에서 어떤 회의가 이뤄지고 있는지 볼 수 있었다. 

미국법인장인 데이브주코브스키(Dave Zuchowski) 사장의 명패가 붙었길래 호기심에 들어가봤는데, 책상 두개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좁아 사장의 방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비좁은 공간에 가족들의 사진과 트로피, 럭비공 등을  채워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한쪽에는 최대 6명이 동그랗게 앉을 수 있는 작은 원탁 회의 테이블이 있었다. 

현대차 미국법인장 데이브주코브스키 사장의 방. 방이 마음에 든다며 즐거워했다. 

책꽂이에서 분주히 뭔가를 정리하고 있던 주코브스키 사장에게 사무실이 너무 좁은거 같지 않냐고 물으니 그는 "하루종일 작업공간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공간을 넓혀주고, 회의와 외부 활동이 많은 고위 임원들의 공간을 좁게 설계 하는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 건물은 상당한 첨단 시설이기도 하다. 여러곳에 온도센서와 에어컨 토출구가 마련돼 전체 온도를 균일하게 맞출 뿐 아니라 햇빛이 비치는 정도에 맞춰 4면에 각기 다른 길이로 선쉐이드가 내려오고 올라가곤 한다. 도로쪽 창에는 3중창 내부에 필름을 넣어 차음효과를 내도록 특수 설계 되기도 했다. 

 

비록 작긴 하지만 서비스 및 점검 센터인 '테크센터'가 본관과 연결돼 있어 실제 테스트 주행차나 직원들의 차를 점검하거나 유지보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지역이 오렌지카운티여선지 군데군데 나무에 열린 오렌지가 탐스럽다. 현대차는 건물 주변엔 6500평 규모 녹지를 조성, 현대차의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켰다고 밝혔다. 녹지에는 소나무, 오렌지나무, 느티나무 등 139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건물을 짓기 전부터 있던 나무를 옮겼다가 완공후 다시 심어 환경을 가급적 해치지 않도록 노력한 점도 눈에 띈다.

캘리포니아주는 현대차 판매법인 , 디자인센터 및 연구소, 주행시험장 등이 위치해 있고, 그외 그룹내 주요 계열사의 미국본부도 위치해 있는 등, 현대차 미국 사업의 기반이 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2010년 당시 아놀드슈워제네거  주지사가 방한 했을때, "현대차는 앞으로도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미국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그 의지 표명으로 HMA 판매법인 사옥을 신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현대차는 첨단 신사옥이 미국 시장내 현대차의 위상을 강화하고, 자부심도 높여 미국 판매의 전환점을 알리는 상징적인 건물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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