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승기] 메르세데스-AMG GT S...스포츠카 전용 모델의 위엄
  • 김한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5.11.03 16:22
[영상 시승기] 메르세데스-AMG GT S...스포츠카 전용 모델의 위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63을 비롯한 다양한 AMG 모델들을 내놓고 있다. 막강한 성능과 잘 가다듬은 서스펜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는 있지만 승용차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스포츠카여서 역시 일반도로용 성향이 강하다. '스포츠카 뺨치는 차'긴 하지만 스포츠카는 아니라는 말이다. 

 

힘으로는 이미 포르쉐를 눌렀지만 스포츠카의 감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메르세데스-벤츠가 그래서 내놓은게 바로 이 차. 고성능화 된 세단이 아니라 슈퍼 스포츠카 전용 모델인 AMG GT다.

섀시부터 시작해 모든 것을 AMG가 독자 개발한 모델로 SLS AMG에 이은 두번째 작품이다. 이번에 시승하는 차는 그 중에서도 고성능에 품격까지 높인 모델인 AMG GT S 에디션 1(Edition 1)이다.

# 엔진이 가운데, 운전수는 뒤에 앉아요

 

역시 긴 보닛에 짧은 트렁크가 이색적이다. 운전석이 뒷바퀴 앞에 있는 이런 디자인의 차를 운전하다보면 마치 뒷좌석에 앉아 운전을 하고 있는 기분마저 든다. 변속기는 앞쪽 엔진룸에서 떠나 뒷바퀴 차축에 결합 돼 있어 더욱 즉각적 반응을 일으킨다. 엔진은 차체 가운데 들어 앉아있다. 명확한 프론트 미드십이다. 사실 엔진커버가 엔진룸 앞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건 눈속임용일 뿐이고 실제 엔진은 그보다 훨씬 뒤쪽에 자리잡았다. 

실내에 들어서면 비행기에 앉은 듯 조종사를 위해 모든 버튼이 곤두선듯한 느낌의 공간이 펼쳐진다. 조작을 최우선으로 한 설계다. 다만 변속기레버는 위치가 적절치 않고 지나치게 뒤로 물러나 있는데, 이걸 조작하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패들시프트를 강조하는 셈이다. 

 

실용성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닌데, 시트를 앞으로 젖히는 기능이 없어서 시트 뒤 공간을 쉽게 활용하기 어렵다. 다만 뒷유리가 해치식으로 열리기 때문에 트렁크까지 공간이 통해 있으므로 짐을 뒤로 넘겨버리는 식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긴 하다.

# 미친듯한 고성능

중력가속도가 10m/s/s인걸 감안하면 3초에는 30m/s, 즉 자유낙하하는 물체는 3초만에 시속 108km에 도달한다. 그런데 AMG GT의 레이싱스타트(RS) 모드를 이용하자 시속 100km까지 불과 3.5초만에 도달했다. 말하자면 이 가속감은 번지점프를 하고 3초 동안 떨어지는 느낌에 가깝다. 방향이 다를 뿐이지 그만큼 경이적으로 짜릿했다. 

이질적으로 느껴질만큼 경쾌하고 즉각적인 반응이 가장 큰 매력이다. 토크도 매우 커서 다루기 쉬운 점도 매력적이고, 엔진의 배치와 변속기의 배치 또한 마음에 든다. 

 

독특한 배기음은 물론 고회전의 드라이브샤프트가 차체 가운데를 질러 회전하며 발생하는 사운드도 개성이 넘친다. 4.4리터 트윈터보 엔진은 오일팬 없는 드라이섬프 오일방식을 적용해 엔진 높이는 기존보다 55mm 가량 낮게 장착할 수 있었다. 엔진 마운트는 전자식 가변댐퍼를 이용, 평상시엔 부드럽게 진동을 잡아주고 있다가 코너링이 시작되면 강하게 붙들어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차지만 여전히 퓨어 스포츠카를 얘기하기엔 조금 덩치가 크고 샤프하지 못하다. 예리한 핸들링을 거듭하면 급격히 한계가 다가오는 것도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새로 나온 차 중엔 가장 재미있게 달릴 수 있는 자동차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