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진짜 위기' 시작…중국 판매량 11.4% 하락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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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30 12:09
현대기아차, '진짜 위기' 시작…중국 판매량 11.4%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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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9월 중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11.3% 감소한 112만746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72만4742대, 기아차는 40만2718대로 각각 11%, 12%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경제가 주춤한 가운데,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현지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지면서직접적인 경쟁 브랜드인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도요타와 혼다 등 엔저를 앞세운 일본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한몫했다.

▲ 현대차 ix25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소형차 라인업을 늘리고, 택시 업계를 공략하고, 미스트라·K4·ix25·KX3 등 현지 전용 모델을 추가했다"면서 "'값싸고 질좋은' 대중 브랜드로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그만큼 급격히 성장한 중국 토중 브랜드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현대기아차가 급변한 중국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위기가 더 빨리 찾아왔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 시장이 침체기라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세단에 한정된 것으로, 미니밴과 SUV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나 늘었다. 그런데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미니밴 등 상용차를 판매하지도 않는 데다가, SUV까지 부진해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의 경우 상용차를 제외한 브랜드 판매량은 2위지만, 상용차를 더하면 6위까지 떨어진다. 특히, 올해는 장안자동차에 밀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 토종 브랜드에 순위를 내줬다. 기아차 역시 상용차를 포함하면 장성자동차와 길리자동차 등에 밀려 12위에서 15위로 내려간다.

SUV 하락세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현대차의 경우 투싼ix가 7만3010대로 전년 대비 30%나 줄었으며, 구형 투싼도 1만7035대로 30% 감소했다. 싼타페 역시 57%나 떨어진 데다가, 판매량도 2만1230대로 매우 적다. 초소형 SUV인 ix25가 7만1381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전체적인 실적을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다.

▲ 기아차 KX3

기아차 역시 스포티지R이 5만1765대로 24% 감소했으며, 구형 스포티지도 1만8470대로 40% 줄었다. 최근 출시된 KX3가 2만7812대로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역시 실적을 반등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당분간 중국 자동차 시장은 현지 토종 브랜드의 저렴한 SUV 모델을 위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별한 대책이 없는한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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