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美서 특허 패소한 하이브리드 기술은 무엇?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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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06 01:43
[기자수첩] 현대차, 美서 특허 패소한 하이브리드 기술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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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미국서 하이브리드 특허에 패소한 직후 항소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도요타도 똑같은 전철을 밟았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현대차와 기아차가 파이스사(Paice社)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스템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연방법원 배심원들이 평결했다. 앞서 2012년 에 파이스와 이 회사 주주인 아벨 재단이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의 옵티마 하이브리드가 자사의 하이브리드 엔진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한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파이스사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특허 침해의 고의성을 인정받아 2890만달러(약 340억원)을 파이스에 지급하라는 평결이 나왔다.

현대기아차 측은 "판사에게 이의 신청할 예정이며 판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항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파이스는 지난 2004년 일본 도요타 및 도요타 하이브리드 기술을 라이센스한 미국 포드와의 특허 분쟁을 통해 2010년 7월에 합의를 얻어낸 바 있다. 당시 법원에서는 파이스의 특허를 인정해 도요타에게 426만달러(약50억원)를 배상하고 그동안 판매된 차 한대당 98달러의 배상금을 납부하라는 판결을 냈었다. 

파이스 대표 알렉스세버린스키

파이스의 대표 알렉스세버린스키(Alex Severinsky)는 소련에서 망명한 전자기술자로 1992년에 파이스를 설립, 1994년에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를 10건 이상 내놓은 인물이다. 

얼핏 듣기에는 그저 될성 싶은 특허를 잔뜩 내놓는 특허 사냥꾼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해당 특허는 3년 후 여러 상을 수상했으며 도요타가 최초의 프리우스를 내놓은 것도 같은 해다. 

파이스의 특허 중 일부 흐름도

도요타 이전에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존재했다. 하이브리드는 사실 가솔린 자동차나 그 역사가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 자체는 특허 기술이 아니다.

반면 도요타가 내놓은 하이브리드가 대성공을 거둔 이유는 사실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가 서로 느낌 차이 없이 매끄럽게 전환된다는 점 때문이다. 충전과 방전, 가솔린엔진의 작동 시점 등을 통해 운전자가 편안하게 시스템을 다룰 수 있는 요소를 조정해놨는데, 이 시점을 계산하는 법을 정해 놓은게 파이스의 특허다.

파이스와 도요타는 6년간의 특허 싸움을 거쳤으며 그 와중에 도요타의 기술을 라이센스 해서 차를 생산했던 포드는 파이스와 먼저 협의했다. 이어 도요타가 두손 들고 파이스와 라이센스에 협의하면서 파이스의 특허가 도요타 하이브리드에 포함된 것을 인정하는 결론이 내려졌다. 

현대차는 도요타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했지만 기술적 특허의 대부분을 피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파이스의 특허는 전기모터와 엔진의 사용방법에 관한 포괄적인 특허기 때문에 미국 법원이 이 특허를 인정하는 이상 피해갈 방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