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차 그사람] '헤이딜러' 박진우 대표…"중고차 제값 받고 파세요"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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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01 12:16
[그차 그사람] '헤이딜러' 박진우 대표…"중고차 제값 받고 파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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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와 중고차라니, 잘 안 어울리는 듯하다. 하지만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헤이딜러' 앱을 만든이를 찾아보니 모조리 서울대학교 학생들이었다. 아예 사업도 학교 안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대표 나이 26세, 직원 평균 나이 27세의 젊은이들이 모인 헤이딜러는 앞선 감각과 빠른 시장 대응으로 순식간에 업계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작년 11월 오픈 후 불과 10개월 만에 애플리케이션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중고차 누적 거래액도 1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누적된 DB를 바탕으로 중고차 시장을 분석해 발표하고, 신차 구입자의 중고차 가격을 지원해주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2015 서울모터쇼'에서 화제를 모았던 '벤츠녀' 안유정 양을 모델로 발탁하는 등 그 누구보다 발 빠른 움직임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헤이딜러를 이용하면 중고차를 46만원 비싸게 팔 수 있다는 PRND 박진영 대표를 만나봤다. 참고로 회사 이름인 PRND는 자동차 기어인 P(정지), R(후진), N(중립), D(주행)를 뜻한다. 

◆ 헤이딜러가 도대체 뭐야?

 

Q. 헤이딜러는 어떤 서비스인가

한 마디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중고차 비교 견적 서비스다. 소비자가 차량 정보를 올리면 여러 딜러가 견적을 매기는데,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가격 및 딜러를 선택해 판매하는 역경매 방식이다.

스마트폰에서 헤이딜러 앱을 다운로드 받아 직접 촬영한 사진 5장과 함께 차량 정보를 입력하면 헤이딜러 직원이 온라인으로 검수한 후 300여명의 딜러에게 앱으로 푸시해 알린다. 

보통 하루에 150대가량의 매물이 올라오는데, 딜러들이 견적을 빨리 낼 수 있도록 SK엔카 등을 통해 중고차 시세 및 사고정보 조회 등의 차량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 한 대당 15분이면 견적 파악이 끝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보다 빠르고 정확한 견적을 제공할 수 있다.

헤이딜러 자체적으로도 차량의 트림 및 엔진 사양 등을 분석해 소비자에게 허위 견적이 가지 않도록 중간에서 신경을 많이 쓴다.

Q. 소비자 입장에서 헤이딜러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딜러 경쟁을 통해 중고차를 가장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중고차 견적 서비스에는 보통 3~5명의 딜러가 참여하지만, 우리는 300명의 딜러가 경쟁한다. 이를 통해 차량 한 대당 약 46만원가량 비싸게 팔 수 있다. 

 

Q. 더 비싸게 판다면 결국 소비자는 이득이지만 딜러가 손해 보는게 아닌가

보통 딜러들이 대당 9%가량의 마진을 남기는데, 헤이딜러를 이용할 경우 마진은 5% 수준으로 내려간다. 이 점만 보면 딜러가 손해라는 얘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딜러가 한 달에 매입해 판매하는 중고차는 약 2.7대에 불과하다. 그래서 딜러들은 항상 매물에 목말라한다. 헤이딜러를 이용할 경우 대당 마진은 낮지만, 매물을 5~6대까지 늘릴 수 있어 총 수익은 늘어난다. 또, 원하는 차종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도 넓어진다.

Q. 3대나 5대나 큰 차이 없을 것 같은데

(웃음) 상위 20%는 10대 가까이 매입한다. 물량이 크게 늘어난다. 

또 오프라인 영업과 온라인 광고 등 기존에 매물 확보를 위해 했던 영업 비용이 없어지기 때문에 딜러 입장에서는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우리 수수료도 항상 받는게 아니라 거래가 성사됐을 때만 받는다. 가격이 500만원 이상인 차량은 20만원, 500만원 이하인 차량은 16만5000원을 받는다. 1억짜리 차를 매입해도 20만원만 받는다. 수수료가 낮은 데다가 고정적이기 때문에 비싼 차를 살수록 이익이다. 특히, 요즘은 수입 중고차 많이 나오는 시기여서 거래 차량 대부분이 500만원을 넘어간다. 또, 딜러와의 신뢰를 위해 매입 차량의 수리비가 많이 나올 경우 수수료 다시 돌려주기도 한다.

 

Q. 온라인으로 만나는 딜러를 믿어도 되나

일반 서비스는 딜러와 소비자의 연락처가 공개돼 서로 연락하지만, 헤이딜러는 거래가 끝날 때까지 서로의 전화번호를 알 수 없다. 딜러와 소비자에게 거래 유무를 확인한 다음, 판매 일정이나 장소 등을 대략적으로 잡아서 각자에게 알려준다. 딜러가 소비자에게 소위 말하는 장난을 칠 수도 없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호받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우리가 중간에 끼어있기 때문에 딜러도 소비자를 대할 때 좀 더 조심스럽다. 

Q. 그래도 뭔가 불안하다. 딜러 관리는 어떻게 하나?

온라인에서는 3번, 오프라인에서는 1번 잘못하면 아웃이다. 정책적으로 빡빡하게 운영하려 노력한다. 그래야 더 편하고 안전하게 판매할 수 있다. 원래 딜러가 900명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250명가량이 남았다. 중간에 잘린 650명의 경우, 일단 가격을 높게 부른 다음에 만나서는 20~30만원씩 깎는 일이 많았다. 그런 것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가차 없이 잘랐다. 처음에는 딜러의 불만이 많았지만, 덕분에 지금은 허위견적이 사라졌다.

◆ 헤이딜러, 어떻게 탄생했나?

 

Q. 중고차 사업은 어떻게 시작했나

2013년말 서울대 창업동아리에서 시작됐다. 원래 차를 좋아했는데, 작년에 잠깐 딜러로 일하던 중 중고차 시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은 신차 시장보다 3배가량 클 정도인데, 정보 비대칭이 너무 심했다. 딜러 경력 있는 지인 3명과 함께 중고차 사업을 해보기로 하고 몇 가지 프로젝트를 시도하다가 헤이딜러를 만들게 됐다.

Q. 회사가 꽤 젊어 보인다. 현재 직원은 몇 명 정도인가

맞다. 대표 나이가 26살이다 보니 평균 나이도 27살 정도다. 제일 나이가 많은 분도 32살이다. 직원은 15명이다. 운영팀 4명과 개발팀 5명, 마케팅팀 5명으로 구성됐다. 

Q. 소위 말하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투자가 중요했을 텐데

직접 발로 뛰면서 열심히 투자를 받았다. 다행히 올해 2월 1차 투자를 받았고, 지난 6월에는 2차 투자를 받았다. 투자사와 금액은 밝히기 어렵지만, 좋은 성과가 있었다. 

Q. 예상보다 빠른 속도의 성장세다

팀원들이 열심히 해줘서 목표치를 문제없이 달성하고 있다. 그런데 중고차도 계절을 타는 사업이어서 연휴나 휴가 기간 등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월간으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Q. 매출도 궁금하다. 투자도 많이 받았는데, 빨리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하지 않나

꾸준히 늘고 있다. 이것도 공개하기가 어렵지만, 지난 7월에는 수수료 매출로만 꽤 많은 수익이 발생했다. 손익분기점은 조금 어려운 문제다. 결국 거래량이 증가할수록 직원 수도 늘어나는 구조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거래량이 3배 정도 늘어나면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Q. 비슷한 비교견적 서비스도 있는데

우리는 3위다. 각자의 장점이 있다. 업계 1위인 'AJ셀카'는 직접 방문해 견적을 낸다. 2위인 'SK엔카 내차팔기'는 전화로 견적을 매긴다. 우리는 이들에 이어 업계 3위인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이 주력이다.

헤이딜러의 장점은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다. 다른 곳은 1~3개의 딜러에게 견적을 받아 1개만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우리는 평균 7.9개의 견적을 받아 이를 소비자에게 모두 공개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거래 후 딜러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됐다. 신뢰도가 높은 딜러는 평가가 좋아 매입 가격이 조금 낮더라도 소비자가 그쪽을 선택해서 파는 경우가 많다. 

 

Q. 차별화가 관건이겠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소비자 입장에서는 1~20만원 더 받는 것보다는 번거롭지 않고, 사기당하지 않고 파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당장은 첫차를 파는, 스마트폰이 익숙하고, 신규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30~40대가 타겟이지만, 프리미엄 서비스도 늘려갈 계획이다. 딜러 평가가 계속 쌓이면 그것 자체가 하나의 선택 기준이 될 것이다. 

또, 헤이딜러 애플리케이션 내에서의 실시간 채팅 등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늘려 소비자들이 보다 편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누적된 중고차 DB를 바탕으로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는 '시세 가이드' 역할도 할 예정이다. 

Q. 앞으로의 목표는? 

우선은 업계 1~2위 업체에 버금가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상반기까지 양적으로는 비슷하게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에게 헤이딜러라는 중고차 비교견적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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