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승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온로드에서 오프로드까지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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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08 13:40
[영상시승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온로드에서 오프로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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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는 흘러오는 것이라, 한때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소형 SUV 시장이 절로 뜨거워졌다. 고급 브랜드에 대한 추구도 강해졌다. 애초 그 가운데를 묵묵히 지키고 있던 랜드로버 프리랜더2(Land Rover Freelander 2)가 빛을 봐야 옳겠지만 시장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탐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인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의 브랜드가 과실을 독식하는 듯 했다. 랜드로버 또한 급진적 디자인을 입힌 레인지로버 이보크(Range Rover Evoque)를 내놓으며 대응했고 여기 포르쉐도 마칸(Porsche Macan)으로 참여하는등 시장이 뜨겁게 불탔지만 유독 프리랜더는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가격대비 성능이나 실용성이 좋다지만 '폼'나지 않는 고급 SUV에 대한 수요가 있을리 없었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게 바로 디스커버리 스포츠다. 이름부터 묘하다. 상위 모델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의 스포티한 버전이라고 적어도 이름은 말하고 있다. 랜드로버는 이 차가 완전히 새로운 차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은 이 차의 등장과 함께 이전의 프리랜더2가 사라졌으므로 실은 프리랜더의 후속에 가깝다. 디스커버리라고 생각하면 파격적인 할인 가격이지만, 프리랜더라도 생각하면 이전보다 가격이 좀 오른셈이다.

 

# 미래 디스커버리의 시발점

이 차의 외관을 봐도 디스커버리4는 거의 연상되지 않는다. 차라리 프리랜더나 이보크가 더 많이 떠오르는데, 특히 그릴부가 공기역학적으로 기울어 속도감이 느껴지는 점은 인상적이다. 랜드로버 디자이너 제리맥거번 또한 "세계가 바뀌면서 디스커버리에 대한 요구도 바뀌고 있다 "면서 "깔끔하고, 공기역학적이고 더 프리미엄으로 느끼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히고 있다. 거친 디자인을 좋아하는 소비자도 일부 있지만, 그것이 주요 흐름이 되지 못한다는게 메인 디자이너의 인식이다. 다시말해 지금은 디스커버리 스포트가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장차 이 디자인으로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외관에서 풍기는 존재감은 꽤 커보이지만 실제 길이는 4610mm로 포르쉐 마칸, 아우디 Q5는 물론 BMW X3나 볼보 XC60 보다 더 짧다. 지면으로부터 시트방석까지의 높이도 SUV치고 꽤 낮은 편이어서 착좌감이 좋고, 시트의 안정감도 좋아서 쾌적하다. 그런데도 트렁크 공간은 매우 넉넉하고 짐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온로드를 주행해본 느낌은 꽤 만족스럽다. 서스펜션은 결코 딱딱하지 않지만 코너링에서는 든든한 안정감을 보여준다. 전동식파워스티어링은 타이어의 그립 상태를 꽤 솔직하게 전달해주는 매력이 있어, 고속으로 달리면서도 편안해진다.

9단 변속기까지 더해지면서 낮은 rpm으로 정숙성을 유지하는게 매력이다. 뿐만 아니라 넉넉한 토크의 터보 디젤 엔진과 기어가 촘촘하게 조화된 덕분에 수시로 수동 변속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다보니 자꾸만 변속을 해보면서 주행하게 되는데, 시속 110km까지는 꽤 신나게 주행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이상의 속도에서다. 엔진 힘이 급격히 부족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2.2리터급 엔진으로 이 정도면 만족이다. 

 

# 오프로드의 매력을 즐겨라

이번에는 그리 거칠지 않은 산길과 얕은 개울을 지나는 정도였는데, 이래선 어쩐지 이 차에 모욕감을 준다는 느낌도 들었다. 겨우 이런 길을 지나라고 만든 차가 아니었다. 

최근 나오는 SUV들은 기존의 '마지노선'이던 190mm의 최저 지상고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국산 SUV들은 4륜구동을 달았다지만 심지어 승용차 수준인 160mm에 불과한 차도 있다. 반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210mm의 비교적 높은 최저지상고에 600mm의 도하성능을 자랑한다. 동급에서 대적할 차가 많지 않다. 

 

범퍼가 짧아 진입진출각이 크고, 비록 대단치는 않아도 터레인리스펀스(Terrain Response)로 최적화 된 전자제어 성능을 보인다. 핸들의 감촉도, 온로드에선 그렇게 노면의 반응을 전달해주던 것이 오프로드에선 반동을 철저하게 막아주는 느낌이 매력이었다. 핸들 스포크에 엄지 손가락을 넣으면 '킥백'으로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의는 적어도 이 차에선 옛말이 된 듯 하다.

같은 플랫폼을 화려하게 꾸며놓은 이보크와, 실용성을 강조한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어쩌면 서로 판매 간섭을 일으킬 차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쪽 시장의 특성이 개성을 중시하는 것이다보니 이렇게 두차종을 투입한 랜드로버의 속내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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