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신형 K5 1.7 디젤…큰 기대, 작은 아쉬움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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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23 16:48
[시승기] 기아 신형 K5 1.7 디젤…큰 기대, 작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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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는 기아차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 어깨가 너무나 무겁다. 왜 이 정도만 바뀌었나요. 질문하는 소비자들이 수없이 많지만, 세상 어떤 디자이너도 기존 K5의 디자인을 송두리째 버릴 수는 없었을게다. 지금도 좋은 평가를 받는 기존 디자인을 굳이 바꿀 이유도 없다. 그 결과가 이 차다. 

모든게 바뀌었지만 별로 바뀐것 같지 않은 디자인, 본질보다 데코레이션이 강한 느낌의 자동차. 간결한 아름다움은 줄고 고급차의 꾸밈을 덧붙인건 조금 아쉽다. 하지만 기존 K5와 나란히 놓고 보면 차 바꿀때가 됐다는 느낌을 확실히 준다. 아 디자인 잘했구나. 

# 큰 기대…넓은 공간은 물론, 나아진 정숙성과 주행감

1.7의 다운사이징 엔진은 이 차에 최적이다. 여기 DCT를 결합해 직결감이 우수하고 연비도 좋다. 7단 정속에서 1500rpm으로 시속 100km를 달린다. 당연히 조용하다. 이대로 가속페달을 지긋이 밟으면 시프트 다운을 하지도 않은 채, 엔진회전수도 그리 올리지 않고 꾸준히 추월 가속이 이뤄진다. 최대 토크 영역이 넓으니 다루는 기분이 느긋해진다. 

반면 기어 시프트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적극적으로 운전해보면 또 눈 깜짝 할새 변속되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쏘나타와는 변속 느낌이 좀 다르다. 더 스포티하다. 스포트모드를 선택 했을때의 변속 프로그램도 미묘하게 다르다. 

 

엔진 소리는 밖에서 들어도 본래 작지만 흡차음재를 적극 도입해 실내로는 거의 들어오지 않게 했다. 엔진 소리는 터보의 소리는 있되 디젤의 소리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많은 흡차음재 덕에 노면 소음이나 불필요한 풍절음 등도 덩달아 꽤 줄었다. 

주행감각은 단단하다. 타이어를 적정 공기압으로 맞춘 쏘나타와 비교 했을때 훨씬 단단하고 가다듬어진 느낌이다. 코너링에서도 안정적이고 신뢰 할만하다. 하지만 빠른 속도를 이겨내는 능력은 그리 대단치 못하다. 굉장히 안정적이지만 핸들을 좌우로 움직여보면 기울어짐은 의외로 큰 편이다.  

실내 디자인도 스포티한 차를 기다리던 젊은 소비자들에게 축복이다. 뒷좌석 무릎 공간도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정도다. 뒤로 약간 젖혀진 시트도 매력적이다. 다만 머리공간은 여전히 좁은 편이다. 벨트라인이 높아서 유리가 작고 스포티하지만 전 좌석의 개방감이 쏘나타에 비해 적은 편이어서 중년 이상 소비자들은 좀 꺼릴지도 모른다. 평범함보다는 스포티함을 선택했다. 어쨌건 둘중 한마리의 토끼에 집중하는게 옳다. 이 가격대에 이 정도 차는 단언코 없다.  

 

# 작은 아쉬움…주행 감각이 중요하다

잘 팔리려면 쭉 뻗어 나간다는 느낌이 중요 하겠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잘 서고 잘 도는게 훨씬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1.7리터 디젤은 좀 불안하다. 

처음엔 브레이크가 고장난 줄만 알았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묵묵히 전진했기 때문이다. 강하게 밟으니 그제야 비로소 차가 선다. 제동 거리는 비슷한 것 같은데 유독 세게 밟아야해서 다루기 어색했다. 물론 익숙해지면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차종간 브레이크 작동 느낌을 비슷하게 갖추는건 제조사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차 브레이크가 밀리는 이유는 정확히 모른다. 2.0리터 가솔린차에 비해 엔진 주변이 60kg 가량 무거워졌지만 브레이크 시스템은 그대로여서가 아닐까 추정할 뿐이다. 배력장치 등을 무게에 맞게 조정 했다면 좋았겠다. 

얼라인먼트가 맞지 않는지 우측으로 조금씩 쏠렸다. 브레이크나 조향이나 초도 물량이라 품질이 균일하지 않을지 모른다. 우리가 탄 시승차만 그런가 싶어 남아있는 다른차도 타보겠다고 요청 했지만 기아차에선 끝내 응하지 않았다. 만약 차들 모두에 같은 문제가 있대도 문제고, 이런 차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시승차로 내놓았다고 해도 문제다. 운전 감각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뜻이어서다. 

어찌보면 사소한 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게 제조사가 갖고 있는 안전에 대한 감각을 나타낸다. 자동차의 겉모양이나 실내 크기 같은 외관 중요성에 비해 안전은 수백수천배 중요한 요소다. 인생에 보너스 생명 같은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전 수준은 사고가 날 때까지 모를 일이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 장점

- 공간은 넉넉하고 인테리어의 고급감도 최강이다. 인정할건 하자. 

- 연비는 물론 달리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DCT는 진리다. 

- 서스펜션의 단단함이 적절하고, 코너에서도 신뢰감이 느껴진다. 물론 젊은층이 탈때 그렇다는 얘기다. 

* 단점

- 값이 만만치 않다. 개성있는 수입차를 살 수 있는 돈이다. 

- 브레이크가 꽤 밀리고, 얼라인먼트가 틀어진 차를 내놨다. 정말 모두 이런지 확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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