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결별하고 훨훨 날다…리즈밀렌, ‘파익스 피크 힐크라임’ 우승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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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03 18:09
현대차와 결별하고 훨훨 날다…리즈밀렌, ‘파익스 피크 힐크라임’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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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을 정복하는 자가 우승을 차지한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현지시간), 미국 로키산맥의 파익스 피크 인근 도로에서 이색 레이싱대회인 ‘제 93회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크라임(Pikes Peak International Hill Climb)’이 진행됐다.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크라임은 1916년부터 시작된 유서깊은 경기다. 험난한 로키산맥의 파익스 피크 봉우리에 가장 먼저 도착한 차가 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이다. 해발 2816m 지점에서 출발해 약 20km의 산길을 올라야 한다. 코스는 총 156개의 코너로 구성됐다. 안전을 위해 타임어택 방식으로 기록을 측정한다. 결승선은 해발 4233m에 위치했다.

고산지대에서 펼쳐지는 경기인만큼 드라이버와 레이스카 모두 산소결핍현상을 이겨내야 한다. 레이스카는 연료 및 흡기 계통에서 뛰어난 성능이 뒷받침 돼야 한다.

 

올해 경기에서는 지난해까지 현대차의 후원을 받아 각종 모터스포츠에 참가했던 리즈밀렌(Rhys Millen)이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그는 파익스 피크 역사상 최초의 전기차 우승을 달성했다. 그의 전기 레이스카 ‘PP03’은 라트비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전기차 제작업체 ‘Drive eO’가 만들었다. 

 

PP03은 싱글 시트의 레이스카로 최고출력 1367마력, 최대토크 220.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6개의 전기모터와 50k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고 무게는 1150kg에 불과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260km에 달한다. 리즈밀렌은 PP03을 타고 9분 7초의 기록을 세웠다.

리즈밀렌은 파익스 피크 힐 크라임과 인연이 깊다. 그의 아버지인 로드밀렌은 1992년 현대차 스쿠프 터보를 타고 우승하기도 했으며, 리즈밀렌은 현대차의 후원을 받아 제네시스 쿠페 레이싱카로 2012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리즈밀렌은 파익스 피크 힐 크라임 외에도 포뮬러 드리프트, 랠리크로스 등에 참가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현대차는 WRC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스폰서 관계를 끝냈다. 

 

스폰서 관계가 끝나자 리즈밀렌은 2013년 파익스 피크 힐 크라임 출전을 위해 제작한 ‘현대차 RMR PM580-T’ 레이스카를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한편, 현재 파익스 피크 힐 크라임에서 가장 빠른 기록은 지난해 푸조 208 T16가 세운 8분 13초 878이다. 푸조는 신기록 수립을 위해 2004년부터 2012년까지 WRC 9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세바스찬로브를 드라이버로 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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