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공식딜러 슈투트가르트스포츠카가 노조 주도자 4명을 일제히 해고했다. 앞서 노조 설립를 막지 못했던 마이클베터 사장을 캄보디아로 좌천 보낸데 이은 것이다. 노동자 권리를 중시하는 독일 문화와는 거리가 먼 사건이라 충격을 더하고 있다.

23일, 포르쉐를 계약했거나 구입한 소비자들 상당수는 슈투트가르트스포츠카로부터 단체 문자를 받았다. 별다른 설명 없이 '담당 세일즈 컨설턴트가 17일자로 퇴사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회사가 영업사원들을 해고했다는 통보인 셈이다. 

포르쉐 대치센터에서 차를 계약한 이모(35)씨는 "지난 2월에 계약해 딜러로부터 진행사항을 들으며 5개월을 기다렸고, 7월초 박스터GTS의 출고가 예정돼 있는데 갑작스레 문자로 담당자 퇴사 통보라니 실망스럽다"면서 "새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아 답답한데, 이런 정도 불안한 서비스면 병행수입보다 나을게 뭐 있냐"고 되물었다. 

 

영업사원들은 '부당해고'라고 입을 모았다. 노조 위원장 등 노조를 주도한 인물들을 일제히 해고해 버렸다는 설명이었다. 국내 실정법으로도 노동조합 설립을 주도한 직원을 징계 명목으로 해고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며, 명백한 불법이다. 

하지만 회사측은 "불미스런 일에 휘말려서 퇴사 시킨 것 뿐이고 노조와 관계는 우연한 일"이라고 했다. 해고 당사자들 몇명은 전화 통화를 통해 "몸이 안좋아 퇴사한 것 뿐"이라며 말을 피했다. 한 딜러는 "해고된 당사자들은 복직을 기대하고 있어서 함부로 얘기하지 못한다"면서 "3개월 정도 후면 복직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포르쉐코리아와 슈투트가르트스포츠카가 노조 설립에 매우 강경하기 때문에 복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건은 2014년 포르쉐코리아가 설립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독일 포르쉐가 국내 법인인 포르쉐코리아를 만들면서 수입사 겸 딜러였던 슈투트가르트스포츠카가 가졌던 마진을 포르쉐코리아가 가져가는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딜러 수수료의 3% 정도를 포르쉐코리아에 떼주게 됐고 차량 인수 대금도 선불 구조로 바꾸면서 이자 부담도 커졌다.

이로서 영업사원들의 수입은 이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대당 판매 마진도 일반 수입차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하지만 포르쉐는 스포츠카라는 특성상 판매대수가 월 평균 300대 남짓 팔리는 정도. 더구나 슈투트가르트스포츠카는 포르쉐코리아가 들어오기 직전에 기득권 확장을 위해 매장을 9개까지 추가했고(현재는 10개) 영업사원 수도 크게 늘렸다. 다시말해 백명 이상의 영업사원들이 300대의 포르쉐 판매 이익을 나눠가져야 하는 구조다. 이로서 상당수 영업사원들은 법적 최저 생계비도 받지 못하는 형편이 됐고 노조를 만들어 반발하기에 이르렀다. 

슈투트가르트스포츠카는 말레이시아 화교 자본인 레이싱홍이 직간접적으로 100% 지분을 가진 회사로 국내 유일의 포르쉐 임포터였다가 2014년부터 포르쉐코리아가 만들어지면서 포르쉐코리아의 지분 25%를 갖게 됐다. 레이싱홍은 한성자동차의 지분 100%,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분 50%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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