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람보르기니,벤틀리 디자이너가 현대차로 온다?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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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18 16:06
[기자수첩] 람보르기니,벤틀리 디자이너가 현대차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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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현대차를 추월할지 여부를 놓고 벌써부터 외신들이 관심을 드러낸다. 현대차가 어느 정도 물량 조절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이 기아차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국내서도 기아차는 더 이상 천덕꾸러기가 아니라 현대차와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서있다. 

같은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아차의 약진은 디자인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괴상한 디자인으로 비웃음을 받던 기아차가 이젠 ‘대중 브랜드 중 디자인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모두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으로 있는 동안 삼고초려 끝에 피터슈라이어 디자인 총괄을 영입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피터슈라이어는 그동안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얼굴마담 역할까지 도맡아 했다. 안으로는 디자이너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든든한 수장 역할을 했고, 밖으로는 현대차 디자인의 세계적 수준에 대해 얘기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아예 광고 페이지 한면을 통틀어 그의 사진만 배치할 정도로 적극 활용됐다.

현재 피터슈라이어의 계약은 2년 후 만료 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이후 재계약을 할지를 놓고 여러 말들도 오간다. 

때마침 벤틀리 디자인 총괄이던 루크동커볼케(Luc Donckerwolke)는 얼마전 포드의 특정 콘셉트카를  공개적으로 비난한데 이어 갑작스레 자리를 떴다.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디자인을 맡았던 루크동커볼케가 람보르기니 공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몇가지 사안이 맞물리면서 현대차가 동커볼케를 영입할 것이라는 설이 불거졌다. 꽤 그럴듯한 얘기다. 

하지만 그의 영입이 그리 녹녹치는 않아보인다. 루크동커볼케는 공공연히 ‘자동차 비즈니스를 떠나겠다’면서 폭스바겐을 박차고 나왔기 때문이다. 동종 업계 이직 제한은 어떨까. 피터슈라이어 영입 후 갑자기 경쟁상대로 급부상한 현대기아차를 본 폭스바겐그룹이 계약에 이같은 조건을 빼먹을리 있을까.  

현대차도 동커볼케의 영입설은 절대 사실이 아니라며 손을 젓는다. 지금 한창 인기를 끄는 피터슈라이어 사장을 놔두고 굳이 후임자를 뽑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뉴스는 오스트리아의 한 매체가 보도한 것을 오토모티브뉴스가 인용해 보도한 것이다. 폭스바겐이나 동커볼케나 현대차의 의견은 전혀 들어있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고 아리송하다. 실제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영입이 성사된다는건 상상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루크동커볼케는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무르시엘라고, 가야르도를 디자인한, 더구나 벤틀리 플라잉스퍼와 차세대 벤틀리를 디자인하던 스타 디자이너다. 그를 영입하는 것만으로도 그동안 말만 많고 애매했던 현대의 ‘럭셔리 스포츠카' 디자인을 구체화하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또 벤틀리의 우아한 디자인을 어느 정도 따라가더라도 비난을 어느 정도 피할 수도 있을것이다.

디자인 수장이 바뀔지 여부는 알기 어렵지만 현대차의 다음 디자인이 어떻게 될지 세계가 궁금해 한다는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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