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인피니티 G25,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 김상영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3.11.14 19:11
[시승기] 인피니티 G25,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하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차는 단연 인피니티 G25다. 

이 차가 이제서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 2011년 국내 처음 출시됐을 때도 상품성은 충분히 우수했다. 실로 파격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차가 재조명 된건 사실이지만, 이 우수한 차가 왜 그동안 빛을 받지 못했는지 궁금할 정도다.

단종을 앞둔 시한부라는 것을 빼면 이 차에서 흠잡을 곳은 거의 없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득템’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생각된다.

▲ 인피니티 G25.

화제의 중심이 되는 인피니티 G25의 매력을 시승을 통해 알아보기로 했다. G25 스마트의 판매가격은 3770만원이다. 도요타 캠리 2.5와 가격 차이는 400만원에 불과하고 그랜저 HG240과는 약 700만원 차이다.

◆ 원래부터 성능은 '발군'

인피니티는 운전자를 설레게 하는 몇 안되는 프리미엄 브랜드 중 하나다. 경쟁업체인 렉서스가 정숙성과 부드러움으로 승부할 때 인피니티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고회전 엔진을 앞세워 주행 감각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인피니티는 일본 브랜드 중에서 가장 독일 브랜드와 닮아있고 BMW가 연상되는 주행감각을 지녔다.

▲ 앞바퀴를 최대한 앞쪽으로 놓았고 연료탱크는 뒷바퀴 넘어에 위치시켰다.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밸런스를 위해서다.

G25는 인피니티의 엔트리 모델이지만 퍼포먼스를 중요시하는 브랜드의 성격이 그대로 담겨있다. 지칠 줄 모르고 치솟는 엔진의 회전수는 마치 스포츠카에서나 느껴볼만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계기바늘은 힘차게 움직여 7000rpm 가까이 오르다 다시 제자리를 찾아간다. 1단으로 50여km까지 달릴 수 있고 2단으로 90여km까지 밀어 부친다.

▲ 엠블럼을 확인하기 전까지 G37과 디자인 차이를 알아차리기 힘들다.

낮은 속도에서 각각의 기어가 감당하는 영역이 넓기 때문에 엔진브레이크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날카로운 고회전 소리에 중독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G37처럼 폭력적이진 않지만 2.5리터 엔진 치고는 반응이 상당히 빠르다. 엔진이나 변속기의 응답성은 독일 브랜드 못지 않게 신속하다. 적당하게 다운 튜닝된 엔진은 운전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누구나 쉽게 이 차의 성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엔 차고 넘친다. 배기량 차이는 있지만 이 세그먼트에서 가장 강력한 독일차인 아우디 A4 TFSI 보다 10마력 높다.

▲ 2.5리터 V6 엔진은 최고출력 221마력, 최대토크 25.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단순히 직진만 잘하는 것은 아니다. 인피니티는 핸들링에 더 많은 노력을 기했다. 하체와 서스펜션의 세팅은 유럽차와 비슷하다. 단번에 충격을 완화할 정도로 농 익었다. 스티어링휠은 구형 3시리즈가 그랬듯이 묵직하고 반발력도 적당하다. 후륜구동의 재미를 느끼면서, 안정적인 핸들링을 갖춘 것은 인피니티가 추구하는 바다.

▲ F1에 투자하는 것만 봐도 인피니티가 달리는 것에 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G25가 처음 나왔을 때, 그나마 배기량이 낮은 엔진으로 연비가 다소 상승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표시연비는 9.7km/l. 고회전 성향의 엔진인 만큼 연비는 썩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2.5리터 엔진의 경쟁차종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디젤 세단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승차감과 정숙성을 갖췄다.

▲ 휠베이스는 동급에서 가장 길지만 실내 공간은 크게 넓지 않다.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 엔트리 모델이지만 어디까지나 프리미엄 세단

가격을 낮췄다고 가죽시트로 직물로 바꾸거나 바이제논 헤드램프를 할로겐으로 바꿔 달지 않았다. 보스 오디오도 그대로 달려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만큼 품질에는 타협이 없었다. 단연코 3천만원대의 수입차 중에서 품질이나 패키지는 가장 뛰어나다. 특히 221마력을 발휘하는 후륜구동 세단 중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셈이다.

▲ 실내를 감싸는 알루미늄 트림이 눈에 띈다. 인피니티는 이를 사무라이검에 비유하기도 했다.

가죽으로 마감한 스티어링휠이나 시트, 알루미늄 트림으로 장식한 실내는 G37 못지않게 고급스럽다. 8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한 앞좌석 파워시트, 아틀란 내비게이션 등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시트는 열선 기능만 있다. 통풍시트까지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 계기반과 스티어링휠은 동시에 위아래로 조절된다. 개별적인 조절은 되지 않는다.

인피니티 G25는 국내 시장에서 2015년까지 판매된다. 인피니티 입장에서는 마진을 최소화하면서 눈물 겨운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것. 소비자만 신난 상황이다. 한국닛산이 국내서 철수하기전까진 원할한 서비스가 계속될 것이니 사후 문제도 큰 걱정 안해도 된다.

다른 것을 다 제치더라도 3천만원대의 가격으로 후륜구동 수입 세단을 만나게 될 기회는 아마 앞으로 당분간 없을 것 같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