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클래스부터 GLC까지' 벤츠 디자이너, 알고보면 기아차 출신
  • 김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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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16 15:28
'S클래스부터 GLC까지' 벤츠 디자이너, 알고보면 기아차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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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치프 디자이너 로버트 레스닉(Robert Lešnik)은 알고보면 기아차와 인연이 깊다.

지난 2007년부터 기아차에서 2년간 근무 했을 뿐 아니라 이전 폭스바겐에서 9년간 디자이너로 일하는 동안에도 피터슈라이어의 팀에서 함께 일했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회사를 옮겨다니며 피터 슈라이어의 오른팔 역할을 하던 팀원이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의 메인 디자이너가 된 셈이다.

▲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GLC클래스 스케치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는 17일(현지시간), 신형 GLC클래스의 공개를 앞두고 신차의 스케치 이미지 1장을 공개했다. 이미지에는 ‘로버트 레스닉(Robert Lešnik)’이라는 디자이너의 서명이 각인돼 있다.

1971년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남다른 이력을 갖춘 인물이다. 어린 시절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슬로베니아에 하나 밖에 없는 미대에 지원했지만, 각종 연줄을 동원해 입학하는 경쟁자들로 인해 3년 연속 낙방했다.

하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책에서 우연히 발견한 슬로베니아 출신 독일 포르츠하임(Pforzheim) 대학 교수에게 직접 그린 스케치를 보냈다. 포르츠하임 대학은 영국의 RCA(Royal Collage of Art), 미국의 ACCD(Art Center College of Design) 등과 더불어 자동차 디자인 명문으로 손꼽히는 학교다.

▲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로버트 레스닉

로버트 레스닉의 스케치를 본 교수는 그의 재능을 알아봤고, 그에게 연락해 독일 유학을 권했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독일로 유학 온 그는 입학과 동시에 여러 자동차 업체에 스케치를 그려 보냈다. 그의 작품을 마음에 들어 한 폭스바겐은 학비와 용돈을 지원했고, 회사에서 실무를 익힐 수 있도록 해줬다.

그렇게 대학교를 졸업 한 레스닉은 폭스바겐에 입사했고, 피터 슈라이어, 고든 바그너 등의 선배들과 인연을 맺었다. 특히, 그는 피터 슈라이어가 수장이던 폭스바겐 EOS 디자인팀에 참여했으며, 시로코, 파사트 등의 디자인에도 기여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쿠페 스케치. 이미지 하단에 로버트 레스닉의 서명이 있다.

9년 동안 폭스바겐에 몸담았던 레스닉은 2007년 4월 기아차 유럽 디자인 센터로 이직해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일했으며, 2009년 9월 메르세데스-벤츠로 옮겨 외관 디자인 총괄로 활동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그는 신형 S클래스를 비롯해 C클래스, GLA,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디자인에 참여했다. 특히, 그는 이번 세대 메르세데스-벤츠의 핵심은 극단적인 곡면이라며, 한 눈에 벤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정체성이라고 설명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GLA클래스 스케치. 이 역시 로버트 레스닉의 작품이다.
▲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의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는 로버트 레스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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