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의 다른 시각…‘멸종 위기’ 수동변속기 스포츠카를 구하라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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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11 10:52
재규어의 다른 시각…‘멸종 위기’ 수동변속기 스포츠카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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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게도 수동변속기는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스포츠카 브랜드가 먼저 배제하기 시작했다. 페라리는 더이상 수동변속기가 탑재된 신차를 내놓지 않는다. 페라리는 자체 분석 결과, 수동변속기 차량이 자동변속기 차량보다 결코 빠르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페라리는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2016년형 재규어 F-타입.

또 람보르기니는 2011년 향후 출시하는 신차에는 수동변속기 모델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무르시엘라고에서 아벤타도르 LP700-4으로 넘어오면서 수동변속기는 자취를 감췄고, 가야르도에 장착되던 수동변속기와 반자동(E-기어) 변속기도 우라칸 LP610-4에서는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대체됐다.

포르쉐는 수동변속기 판매 비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 중 하나지만, 앞으로는 수동변속기 적용을 축소할 방침이다. 포르쉐는 “젊은 소비자들이 수동변속기를 배우려 하지 않는다”며 “PDK 변속기는 수동변속기보다 더 빠르고 부드러우며, 직결감과 격렬함까지 갖췄다”고 설명했다.

▲ 페라리 458 스파이더는 별도의 기어 레버없이 패들시프트로 변속한다.

현재 국내서 판매중인 수동변속기 모델은 그리 많지 않다. 포르쉐마저 현재 국내서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모델을 판매하지 않는다. 효율을 위해 수동변속기를 적용한 일부 국산차를 제외하면 수동변속기 스포츠카는 멸종에 가깝다.

이런 국내 상황에서 재규어코리아는 수동변속기가 탑재된 F-타입을 출시했다. 이례적인 행보다. 재규어코리아 관계자는 “F-타입은 재규어의 퍼포먼스 역량을 보여주는 퓨어 스포츠카로 수동변속기까지 적용돼 운전의 재미가 더욱 극대화됐다"면서 “F-타입을 필두로 재규어의 역동성을 계속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2016년형 F-타입의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9880만원부터 1억8970만원까지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여전히 수동변속기를 찾는 스포츠카 마니아들이 많고, 재규어는 그런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수동변속기가 탑재된 2016년형 재규어 F-타입은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2014 LA 모터쇼’에서 공개됐다. 재규어는 F-타입의 엔진 라인업을 확대하고, AWD 시스템과 수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세부적인 라인업은 14차종으로 확대돼 포르쉐 911 못지 않게 다양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서는 10개의 모델이 판매된다.

▲ 재규어 F-타입.

F-타입의 6단 수동변속기는 독일 ZF가 F-타입만을 위해 제작했다. 경량 알루미늄 합금 케이싱과 효율 향상을 위한 세미-드라이 섬프 방식의 윤활 시스템이 적용됐다. 또 세부 부품까지 세밀하게 제작해 소음과 진동은 줄이면서 직결감은 높였다.

재규어 마이크크로스 수석 엔지니어는 “스포츠카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수동변속기는 필수적”이라며 “기어 레버와 페달의 간격과 각도, 변속기 자체의 정밀한 완성도 등 순수한 드라이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 재규어 F-타입.

한편, 현재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브랜드 중에서 국내에 수동변속기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곳은 재규어와 도요타 뿐이다. 하지만 도요타는 86 수동변속기의 수요가 없다고 판단해 그때 그때 일본에 주문을 넣고 수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에서 애스톤마틴을 수입하는 크레송오토모티브는 수동변속기 모델도 수입 및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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