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연비 해부] 쏘나타 하이브리드 VS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 김한용·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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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14 12:21
[뻥연비 해부] 쏘나타 하이브리드 VS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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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하이브리드의 실 연비가 일반 디젤 중형 세단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터그래프는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와 경기도 일대에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의 실연비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표시연비 16.8km/l(1등급), 파사트 2.0 TDI는 표시연비 14.6km/l(2등급)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표시연비가 훨씬 우수하다. 하지만 실제 주행 결과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표시연비에 턱없이 부족한 12.2km/l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파사트는 18.9km/l로 표시연비를 훌쩍 넘었다.

이번 실험은 지난번 실험처럼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서 진행됐다. 동일한 구간을 되도록 같은 속도로 달리며 연비를 비교했다.

◆ 차보다 사람이 먼저 지치는 실험, "최소 200km는 달려라"

지난달 29일 오후 2시,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주유소에서 두 차에 기름을 가득 넣었다. 저속으로 기름을 넣었고 ‘딸깍’ 소리가 나면서 주유가 끝난 후에 다시 한번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기름을 넣었다.

주행조건은 '가급적 일상적' 주행. 연비를 의식하지 않고 평상시 주행 습관대로 주행을 시작했다. 교통 흐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고 차가 뜸한 고속도로에서는 충분히 속도를 높였다.

▲ 가평의 한 휴게소. 캠핑장으로 취재를 가다 돌련 차를 돌려 서울로 향했다.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취재를 위해 차를 몰고 이동했다. 창동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이용했고 46번 국도로 빠졌다. 교통 흐름이 원활하던 46번 국도를 타고 1시간 가량 달리다 한 휴게소에서 차를 돌렸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지옥 같은 정체였다. 예상치 못한 소나기에 퇴근길 정체가 더해지며 북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로는 그야말로 주차장을 연상시켰다. 남양주에서 성산대교 북단 교차로까지 이동하는데만 2시간 넘게 소요됐다. .

▲ 끔찍했던 내부순환로를 지나 서교동에 위치한 모터그래프 사무실에 도착했다.

디젤 세단은 정속 주행에서 우수한 연비를 보이지만 정체 구간에서는 연료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파사트 2.0 TDI는 정차시 엔진을 자동으로 멈추게 하는 오토스타트&스톱 기능이 장착되지 않아 더 불리한 입장이었다. 

겨우 오후 9시 15분 경,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모터그래프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때까지 약 110km를 달렸다. 각 자동차 계기반의 트립컴퓨터를 살펴보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2.4km/l를 기록했고 파사트는 16.9km/l를 기록했다.

▲ 임진각에 도착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폭스바겐 파사트.

주유 오차등을 감안하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최소한 200km는 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부족한 거리는 서교동에서 강변북로와 자유로를 통해 임진각까지 왕복 주행하는 것으로 보충했다. 강북강변로도 여전히 차량 통행이 많았지만 자유로 김포대교를 지나면서부터는 교통 흐름이 원활해져 제한속도로 정속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임진각을 거쳐 목동의 한 주유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0시 50분.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총 223.4km를 달렸고 트립컴퓨터상의 평균연비는 11.7km였다. 파사트 2.0 TDI는 총 227.1km를 달렸고 평균연비는 16.8km로 적혔다. 

▲ 실험을 종료하고 주유소에 도착했을 때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트립컴퓨터.
▲ 실험을 종료하고 주유소에 도착했을 때의 파사트 트립컴퓨터.

◆ 쏘나타 하이브리드, 어떤 주행에서도 '표시연비' 도달 못해

주유소에서 오전과 동일한 방법으로 두 차 기름을 가득 채웠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총 18.26리터가 주유돼 실제연비는 12.2km/l로 측정됐다. 표시연비 16.8km/l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이번 실험에서 12.2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파사트는 총 11.963리터를 주유했고 실제연비는 18.9km/l로 측정됐다. 표시연비 14.6km/l를 훨씬 웃돌았다. 파사트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비해 실연비도 우수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유를 주유했기에 더욱 경제성이 높았다.

▲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는 이번 실험에서 18.9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모터그래프 김한용 기자는 “일반 하이브리드는 정체구간에서 우수한 연비를 보이지만, 유독 현대차 하이브리드는 정체구간에서나 정속 주행 모두에서 경쟁차에 비해 연비가 떨어졌다"면서 "현대차의 '하이브리드'는 실제 연비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단지 마케팅 용어에 가까워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 차 표시연비가 리터당 16.8km로 나오는 것은 연비 측정에 상당한 맹점이 있다는 뜻이므로, 정부는 연비 측정과정을 명확하게 공개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터그래프는 그동안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이용해 페라리 캘리포니아, 렉서스 ES300h,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등과 연이어 연비 비교 실험을 진행했다. 세차례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단 한번도 표시연비에 가까운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한편, 모터그래프 '뻥연비 해부' 다음편에선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출시 예정인 그랜저 하이브리드 표시 연비에 얽힌 문제점에 대해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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