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지볼프(Susie Wolff)가 F1의 유일한 여성 드라이버로 이목을 모으자 지난 2010년의 메르세데스-벤츠 광고가 다시 수면위로 올랐다. 

당시 멕라렌-메르세데스팀을 통해 F1에 복귀한 미하엘슈마허(Michael Schumacher)와 몇년 전 DTM HWA(메르세데스-AMG)팀을 떠난 미카하키넨(Mika Häkkinen)이 함께 등장해 눈길을 모았던 바로 그 광고다. 이 광고는 불의의 스키사고를 겪은 미하엘 슈마허에 대한 팬들의 그리움까지 더해져 의미를 더한다. 

 

미카하키넨은 당시 F1, DTM에 이어 윈터챌린지와 아시안 르망까지 다양한 분야로 장르를 펼쳐가던 인물로, 미하엘슈마허를 보면서 "내 그럴줄 알았다, 선데이드라이버"라고 비꼰다. F1 결승 경기가 일요일에만 열린다는 점을 노린 우스개다. 

▲ 메르세데스-벤츠 230SL을 몰고 있는 미하엘 슈마허

하지만 잠시 후, 우쭐대는 하키넨을 단번에 추월하는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가 등장했다. 이 차의 운전자는 당시 DTM에서 활동하던 미모의 여성 레이서 수지스토다트(Susie Stoddart)였다. 

그녀는 현존하는 최고의 전설적 드라이버 둘을 가볍게 물리치고, 여유롭게 중얼거린다. “그럴 줄 알았다. 노땅들이었군.”

▲ 미카 하키넨 "그럴 줄 알았다. 선데이 드라이버였군."

이어 '겨울이 올때 즐기세요. 자동차를 발명한 회사가 제공하는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으로'라는 글이 자막으로 나타난다. 

이 광고는 메르세데스-벤츠의 4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4-Matic)을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아무리 좋은 자동차에 훌륭한 레이스 드라이버가 타고 있어도 눈길에서 최신 4매틱 기술만큼 훌륭할 수는 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또 최초의 자동차를 만든 회사인만큼 4륜구동 시스템도 최고로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 당시 독일 DTM 대회 여성 레이서 수지스토다트. "그럴 줄 알았다. 노땅들이었군"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제작된 이 유머러스한 영상에서 레이서들은 모두 환하게 웃고 있지만 불과 5년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미하엘슈마허는 스키 충돌 사고 이후 장기 재활 훈련 중으로 알려졌으며 공식석상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미카 하키넨은 큰 인기에도 불구하고 2001년 F1에서 '아이들을 위해 살겠다'면서 조기 은퇴를 한 후 DTM에 복귀해 활약하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안 르망 등에 출전하고 있다. 

수지스토다트는 메르세데스-AMG패트로나스팀의 대주주이자 F1의 '큰 손'으로 불리는 토토볼프(Toto Wolff)와 결혼 후 지금은 '수지 볼프'로 F1 테스트 드라이버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어쩌면 영상과 마찬가지로 수지볼프가 둘을 추월 했는지도 모른다. 

▲ 영상 속 미하엘 슈마허의 차는 메르세데스-벤츠 230 SL(W113)다. 1963년부터 1967년까지 판매된 메르세데스-벤츠의 후륜구동 쿠페·로드스터. 2.3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0.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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