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판매량을 이어가던 르노삼성 QM3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스페인에서 전량 수입되는 QM3의 물량이 부족해 국내 수요에 대응하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쌍용차가 내놓은 초소형 SUV 티볼리가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으며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방심하던 르노삼성은 물량 부족과 경쟁 차종의 등장으로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는 상황에 몰렸다.

그 결과는 판매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1월 1642대를 판매한 QM3는 2월과 3월 각각 567대, 939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반면, 무서운 상승세의 티볼리는 출시와 동시에 231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2월 2898대, 3월 2828대 등 3000대에 육박하는 판매 실적을 이어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번 달 르노삼성은 스페인 현지 공장으로부터 QM3의 국내 판매 물량을 확보하는데 성공했고, 공격적인 판촉 활동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의 ‘1리터의 승부를 기다리겠습니다’ 영상은 그 일환으로 만들어진 두 번째 광고다. 특히, 이 광고는 다른 브랜드 차종을 직접 언급하는 등 자극적인 내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르노삼성이 QM3의 상대로 자신만만하게 지목한 모델은 폭스바겐 골프, 미니 쿠퍼, 현대차 신형 투싼이다. 또, QM3의 광고 영상인 1탄 ‘세상의 모든 차들에게 QM3가 말합니다’와 2탄 ‘1리터의 승부 기다리겠습니다’편에 이어 세 번째 영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3탄에서는 1리터의 연료만 넣은 QM3를 비롯해 전작에서 지목한 경쟁차종들이 영상에 등장해 실제로 축구 경기를 펼치는 내용을 담는다고 한다. 자동차들이 어떤 방식의 축구 경기를 진행하는지는 직접 확인해 보라고 르노삼성 측은 말했다. 

# "르노삼성 QM3의 디자인·성능·연비는 수입차급이다" 

르노삼성은 QM3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쌍용차 티볼리가 점유율을 빼앗아 가는 등 최악의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이달부터 물량 부족 문제가 해소돼 숨통이 트였고, 다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번 광고시리즈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광고는 QM3의 우수한 연비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비슷한 성능과 개성있는 외관을 갖춘 유럽 대표 소형차 미니와 골프를 지목했고, QM3도 이 차들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경쟁 해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형 투싼은 비록 차급은 다르지만 실내 수납공간 등 일부분에선 QM3의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QM3의 장점이 다른 브랜드의 SUV 제작에도 벤치마킹 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반면, 주요 경쟁모델로 꼽히는 티볼리가 이번 광고에서 지목되지 않은 점에 대해선 "티볼리가 가솔린 모델만 있기 때문에 연비 측면에서 비교하기 어려워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 미니·폭스바겐·현대차, "예쁜 내가 참아야지"

르노삼성이 경쟁차종으로 지목해 뜻하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는 미니와 폭스바겐, 현대차의 생각도 물었다.

미니 관계자는 “마케팅 측면에서 미니를 언급했다는건 이해하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차급과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차종을 경쟁모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폭스바겐 관계자는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일명 ‘맞짱뜨기’식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고, 주로 국산차가 인기 수입차를 경쟁모델로 지목하곤 하는데, 이번 광고 영상도 이런 식”이라며, “상대로 지목된 것은 골프의 인기를 반영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투싼의 인기를 르노삼성 측이 의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투싼은 출시한 3월 열흘 남짓한 기간에 2895대가 팔리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래 영상은 르노삼성이 선보인 QM3 광고 1탄 '세상의 모든 차들에게 QM3가 말합니다'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