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복서' 메이웨더부터 이건희 회장까지, '갑부들의 슈퍼카 사랑'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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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30 17:20
'무패복서' 메이웨더부터 이건희 회장까지, '갑부들의 슈퍼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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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최고의 복싱 빅매치로 꼽히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vs 매니 파퀴아오'의 대결이 5월3일 펼쳐진다. 47전47승(26KO)의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5체급을 석권한 메이웨더와 64전57승(38KO)2무5패의 놀라운 성적으로 8체급을 제패한 파퀴아오의 역사적인 승부에 복싱팬은 물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 대결의 대전료는 무려 2700억원. 이 중 메이웨더가 1600억원, 파퀴아오가 1100억원을 받는다. 최고 레벨의 두 선수지만, 메이웨더가 같은 대전료를 받기를 거절해 우여곡절 끝에 6:4로 차이가 나게 됐다. 이번 대결로 메이웨더는 작년에 이어 세계 스포츠 부자 순위 1위에 오를 것이 확실해 보인다.

◆ 권투 선수 '플로이드메이웨더'

승패도 승패지만, 자동차 마니아의 관심은 메이웨더의 자동차 리스트에 모아졌다. 이번에 받은 대전료로 어떤 슈퍼카를 추가할지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펼쳐진 것. 메이웨더는 엄청난 돈을 버는 만큼 자신의 호화로운 생활을 SNS로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중 '억'소리나는 슈퍼카 리스트는 자동차 마니아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 메이웨더가 가장 사랑하는 차는 역시 가장 비싸게 산 부가티인 듯하다

메이웨더의 슈퍼카 리스트에는 최신 모델이 많다. 30대 후반으로 아직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이렇게 많은 돈을 번 기간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다. 메이웨더의 자동차 리스트에는 부가티 베이론과 베이론 그랜드 스포트 등은 물론 페라리 엔초, F40, 458 스파이더, 599 GTB 피오라노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포르쉐 911 터보S, 롤스로이스 팬텀, 팬텀 드롭헤드 쿠페, 벤틀리 뮬산, 컨티넨탈 등이 들어있다.

▲ 메이웨더는 수많은 슈퍼카뿐 아니라 500억원 상당의 전용기 걸프스트림5도 보유하고 있다

자칫 허세로 보일 수도 있지만, 메이웨더는 각 슈퍼카들의 차대 번호까지 외울 정도며, 메이웨더(Mayweather) 엠블럼을 만들어 차에 붙이고 다닐 정도로 차를 끔찍하게 아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 방송인 '제이레노'

자동차 수집가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제이레노다. 유명 코메디언이자 MC인 제이레노는 22여년간 NBC 투나잇쇼를 진행하면서 번 돈으로 수백대의 자동차를 구입했다. 제이레노의 평균 연봉은 약 150억원 정도인데, 매년 50억원 이상을 자동차에 썼다니 취미 생활에 대략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은 것이다.

▲ 제이레노 차고에 추가된 맥라렌 P1

제이레노의 자동차 리스트는 약 400여대로 매년 늘어나는데, 이 차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 공항의 경납고를 개조한 차고에 모여있다. 차종도 1956년형 오스틴 힐리 100 BN2, 1966년형 쉐보레 콜베어 코르사, 1954년형 닷지 스테이션 외건 등의 클래식카부터 애스턴마틴 뱅키시, 파가니 와이라, 렉서스 LFA,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맥라렌 MP4-12 등의 슈퍼카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쯤되면 제이레노의 차고에 들어가지 못한 스포츠카는 자존심이 상할지도 모르겠다.

▲ 제이레노의 화려한 차고. 가끔 일반인에게 오픈하기도 한다

특히, 제이레노 역시 일이 없을 때는 대부분을 차고에서 보낼 정도로 자동차를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명의 개인 정비사와 최고급 정비 시설을 갖추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차가 언제든지 달릴 수 있도록 준비해두고 있다. 투나잇쇼를 진행할 때도 매일 다른 차로 바꿔 타고 다녔다고 한다.

◆ 국왕 '하사날볼키아'

▲ 브루나이의 술탄 하사날볼키아의 의전차량은 금으로 꾸며진 구형 롤스로이스다

브루나이의 국왕(술탄)인 하사날볼키아는 한정판 자동차 수집가로 유명하다. 석유가 콸콸 쏟아지는 부자 나라인 부르나이에서 하사날볼키아는 말 그대로 절대 권력을 누리고 있다. 헌법에 '국왕은 개인적으로나 공식적으로나 어떤 잘못도 없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니 '자동차 수집'이란 소박한(?) 취미 쯤이야.

▲ 브루나이 술탄 하사날볼키아의 차고. 한정판 슈퍼카로 가득 채워놨다

하사날볼키아의 차고에는 7000대의 자동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에 수억에서 수십억원하는 최고급 자동차를 말이다. 특히, 150명이 넘는 정비사를 두고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데, 자동차 마니아들이 솔깃할 한정판 희귀 모델이 많다. 부가티 ED 110 SS, 페라리 FX(2대), 맥라렌 F1(8대, LM 버전 5대), 페라리 F40(5대), 페라리 F50(8대), 페라리 F456(4도어, 컨버터블, 왜건 등 3대), 벤틀리 도미네이터, 벤틀리 자바(10대), 다우어 962LM(10대), 메르세데스-벤츠 CLK-GTR, 피닌파리나 미토스, 치제타 모로더 V16T(3대), 재규어 XJR-15(2대), 메르세데스-벤츠 300SL 등도 모두 하사날볼키아의 자동차 리스트다.

◆ 디자이너 '랄프로렌'

폴로의 회장인 랄프로렌은 고성능 슈퍼카보다는 멋들어진 클래식카 수집에 일가견이 있다. 디자이너답게 희소성이 뛰어나면서도 미적 가치가 높은 명차를 모으는 취미가 있는 듯하다. 

▲ 디자이너 랄프로렌은 클래식카 수집으로 유명하다

랄프로렌은 부가티, 알파 로메오, 벤틀리,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 애스턴 마틴, 포르세, 페라리 등 최고급 브랜드들의 클래식 모델을 60여대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대밖에 없다는 1938년형 부가티 애틀랜틱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로 평가 받는 1962년형 페라리 250 GTO, 최초의 슈퍼차저 모델인 1929년형 벤틀리 블로워, 걸윙도어가 적용된 1955년형 메르세데스-벤츠 300SL, 르망 우승으로 유명한 재규어 XKD 등도 랄프로렌 소유다.

▲ 랄프로렌회장의 페라리 컬렉션. 1958년형 테스타로사를 중심으로 60~90년대의 페라리가 모여있다

특히, 랄프로렌은 2011년 프랑스 파리 장식미술 박물관에서 1930~1990년대를 장식했던 예술적인 클래식카 17대를 선보이는 전시회와 함께 자동차 디자인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 기업인 '이건희'

필요 이상으로 검소함을 강요하는 우리나라의 정서상 유명한 자동차 수집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누가 어떤 차를 타고 다닌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스스로 자신의 자동차 컬렉션을 공개하는 경우는 없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자동차 사랑은 삼성 자동차 박물관과 인근 '애마 격납고'의 규모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화려한 컬렉션 못지 않게 직접 달리는 것 또한 즐기는 성향이어서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건립과 유지에 힘썼다. 또 인근 별장에 기거하며 매일 아침 저녁으로 차를 달렸을 뿐 아니라 국내외 유명 레이서를 불러다 수개월간 숙식을 제공하며 강습을 받는 걸로 유명했다. 이건희 회장을 가르친 한 레이서는 "실력을 보기 위해 '서킷을 한바퀴 돌아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달려 깜짝 놀랐다"고 말했을 정도다. 

▲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다양한 슈퍼카를 바꿔타며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달리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았다

이건희 회장의 자동차들 일부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찍힌 몇 장의 사진에 의해 반 강제적으로 공개됐다. 이 사진에는 페라리 F430 스쿠데리아, 페라리 F430 스파이더,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포르쉐 911 GT2, 포르쉐 911 GT3 RS, 911 터보 카브리올레, 포르쉐 911 터보,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메르세데스-벤츠 SL63 AMG, 메르세데스-벤츠 SL65 AMG 등의 스포츠카가 늘어서 있는데, 일부 언론은 "이회장이 서킷을 전세내고 차를 바꿔가면서 달리는 '황제 드라이빙'을 즐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이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마이바흐 랜덜렛을 타고 다닌다'거나 '부가티 베이론이나 올드카 르와이얄을 갖고 있다'는 등 여러 소문이 나돌았다. 물론 실제로도 갖고 있었다. 반면, 스포츠카 매장에서 차를 몇대 골라 사서 몰고 나오려는데 신입 영업사원이 계약금을 달라며 이 회장을 불러 세우자 비서가 즉석에서 3억원의 수표를 줬다는 소문도 있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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