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로스(Qoros) 오너 '이단 오퍼'..."현대차를 보라"
  • 상하이=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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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28 19:39
[인터뷰] 코로스(Qoros) 오너 '이단 오퍼'..."현대차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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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상하이모터쇼에서 중국 코로스자동차의 50% 지분을 가진 오너, 이단 오퍼(Idan Ofer)를 만났다. 사실 인터뷰를 했다기 보다 그가 먼저 말을 걸어오는 통에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3년에 제네바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낯선 이방인에게 자꾸만 말을 걸어오는 노인. 격의없고 활달한 성격의 이 사람은 알고보면 이스라엘 최고의 부자이자 세계 70위 부자였다. 얼마전만 해도 이건희 회장보다 돈이 두배는 많았다. 

최근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베터플레이스 같은 프로젝트가 좌초하고 새로운 사업을 계속 추진하면서 이스라엘 4위, 세계 300위로 내려 앉았지만 여전히 알려진 자산만 우리돈 5조원 정도다. 바다속 시추를 비롯한 해양 산업에서 뼈가 굵은 그는 피카소와 고흐 등 세계 최고 예술품을 여럿 보유한 ‘예술계 큰 손’으로도 유명하다. 

▲ 2015 상하이모터쇼의 코로스 부스

그가 "현대차를 보라"고 한다. 이제 도로에 나온지 일년반 된 자신의 회사는 금세 성장할 수야 없겠지만, 이미 중국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고, 우수한 품질을 꾸준히 키워간다면 현대차 못지 않은 성장도 할 수 있을거라 자신했다. 

보호무역주의에 가까운 한국 정부에 대해 쓴소리도 내놨다. 보호주의는 현대차가 돈을 벌게 된 비결이긴 하지만, 경쟁력을 약화시킨 주범이어서 오히려 현대차가 어려웠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또 자신의 자동차 회사는 유럽 같은 선진시장에 내놔도 좋은 수준의 품질을 갖췄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실제로 디자인은 미니 디자이너 게르트힐데브란트를 영입하고 기술은 마그나슈타이어를 통해 서구 기준에서도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냈다. 

브랜드 가치가 부족한게 유일한 문제라고 한다. 우직하게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그의 신념이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아래는 잡담처럼 이뤄졌던 질의응답 전문.

Q. 당신의 회사가 이미 성장 했다고 보는데

충분치 않다. 아직 성장 중이다. 이제 시작이다.

Q. 적어도 제품은 충분히 성장하지 않았나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3개의 제품 밖에 없다. 2016년~2017년 까지 더 많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판매를 늘리고 있다.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는 극단적으로 높다. 판매 시작 18개월인데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기대가 매우 높다. 

Q. 아직 자동차 판매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초기단계라 그렇다. 공부하는 단계다. 처음엔 차 한대만 있으면 시작한다. 그러고나면 책임감 있는 딜러가 있어야 한다. 알다시피 시간이 필요하다. 현대자동차를 봐라. 40년이 걸린거 아니냐. 그런데 우리는 도로에 나온지 이제 1년반 됐다. 여전히 초기다. 

▲ 미니(MINI) 디자이너 게르트 힐데브란트가 디자인한 코로스 2 SUV PHEV.

Q. 이 차를 중국이나 한국에 팔텐데…

아니다. 한국에는 그렇게 빨리 팔지 않을거다. 한국 시장은 살펴본 적이 있긴 한데, 관세나 기타 세금이 높다. 보호무역적인 시장이다.

Q. 맞다. 게다가 한국 사람들은 중국 제품을 믿지 못하는 면도 있는것 같다. 

그건 해결할 수 있다. 이건 굉장히 품질이 좋은 차. 하지만 가격이 문제다.

Q. 가격이 어떻길래, 여전히 저렴하긴 한가.

아니다. 전혀 저렴한 차가 아니다. 중국 시장에서 보면 저렴한 가격대에 전혀 해당 되지 않는다. 우리 자동차는 질이 매우 높은 차다.

▲ 미국포브스 세계 부호 500위에 올라있는 이단오퍼(Idan Ofer)

Q. 코로스가 처음가 나올때는 금방 업계의 판도를 바꿀것 같았는데, 왜 아직 아무 변화가 없나.

자동차의 색상만 바꾸는데도 2년 정도 걸린다. 사업의 모든 부분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자동차 디자인은 옷을 디자인 하는 거와는 완전히 다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새로운 모델을 만드려면 최소한 3~4년은 필요하다. 자동차의 변화나 새 자동차 개발은 시간이 필요하다. 돈도 필요하고.

Q. 뭐 사실 당신 돈은 엄청 많지 않나

제가 돈이 많다고? 어떻게 아나?

Q. 당신은 엄청 유명한 사람이니까 알수 밖에 없지

뭐 그렇긴 하다.

Q. 이스라엘에서 유명한 부자 아닌가

아니다. 이젠 런던에 살고 이제 이스라엘에는 더 이상 안간다. 런던에 산다. (주: 이스라엘인이지만 요즘 팔레스타인 문제 등 정치적 관련을 꺼리는 듯)

Q. 한국에서 사업도 하는것 같은데

한국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보다는 조선 관련 사업이다. 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큰 고객이기도 하다.

Q. 어떤 고객이라는건가. 

배들과 해양산업설비 같은걸 주문한다. 수십억달러(수조원) 짜리다.  난 한국의 조선업자가 전세계에서 가장 실력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말로) 진짜!

Q. 당신의 자동차 회사는 큰 기업으로 성장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 장애물이 많은데.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훌륭한 디자인, 가장 중요한 최고의 안전, 기술적 완성도라고 본다. 우리는 이 모든걸 달성했다. 

우리 차는 리콜이 전혀 없고, 매우 매우 높은 고객만족을 이뤘다. 하지만 기억을 떠올려보라. 2년전에는 누구도 우리 브랜드를 들어본 적조차 없다. 보통의 소비자들은 가장 큰 소비가 집이고, 두번째 지출이 자동차다. 이렇게 큰 지출을 하는데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브랜드의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점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는 이유다. 이건 꽤 긴 과정이다.

▲ 상하이모터쇼에 전시된 코로스 3

Q. 그러면 코로스(Qoros)의 미래는 어떻게 보나

우리 자동차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수출가능한 자동차다. 아프리카 같은 후진국이라면 몰라도 선진 시장은 들어가기 어려운 시장이다. 그런데 이 차들은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이런걸 이룬거다. 자동차 세계에서 보면 굉장히 독특한 회사다. 

현대자동차를 보라. 나도 1980년대초에 한국에 갔었지만 당시 현대차는 끔찍했다. 정말 형편없었다. 반면 지금은 높은 성능에 품질도 굉장히 좋다. 30년 넘게 걸린 셈이다. 

80년대와 90년대를 보내고 지금의 현대가 됐다. 당시 한국 정부는 수입차에 대해 굉장히 보호무역적인 입장이었고 경쟁자가 없었으니 현대차는 돈을 쉽게 벌 수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쟁자가 없다보니 좋은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했다. 

막상 캐나다와 미국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완전히 실패했다. “우리 한국 최고의 기업 현대차야, 이 정도면 미국에도 들어갈 수 있겠는데” 하면서 들어갔겠지만 뭐 소비자들 기준 근처에 미치지도 못했다. 그 실패 때문에 거의 10년 동안 고통을 받고 제대로 판매하기 어려웠다. 다시 노력한 끝에 현대자동차가 지금은 아주 좋은 회사로 여겨지는것 아닌가. 

Q. 알았다. 코로스는 지금 몇개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나?

중국과 슬로바키아. 올해에는 중동에서 판매를 시작할 것이고 어쩌면 스칸디나비아에 있는 다른 나라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 하지만 앞으로의 2년 동안은 여기서 최대한의 노력을 하며 이 시장에 집중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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