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올리고', 수입차 '내리고'…"그랜드 크로스 머지 않았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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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13 17:35
국산차 '올리고', 수입차 '내리고'…"그랜드 크로스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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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산차 가격은 꾸준히 오르는 동안, 수입차는 가격을 조금씩 내렸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국산차 가격이 동급 수입차보다 비싸지는 '그랜드 크로스'도 가능할 것만 같다.

10일, 모터그래프에서 최근 7년간 자동차 가격 변동폭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국산차는 15%에서 최대 52%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부분의 수입차는 오히려 가격을 낮추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산차 제조사는 "상품성을 향상 시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올렸지만, 추가된 사양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가격을 내린 셈"이라는 묘한 주장을 하기도 한다. 반면 수입차의 경우 상품성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한-미, 한-EU FTA에 따라 관세 부담이 적어진 데다가, 시장이 커질수록 '규모의 경제'를 이뤄 가격을 낮출수 있었다. 또, 최근에는 작고 저렴한 엔트리급 모델을 공격적으로 추가해 진입 장벽도 낮아지고 있다.

실제 판매 가격은 이미 역전된 경우도 흔하다. 할인이 없다시피한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딜러판매제가 정착 돼 있기 때문이다. 딜러 할인을 통하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천만원 이상 저렴한 경우도 많다. 

이를 두고 '수입차는 가격 거품이 빠지는데, 국산차는 더 심해진다'는 의견과 '수입차만큼 좋아졌으니 가격도 올라가는게 당연하다'는 의견이 맞선다. 어쨌든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 국산차, 한국GM '쉐보레' 이름 달고 가장 많이 올라…현대기아차는 12~33%

국산차는 가장 저렴한 엔트리급 모델을 기준으로 조사했다. 파워트레인이나 구동방식을 변경한 경우 최대한 비슷한 트림으로 비교했으며, 옵션은 고려하지 않았다.

 

가장 많이 오른 모델은 쉐보레 스파크와 크루즈로, 7년 동안 무려 50% 이상 비싸졌다. 본래 낮은 가격을 고수하던 한국GM이 2011년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가격을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스파크의 경우 2008년 마티즈일 때는 626만원에 기본 모델을 살 수 있었지만, 올해에는 52.1%이 오른 952만원을 줘야 한다. 크루즈도 라세티란 이름으로 1153만원부터 팔았지만, 지금은 51.2% 올려 1750만원을 내야 한다.

캡티바는 스파크, 크루즈처럼 눈에 띄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2008년 2212만원(윈스톰)이던 것이 현재는 23.9% 오른 2741만원이다.

다음으로는 르노삼성 SM3와 기아차 모닝, 기아차 프라이드가 28.6~33.1%의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차가 작을 수록 가격이 낮다 보니, 다른 차에 비해 조금만 올라도 인상율이 높게 나타나는 면도 있다. 작은 차일수록 채산성이 떨어져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이유다.

 

SM3는 2008년 1195만원부터 시작했으나, 2015년에는 33.1% 오른 1590만원에 판매된다. 최근 고급 경차 열풍을 반영한 듯 모닝도 692만원에서 915만원으로 32.2 올랐으며, 914만원이었던 프라이드도 28.6% 오른 1175만원에 판매된다.

현대차 투싼과 아반떼, 에쿠스도 많이 올랐다. 투싼의 경우 현대차 주요 차종 중 인상폭이 가장 높았는데,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출시된 신차인 영향이 있는 듯하다. 다만, 올해 풀체인지된 신형 아반떼가 나오면, 투싼보다 더 많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투싼 기본 모델의 가격은 1774만원이었지만, 올해 2250만원으로 26.8% 올랐다. 아반떼 역시 1140만원에 팔리던 2008년과 달리 요즘에는 23.7% 오른 1410만원부터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모델인 에쿠스는 5610만원에서 23.2% 오른 6910만원이다.

 

인상폭이 큰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최근 7년간 물가상승률과 비슷한 15% 수준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싼타페가 2401만원에서 2817만원으로 17.3%, 제네시스는 3986만원에서 4650만원으로 16.7%, 쏘나타는 1934만원에서 2255만원으로 16.6% 올랐다.

기아차는 카니발이 16.9% 오른 2735만원, 쏘렌토는 16.7% 인상된 2765만원이다. 카렌스와 스포티지는 12%가량 올라 각각 1665만원, 2065만원에 판매된다. 

르노삼성은 SM7가 2750만원에서 3040만원으로 10.6%, SM5는 2000만원에서 2250만원으로 12.5%, QM5는 2360만원에서 2670만원으로 13.1% 올랐다.

쌍용차 코란도 스포츠는 액티언 스포츠로 1855만원이었지만, 현재는 13.5% 오른 2106만원에 판매된다. 렉스턴은 2840만원에서 2812만원으로 유일하게 7년 전보다 가격이 떨어졌다.

◆ 수입차는 내리거나, '쬐끔' 올리거나

수입차는 올해 3월 베스트셀링카 TOP20 중 주요 모델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트림의 가격을 위주로 조사했다. 파워트레인이나 구동방식이 변한 경우 최대한 비슷한 사양으로 비교했다.

 

14종의 수입차 조사 결과 절반에 달하는 7개 차종은 오히려 7년 전보다 가격이 6.9~10.8% 내렸다. 특히, 가격이 오른 나머지 7개 차종 중에서도 아우디 A4, 폭스바겐 골프 등 2개만 8.8~8.9% 올랐을 뿐, 나머지 5개 차종의 인상률은 5% 미만이었다.

 

폭스바겐은 파사트를 2008년 4450만원에서 올해 3970만원으로 10.8%, 티구안은 4170만원에서 3840만원으로 내렸다. 렉서스도 ES의 가격을 5770만원에서 5150만원으로 10.7% 인하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도 E클래스를 7590만원에서 9.7% 내린 6850만원에 판매했다.

또, 아우디는 A6를 7950만원에서 7340만원으로 7.7%, A3는 3960만원에서 3650으로 7.2% 인하했다. 혼다 어코드는 3490만원에서 3250만원으로 6.9% 저렴해졌다.

 

반면, BMW 5시리즈와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S클래스, 포드 익스플로러의 가격은 1.6~4.5% 올랐다. 5시리즈는 6290만원에서 6390만원으로 1.6% 올랐고, 3시리즈는 4570만원에서 3.5% 오른 4730만원이다. C클래스와 S클래스도 각각 5290만원에서 5420만원, 1억2500만원에서 1억2850만원으로 올랐지만, 인상폭은 2.5~2.8% 수준이었다. 익스플로러는 5140만원에서 4.5% 오른 5370만원이다.

가장 많이 오른 모델은 A4로, 2008년 4950만원에서 7년 동안 8.9% 올라 5390만원에 판매된다. 골프는 3070만원에서 3340만원으로 8.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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