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2015년 3월…"사라진 현대기아차, 모조리 수입차 됐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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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09 11:39
[시장 동향] 2015년 3월…"사라진 현대기아차, 모조리 수입차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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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약간 줄었지만 다른 브랜드 국산차는 별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줄어든 점유율을 수입차가 모조리 가져갔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작년 3월 70.6%에서 올해 3월 67.1%로 3.5%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수입차는 11.4%에서 14.9%로 3.5% 늘었다. 반면, 국산차 브랜드는 티볼리를 앞세운 쌍용차만 0.9% 올랐을 뿐,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각각 0.8%, 0.1% 줄었다.

 

작년부터 올해 말까지 굵직굵직한 국산 신차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지만, 한 달에 몇 대씩 쏟아내는 수입차의 물량 공세는 좀처럼 막아내기 힘든 듯하다. 최근 수입차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각 업체들은 작고 저렴한 엔트리급 모델을 추가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는 데다가, 국산차 가격이 수입차를 고려할 정도로 크게 올랐다. 특히, 할인에 인색한 국산차와 달리 공식 프로모션에 딜러 할인까지 추가돼 수백에서 수천만원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도 수입차가 늘어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지난달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인 아우디 A6는 1657대로, 국산차 순위에서도 25위에 오를 정도로 많았다. 이는 기아차 K7(1704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쉐보레 올란도(1655대)와 SM3(1608대), 말리부(1433대)보다 많이 팔린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모델인 S클래스도 973대로 현대차 에쿠스(598대)와 기아차 K9(401대)을 훌쩍 넘어섰다.

◆ 국산차 브랜드별 판매량…현대기아차 '순항', 쌍용차 '티볼리 효과'

지난달 국산차 판매량은 총 12만7216대로 전년(12만1416대)보다 4.8% 증가했다. 현대차는 0.3% 늘어난 5만7965대, 기아차는 8.5% 성장한 4만2305대가 팔렸으며, 한국GM은 1만3223대, 쌍용차는 7719대, 르노삼성은 6004대로 각각 0.5%, 31.9%, 7.4% 늘어났다. 

 

현대차는 쏘나타가 택시 판매가 늘며 예년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이며, 풀체인지를 앞둔 아반떼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하락폭을 최소화했다. 그랜저부터 아슬란, 제네시스, 에쿠스로 이어지는 대형차 라인업은 여전히 높은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했다. 새롭게 출시한 신형 투싼과 월평균 6000대 이상 팔리는 싼타페 등 SUV 라인업도 현대차를 든든히 받쳐줬다. 

기아차는 신차 출시를 앞둔 K5 등 K시리즈가 모두 감소했지만, 카니발과 쏘렌토가 작년 출시 이후 꾸준히 높은 판매량으로 전체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카니발은 경쟁 모델이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인기를 모았으며, 쏘렌토는 싼타페를 넘어설 정도로 많이 팔렸다. 모닝과 레이 등 경차 라인업은 다소 줄었지만, 나름 제 몫을 해줬다.

상반기 풀체인지되는 스파크는 예년만 못했지만, 지금까지 하지 않던 파격 프로모션을 통해 감소 폭을 줄였다. 크루즈와 말리부 등 주력 세단 모델과 트랙스, 캡티바, 올란도 등 RV 모델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아베오와 알페온의 끝없는 추락은 한국GM의 골칫거리다. 

티볼리의 성공으로 쌍용차가 눈에 띄게 늘었다. 가솔린 모델 만으로도 월 3000대가량 팔렸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티볼리에 신경쓰느라 다른 모델은 다소 줄었지만, SUV 전문 브랜드의 특성상 큰 폭의 하락세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은 SM5·SM7에는 노바(Nova), SM3·QM5에는 네오(Neo)를 출시해 하락세를 겨우 잡았다. 특히, SM5 노바는 전년 대비 27.7%나 늘었다. 그러나 4개 모두 '사골'에 비유될 정도로 출시된지 오래된 노후된 모델이어서 앞으로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물량이 확보되는 즉시 팔렸던 QM3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도 있어 주력 모델의 풀체인지나 신차 추가가 절실한 시점이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세단…현대차 독주, '빈 틈이 없다'

 

경차에서는 모닝이 7936대로 전년 대비 13.4% 줄었으나, 4889대 팔린 스파크와의 격차를 3000대 이상 벌렸다. 스파크는 신차 출시전 다양한 프로모션을 실시했지만, 18.4% 줄었다. C-테크 출시로 인한 가격 상승 및 신차 대기 수요 등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기아차의 경형 박스카 레이는 2384대로 17.5% 줄었다.

엑센트가 7단 DCT 모델을 출시했지만, 판매량은 1733대로 오히려 22.3%나 줄어들었다. 국내 소형차 시장은 대형차 시장보다도 작을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다. 경차와 준중형차 사이에 낀 차급이라 파격적 신차가 나오지 않는 이상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라이드와 아베오도 각각 700대, 231대 팔릴 정도로 저조하다. 업체에서도 포기한 듯 별다른 프로모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아반떼는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음에도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예년 수준인 7239대를 지켜냈다. K3는 3688대, 크루즈는 1812대, SM3는 1608대로 나름 선전했다. 국산 대표 준중형 해치백인 i30는 364대로 58.8%나 줄었다. 

중형차 1위인 쏘나타는 8556로, 예년 판매량을 회복했지만, 대부분 택시 물량으로 인한 것으로 예상돼 다소 위태로워 보인다. K5는 풀체인지를 앞둔 탓에 3539대로 22.2% 줄었지만, 하락폭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K5는 생산 물량 조절을 성공적으로 한 듯 추가 할인 폭도 그리 크지 않다. 말리부와 SM5는 각각 1633대, 2431대로 각각 4.0%, 27.7% 늘었다.  

준대형차는 그랜저가 특별할 프로모션 없이 월 7000대가 넘게 팔렸다. 반면 그랜저를 제외한 알페온, K7, SM7는 모두 불안하다. 또, 현대차가 야심차게 출시한 신차 아슬란도 전월보다 17.8% 줄어든 866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 

대형차는 출시된지 1년이 훌쩍 넘은 제네시스가 3535대 판매돼 시장을 주도했다. 에쿠스와 K9, 체어맨W는 모두 줄었다. 수입 고급세단의 공세를 막지 못하는 탓으로 분석된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RV…티볼리, 3달 연속 'QM3·트랙스 압도' 

 

B세그먼트 초소형 SUV 시장에서는 티볼리가 1월 출시 이후 3개월 연속 월 3000대가량 판매됐다. 아직 사전 계약 물량이 남아있어 6월 디젤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 잘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랙스는 조금 늘었지만, 디젤 모델 출시 여파로 조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QM3 역시 물량 확보가 변수지만 출시 초기처럼 3000대씩 팔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C·D 세그먼트 소·중형 SUV 시장에서는 신차 출시를 앞둔 스포티지는 크게 줄었지만, 신형 투싼이 본격적으로 팔리고 싼타페와 쏘렌토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해 전체적으로는 상승세다. 베라크루즈, 맥스크루즈, 모하비 등 대형 SUV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그리 큰 볼륨은 아니다.

MPV 시장은 신형 카니발과 올란도가 이끌었다. 카니발은 5000대 이상 팔렸는데,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 보니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추가된 7인승 리무진이 전체 실적에 별다른 도움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란도는 전년 대비 12.4% 늘어난 1655대가 팔렸는데, 카렌스와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코란도 투리스모도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실적 상승을 노렸지만, 카니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카렌스는 248대로 더 이상 바닥이 없을 정도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량…40% 급성장, 유로6 앞둔 파격 할인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은 총 2만2280대로 전년(1만5733대) 대비 41.6% 증가했다. 1~3월 누적 실적도 5만8969대로 32.7%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유로6를 앞두고 디젤 모델 재고 소진을 위한 수백~수천만원의 프로모션을 실시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독일 빅4의 점유율을 66.4%로 전월(68.1%)보다 1.6%가량 줄었다. 전체적인 수입차 판매 볼륨이 커질수록 70%를 훌쩍 넘었던 독일차 브랜드의 점유율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인 듯하다. 포르쉐(1.6%)를 포함한 독일차 점유율은 68%, 유럽 브랜드 점유율은 14.2%, 일본 브랜드는 12.3%, 미국 브랜드는 7.2%를 차지했다. 

올해들어 메르세데스-벤츠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줬던 BMW는 지난달 4003대를 판매해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4000대를 넘기며 선두에 복귀했다. 아우디는 3895대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경신하고 2위를 차지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는 3639대로 나름 선전했지만, BMW와 아우디에게 밀려 3위로 내려 앉았다. 폭스바겐은 1000대가 넘게 팔린 티구안의 활약으로 3264대로 4위에 올렸다.

다음으로는 포드·링컨(924대)과 렉서스(749대), 미니(723대), 도요타(709대), 랜드로버(680대), 크라이슬러·지프(629대)가 600대 이상 판매돼 10위권에 올랐다. 이밖에 혼다 528대, 닛산 473대, 푸조 444대, 볼보 420대, 재규어 349대, 포르쉐 346대, 인피니티 270대, 피아트 79대, 시트로엥 63대, 캐딜락 47대, 벤틀리 40대, 롤스로이스 6대 순으로 나타났다.

◆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아우디 A6 1위, 벤츠 S클래스도 1000대 팔려

 

베스트셀링카 상위 50개 모델 조사에서도 독일차 강세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1~11위를 독차지했을뿐 아니라 50개 모델 중 무려 27개가 독일 브랜드였다. 일본 브랜드는 8개, 비독일 유럽 브랜드는 8개, 미국 브랜드는 7개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엔진 배기량과 종류, 구동방식에 따라 분류하는 KAIDA와 달리 차명으로 통합해 집계하는 국산차 방식을 적용했다.

아우디 A6는 전월(1094대)보다 51.5% 늘어난 1657대로 1위를 차지했다. A6는 BMW 5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달리 적은 트림만이 운영되지만, 판매량은 가장 많았다. 세부적으로는 35TDI가 803대로 가장 많았고, 45TDI도 792대로 바짝 뒤따랐다.

BMW 5시리즈가 2위를 기록했다. 전월(941대) 대비 50.7% 증가한 1418대다. 전통적인 베스트셀링카인 520d가 650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520d의 사륜구동 버전인 520d x드라이브도 381대나 팔렸다. 또, 가솔린 모델인 528과 528 x드라이브도 각각 183대, 132대로 실적에 도움을 줬다.

지난 2월 1275대가 팔려 1위에 올랐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6.1% 줄어든 1197대로 3위에 그쳤다. 트림별로는 E250 블루텍 4매틱이 405대로 가장 많았고, E300 4매틱(217대)과 E250 블루텍 4매틱(190대), E300(113대)가 뒤를 이었다. 

4위는 폭스바겐 티구안으로, 전월(794대)보다 31.7% 늘어난 1046대가 판매됐다. 티구안은 국내에 2.0 TDI 블루모션 한 가지 트림만 판매된다. 단일 트림으로는 가장 많이 팔린 셈이며, SUV 모델 중에서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모델이다. 

5위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로, 전월(642대) 대비 51.6% 늘어난 973대가 팔렸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그 중에서도 플래그십 모델인 S클래스가 1000대 가까이 팔렸다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S클래스는 2013년 하반기 출시 이후 아우디 A8과 BMW 7시리즈를 압도하는 판매량으로 수입 대형세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밖에 폭스바겐 골프를 비롯해 BMW 3시리즈와 BMW 1시리즈, 폭스바겐 파사트,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아우디 A4와 렉서스 ES, 아우디 A3, 미니 5도어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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