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신형 투싼·K5 스파이샷 촬영·유포자 경찰 제보…영업기밀 누설 '형사처벌'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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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03 11:14
현대기아차, 신형 투싼·K5 스파이샷 촬영·유포자 경찰 제보…영업기밀 누설 '형사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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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를 앞둔 신차의 스파이샷을 촬영·유포한 네티즌이 업체의 제보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경찰은 스파이샷을 찍는 모든 사람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처벌의 정당성과 기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최근 현대기아차의 제보를 받고 신형 투싼과 신형 K5의 스파이샷을 촬영·유포한 김모씨와 임모씨, 서모씨 등 네티즌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기업 영업비밀 누설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화물 운송업체에서 일하던 김씨는 작년 11월 해외 시험주행을 위해 항공기 적재점검을 기다리던 현대차 신형 투싼의 실내외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인터넷 동호회에 게재한 혐의다. 김씨는 신형 투싼의 외부 위장막이 일부 벗겨져 있자 이를 촬영하고, 차량 내부로 들어가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등을 직접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까지는 분명한 범죄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다른 사례들은 수위가 좀 아슬아슬하다. 

▲ 해외에서 유출된 현대차 신형 투싼 스파이샷(사진제공=Stefan Baldauf)

임씨는 김씨가 유출한 사진을 입수해 6차례에 걸쳐 유포한 혐의다. 투싼 공동 구매 사이트를 운영하던 임씨는 신형 투싼 사진에 사이트 워터마크를 넣는 등 스파이샷을 사이트 홍보를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의 경우 한 자동차부품업체에 근무하던 중 지난 2월 중국에서 기아차 신형 K5의 실내 스파이샷이 유출된 것을 발견하고, 마치 자신이 직접 촬영한 것처럼 편집해 국내 자동차 사이트에 게재한 혐의다. 

▲ 해외에서 유출된 현대차 신형 투싼 실내 스파이샷

경찰 측은 "스파이샷을 찍는 모든 사람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스파이샷은 기업의 중요한 영업기밀인 만큼 경우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 "스파이샷 촬영·유포 행위 자체가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 수익이나 홍보 등 부정적인 목적에 해당하면 경찰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부정적인 목적이 있었고, 임씨는 경제적 수익을 얻고자 스파이샷을 게재했다"면서 "서씨는 스파이샷 유출이 현대기아차의 영업비밀 누설에 해당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독점공개 K5 후속모델-실내 공개'라는 제목의 사진을 올려 관심을 끌었다"고 입건 이유를 설명했다.

▲ 해외에서 유출된 기아차 신형 K5 스파이샷

일부에서는 경찰의 이번 형사처벌은 대기업의 사정만 고려한 일방적인 처사라 주장했다. 출시를 앞둔 신차들은 개발 단계에서 주행 테스트를 위해 일반 공도를 버젓이 돌아다닌다. 누구나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촬영·유포자를 처벌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경찰이 주관적인 판단으로 처벌하는 것은 '아예 스파이샷을 찍지 말라'는 겁주기식 엄포나 다름없다"면서 "이렇게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쌓는 것으로,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꼴"이라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스파이샷을 전문으로 촬영하는 업체가 있을 정도로 자유스러운 분위기인데, 국내는 너무 엄격하다"면서 "무조건 막을 생각만 하지 말고, 스파이샷을 통해 신차의 모습을 예상하고 토론하는 자율적은 문화를 만든다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 해외에서 유출된 기아차 신형 K5 스파이샷

반면, 업계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자동차의 실내외 디자인이 유출되는 것은 광고와 마케팅 계획에 차질을 주고, 구형 자동차의 판매량 감소 및 해외 경쟁업체의 모방 등으로 이어지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출시 전 차량에 대한 모든 정보는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영업기밀로 보호받아야 된다는 입장으로, 보안팀이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호회 홍보 등 사적 이익을 위해 촬영·유포한 스파이샷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 말했다.

해외 처벌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원칙은 국내와 같다"면서도 "해외의 경우 국내처럼 동호회 중심이 아니라 대부분 언론 매체를 통해 촬영·유출되는 경우여서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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