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쌍용차 이유일 사장은 스위스에서 열린 ‘2015 제네바모터쇼’ 프레스데이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취재진의 질문에 이 대표가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그는 쌍용차 렉스턴 및 체어맨의 후속 모델 출시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했고, 쌍용차의 미래 방향 등을 제시했다.

▲ 쌍용차 티볼리(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다음은 모터쇼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Q. 지난해 내수는 괜찮았지만 수출이 저조했다.

A. 러시아, 칠레 등지에서 수출이 위기를 맞았다. 그래서 돌파구로 서유럽 판매목표를 1만7000대로 세웠다. 그 중 티볼리는 실질적으로 6월부터 판매되는데 반응이 좋을 것 같다.

Q.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은 아직 진전이 없나?

A. 진행 중이지만 쉽지 않다. 제품 인증과 스펙 등을 고려하면 3-4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최근 미국 진출 컨설팅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대차에 있을 때 미국에 들어가 봤지만 쌍용차는 자원이 제한돼 있다. 하지만 가기는 가야 한다. 물론 돌다리는 열 번이라도 두드리고 건너갈 것이다.

▲ 쌍용차 이유일 사장(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Q. 체어맨은 향후 어떻게 되나?

A. 체어맨H는 단종 했고, W는 변형으로 가고자 한다. 국내외 시장에서 대형 세단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그래서 기존 플랫폼을 활용해 프리미엄 SUV 개발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크로스오버의 개발을 의미한다. 마힌드라와도 합의가 이뤄진 상태인데, 현재로선 고급 승용 세단을 유지하는 게 부담스럽다. 그러나 단 시간 내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여러 가지 상품 기획을 구상 중이고, 가급적 SUV의 특성을 반영하려 한다. 그러나 세단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세단을 발전적으로 변형시키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 그런 면에서 유럽 본부가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프랑크푸르트 사무실은 중추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주에 입주했다.

Q. 유럽 내 쌍용차를 발전시키는 방안은?

A. 무엇보다 상품성을 강화해야 한다. 기술개발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티볼리로 대승을 했다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사실 티볼리는 수익성이 낮은 차다. 많이 팔면 좋겠지만 판매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티볼리는 B세그먼트여서 C와 D세그먼트 개발도 잘해야 한다. D세그먼트는 렉스턴 후속 Y400(개발코드명)이 역할을 하게 되며, 내년 말에 등장할 것이다. 또, C세그먼트는 코란도C 풀체인지로 대응할 방침이다.

▲ 쌍용차 LIV-1 콘셉트

Q. 대표이사 직을 내려놨다. 후임 사장에게 당부할 것은 무엇인가?

A. 여러 가지 주문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조언보다 자신의 경영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다만 선배로서 충고할 것은 하겠다. 어렵게 생각하는 게 있으면 도움을 줄 것이다. 끌고가는 것은 임무가 끝났고, 이제는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일 뿐이다.

Q. 쌍용차를 6년간 이끌면서 가장 어려웠던 때는 언제인가?

A. 2009년 77일 파업할 때였다. 정말 그만두고 집에 가고 싶었다. 그리고 2010년엔 코란도C 개발 자금이 없었다. 땅 팔아서 겨우 만들었는데, C200 잘 만들어 달라고 법원에서 맡긴 일이었다. 그런데 돈이 없었다. 회사의 주인을 찾는 일도 버거웠다. 결국 주인을 찾았고, C200 완성시킨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쌍용차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쌍용차에는 서로 감싸주고 덮어주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좋은 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기업 문화적 측면에서 보다 업무는 냉정해져야 한다.

Q. 조직이 결속력이 있으면 좋은 것 아닌가?

A. 잘못이 확실한 것에 대해 온정주의가 있으면 안 된다. 쌍용차에는 아직 그런 문화가 남아 있다. 앞으로 반드시 개선해야 하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조직은 구성원의 개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사가 발전한다.

▲ 쌍용차 티볼리 EVR(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Q.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A. 겸손한 게 아니라 내가 잘해서 한 것은 없다. 모두 직원들이 협력을 잘해서 이뤄진 것뿐이다. 쌍용차에 올 때 명예와 돈은 필요 없었다. 자동차회사 하나 살려보려는 의지만 가지고 왔다.

Q. 꼭 만들고 싶었던 차가 있었나?

A. 모터쇼에서 포르쉐 카이엔 GTS를 유심히 봤다. 앉아도 봤다. 차가 좋더라. 쌍용차는 SUV 전문회사니까 카이엔 같은 차를 한번 만들고 싶었다.

Q. 중국 합작공장 계획은 어떻게 될 전망인가?

A. 일단 중국 정부가 허락을 안 해준다. 현지 5만대 수요가 되면 만들고 싶지만 쉽지 않다. 조건이 많이 완화됐지만, 중국 정부가 현지 생산 업체 숫자를 고려해 합작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걸림돌이다.

Q. 요즘 코란도 투리스모 판매가 많이 떨어졌다. 대책은 무엇인가?

A. 기아차 카니발이 출시되면서 많이 위축됐다. 그런데 최근 모로코에서 택시로 허가받았다. 1000대를 내보낼 것이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많이 파는 것이 최선이다. 투리스모 생산하는 조립 2라인은 체어맨도 생산되는데, 가동율이 낮다. 티볼리가 많이 판매되면 롱바디 등을 2라인에 넣어 혼류생산도 고려중이다.

Q. 현재 무얼 가장 하고 싶은가?

A. 노후를 맞을 정신적인 준비가 되지 않았다. 2년 간 준비를 하고 싶다. 2년 후 74세다. 아직 땅끝 마을도 못 가봤다. 이제 노는 연습을 하려 한다. 그런 차원에서 스페인에서 자전거 투어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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