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자동차]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진보한 첩보물"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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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25 20:22
[영화 속 자동차]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진보한 첩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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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영화는 대체로 비슷하다. 내용을 떠나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영상 기법이나, 악역의 이미지, 새로움을 추구하는 첨단 무기, 그리고 주인공을 돕는 여성 파트너 혹은 악녀 등 어느 정도 틀에 박힌 테두리 안에서 진행된다. 또 결국 해피엔딩일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19금 외화의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등의 첩보물의 법칙을 따르면서도 현란한 촬영기법과 CG, 생생한 캐릭터와 독창적인 세계관, 끊이지 않는 유머 등을 통해 첩보물의 진보를 보여주고 있다.

# 짙은 영국 색채

킹스맨은 영국 색채가 강한 영화다. 감독, 각본, 원작 등이 모두 영국인이다. 배우도 악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국인이다. 감독을 맡은 메튜본은 제작 및 프로듀서로 처음 영화계에 데뷔했다. 그가 영향력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가이리치 감독과 함께 제작한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스내치’가 연이어 성공하면서다. 가이리치의 영향력은 컸다. 매튜본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하고 연출했지만, 호흡이 빠르고 플롯이 복잡하게 얽힌 범죄 및 액션물에 능숙했다.

▲ 매튜본 감독과 그의 아내. 사실 그의 아내가 우리나라에서는 더 유명하다. 그의 아내는 세계적인 모델인 클라우디아쉬퍼.

매튜본이 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킥애스: 영웅의 탄생’과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등을 연출하고 나서다. 매튜본은 연이어 영국 출신의 인기 그래픽 노블 작가 마크밀러의 작품을 영화했고, 영국 출신의 여성 작가 제인골드만이 각본을 맡았다. 이 영국 트리오는 킥애스-엑스맨-킹스맨을 거치면서 더욱 탄탄한 호흡을 과시하고 있다.

# 영국 신사와 미국 힙합퍼의 대결

인물들의 말투, 움직임, 차림새 등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주연을 맡은 콜린퍼스는 영국의 전형적인 신사 이미지를 잘 표현하는 배우로, 킹스 스피치나 러브 액츄얼리 등의 영화에서 예의 바르고 따뜻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랬던 그가 킹스맨에서는 난생 처음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잔인하고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지만, 예의 바르고 반듯한 모습은 그대로다. 오히려 그런 몸가짐과 매너가 영화를 더 돋보이게 한다.

▲ 잔인한 액션을 선보이지만 그의 태도나 패션은 매우 신사적이다.

이와 반대로 세계적인 기업자이자, 전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악역을 담당한 사무엘잭슨은 주조연급 배우 중에서 유일한 미국인이며, 흑인이다. 그래서 그의 독특한 억양은 영국 배우들 사이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또 화려한 금목걸이와 팔찌, 형형색색의 스냅백 등은 우리가 생각하는 익숙한 악당과는 사뭇 다르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이같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사무엘잭슨도 놀랍다.

▲ 우리 나이로 68세. 스냅백과 조던이 잘 어울리는 사무엘잭슨.

# 현대차 i40 VS 스바루 임프레자 WRX

일반적인 첩보물과 달라 애석한 점은 제임스본드의 본드카나 미션임파서블에서 볼 수 있는 최고급 슈퍼카의 부재다. 킹스맨의 주인공들은 이보다 한차원 높은 전용기를 타고 다니긴 하지만, 자동차 액션이나 추격전을 볼 수 없는 점은 아쉽다. 그래선지 영화 초반에 펼쳐지는 아주 짧막한 추격신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더욱이 이 추격전에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현대차 i40가 등장한다.

▲ 후진하는 임프레자를 열심히 추격하고 있는 i40. (예고편 캡처)

i40는 영국 경찰차로 등장하지만, 후진하는 스바루 구형 임프레자 WRX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는 혁신적인 성능을 보이며 굴욕 아닌 굴욕을 당한다. 어쩌면 세계적인 영화에서 원샷을 받은 것만도 좋은 성과라 할 수 있겠다. 영화에 등장하는 i40는 현대차영국법인의 공식 협찬이 아닌 영국의 한 딜러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스바루 임프레자 WRX와 현대차 i40.(예고편 캡처)

실제로 영국에서는 경찰차로 사용되는 현대차를 쉽게 볼 수 있다. i30, i40, 투싼, 싼타페 등이 현재 영국에서 경찰차로 사용되고 있다. 

# 킹스맨의 기록 경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킹스맨은 24일 10만 552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256만명을 돌파했다. 매튜본 감독의 전작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253만명이었다.

▲ 콜린파스와 태론에거튼. 태론에거튼은 신인 배우지만 당당히 오디션에서 뽑혔다.

킹스맨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외화 최고 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재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외화 최고기록은 2007년 개봉한 ‘300’으로 292만명을 기록했다. 킹스맨은 설 연휴 후에도 하루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고 있어서 300의 기록을 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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