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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차 K9 퀀텀, 올라갈 일만 남았다
김상영 기자  |  sy.kim@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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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09  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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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K9은 여러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에쿠스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함에도 경쟁 모델이 아닌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사이를 잇는 모델로 인식됐다. 

지난해 K9의 총 판매대수는 4429대. 에쿠스의 절반 정도며 제네시스 판매량의 약 13% 정도에 해당한다. 심지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보다 적게 팔렸다. 그야말로 바닥을 쳤다.

이에 기아차는 이례적으로 출시 이후 여러 차례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았다. 트림을 재편하고 디자인도 개선했다. 그리고 애초부터 실려야 마땅했던 5.0리터 V8 엔진을 탑재했다. 이름도 화려하게 ‘K9 퀀텀’이라 정했다. 여전히 K9의 제자리 찾기는 뒤늦은 감이 있지만 무작정 K9 퀀텀이 무시당할 차인가 대해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배기량의 승리

K9의 자존심 세우기 작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5.0리터 V8 타우 엔진이다. 그동안 에쿠스에만 적용됐고, 제네시스 프라다에도 탑재됐다. 그야말로 현대차그룹이 특별함을 강조할때 꺼내는 한방이다. 이 엔진에 대해서는 해외 언론도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에쿠스보다 성능은 소폭 상승됐다. 최고출력은 416마력에서 425마력으로 올랐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430마력이었다. 미미한 차이는 인력으로 알 수 없을 정도. 최대토크는 변함이 없고, 출력이나 토크가 발휘되는 구간도 동일하다.

기본적으로 최고출력이 400마력 정도면 어떤 세팅을 하더라도 차가 빠르다고 느낄만 하다. K9 퀀텀 역시 빠르다. 힘도 넘친다. 가속페달의 초기 반응을 유독 민감하게 하는 현대기아차의 특성도 그대로 담겼다. 엔진 다운사이징이 대세지만 역시 배기량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이제 5.0리터 엔진은 좀처럼 볼 수 없다. 더욱 자연흡기는 더 희귀하다. 현대차그룹이 이 엔진을 토대로 신규 엔진을 내놓을지는 의문이다. 고작해야 제네시스, 에쿠스, K9 등 세차종에만 적용되는 엔진을 현대차가 비용을 들여 손을 댈 것 같진 않다.

 

고속에서의 여유로움은 대형 세단이 갖춰야할 기본적인 덕목이다. 또 하나는 정숙성. 이부분에서는 독일차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굳이 엔진회전수를 높이지 않으면 거의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또 격렬한 주행에서의 엔진 음색도 여느 현대기아차의 가벼운 음색과 달리 두터운 소리를 낸다. 

 

8단 자동변속기가 BMW가 사용하는 ZF의 것만큼 신속하진 않지만 꽤 부드럽다. 엔진회전수를 끝까지 사용하며 변속해도 그 충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힘을 잘 이어간다. 정숙성과 부드러움을 통해 도심에서의 승차감은 높은 만족감을 준다. 

# 다운포스를 높여야 한다

차가 크고 무겁고, 힘이 좋을수록 고속안정성이 좋기 마련이다. K9의 고속안정성은 제네시스에 비해서도 한참 뒤처진다.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에어서스펜션은 도심에선 최적의 승차감을 발휘하지만 막상 고속에서는 제역할을 잘 담당하지 못한다. 댐핑 스트로크도 유난히 길다. 노면의 굴곡을 그대로 따른다. 서스펜션이 차체를 잘 잡아주지 못하니 자꾸 위 아래로 흔들리게 된다. 또 위로 살포시 뜬 시점에서는 스티어링휠도 급격하게 가벼워진다.

 

대개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는 고급차는 차고 조절 방식을 낮음, 보통, 높음으로 설정할 수 있다. 또 일정 속도를 넘어서면 저절로 낮아지기도 한다. 고속에서의 안정성을 위함이다. 이에 반해 기껏 비싼 돈 들여 달아놓은 K9 퀀텀의 에어 서스펜션은 보통과 높음으로밖에 설정할 수 없다. 차체 낮은 스포츠카도 아닌데, 이해하기 힘든 설정이다. 대형차에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하는 이유부터 다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제동 성능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페달의 답력이나 반응은 가속과 제동 모두 초반에만 좋다. 살짝 밟았을때 많은 힘을 내고, 한동안 맹탕이다. 고속에서는 차의 무게를 효과적으로 견디질 못한다.

# 여실히 드러나는 경험 부족

세부적인 디자인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전반적인 실내 환경은 만족도가 높다. 기아차가 진정한 ‘럭셔리’ 세단을 내놓은 적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뛰어난 성과다. 

하지만 실내를 온통 가죽과 알루미늄, 진짜 나무 등으로 도배한 독일의 플래그십과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시트나 스티어링휠, 도어 트림 등 손이 주로 닿는 곳은 그럴듯하게 꾸몄지만, 그외의 곳은 고급스러움에 인색하다. 다른 모델로 아닌 플래그십이라면 소비자들에게 의외의 만족감도 줘야한다. 스티어링휠 연결 부위의 재질이나 마감은 K5 수준에 머문다. ‘이런 곳을 소비자들이 트집 잡겠냐’라고 생각하면 플래그십을 만들 자격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에게 ‘이런 구석진 곳까지 고급스럽게 만들었네’란 의외성을 줘야한다.

 

뒷좌석 공간에서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1열 동승석 시트를 조절하는 것은 기본이고, 내비게이션의 목적지 설정도 가능하다. 듀얼 디스플레이로 무료함을 달랠수도 있다. 뒷좌석 시트는 열선과 통풍 기능을 지원한다. 1열 동승석은 열선만 된다. 쇼퍼드리븐의 성격을 숨기지 않았다. 

 

공간에 대한 부족함은 전혀 없다. 굳이 리무진 모델이 아니라도 말이다. 일단 플래그십이라면 커야 한다. 그리고 그 공간이 편안해야 한다. K9 퀀텀 천장에는 묘한 빛을 내는 무드등이 달렸고, 햇빛 가리개도 준비됐다. 나파 가죽 시트의 표면은 부드럽고, 쿠션은 포근하다. 동승석을 앞으로 밀면 편안하게 다리를 꼬고 앉거나 아예 발을 쭉 펼수도 있다.

 

트렁크 공간도 넓다. 국산차가 늘상 잘해오던 부분이다. 트렁크 공간은 감히 S클래스보다 우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골프 활성화 방안에 몹시 부합하는 차다.

편의 및 안전장비는 국산차 최고 수준이고 수입차보다 우월한 부분도 많다. 휴대기기와의 연동은 단연 돋보인다. 스티어링휠에 부착된 조그셔틀이나 센터콘솔에서 차의 대부분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통합 조작키도 편의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4대의 카메라가 사방을 비추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레이더 센서로 전방 차량을 인식해 스스로 가감속을 진행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은 이젠 국산 대형차에도 표준이 됐다. 차선이탈 경보시스템이나 긴급 제동시스템 등은 안전운행을 돕는다.

# 매력적인 한방

마땅한 플래그십 모델을 보유하지 못한 브랜드도 많다. 이 바닥은 진입조차 쉽지 않다. 전통적인 모델의 강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세그먼트다. 또 궁극의 럭셔리만을 추구하는 세외 세력까지 버티고 있다. K9은 현시점에서 이 세그먼트에 가장 늦게 이름을 올린 차다. 아직 인지도 면에선 비교 조차 힘들다.

 

단번에 이름을 드높일 수 있는 방법은 명확하다. 합리적인 가격은 기본이다. 국내 시장에선 가격적인 측면에서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 제원상의 제품 성능이나 편의 및 안전장비 등은 명목상 크게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렉서스 LS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포인트를 잘 파악해야 한다. 렉서스는 정숙성과 안락함이란 자신만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그리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풀어냈다.

 

K9도 자신만의 한방을 휘둘러야 한다. 독일차, 미국차, 일본차엔 없는 또 에쿠스엔 없는 K9만의 무기를 준비해야 한다. 무기가 있어도 힘든 상황인데, 이에 빗대 차를 보면 K9 퀀텀은 너무나 개성없는 차였다. 브랜드의 모든 것을 담고 있어야 할 플래그십인데 그저 좋은 것, 유행하는 것만을 모아둔 선물세트처럼 느껴졌다. 반대로 생각하면 K9을 봤을때 기아차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느껴지지 않는다.

K9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 펼쳐지진 않았지만 분명 가시밭길이 열려있고 무조건 그곳을 지나야 한다. 기아차는 지금보다 더 힘든 상황도 잘 돌파해왔다. K9은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 장점

1. 5.0 V8 엔진의 여유로움과 정숙성. 

2. 넓은 공간으로 인한 쾌적함. 

3. 수입차보다 우월한 편의 및 안전장비. 물론 가격 대비.

* 단점

1. 고속 안정성.

2. 서스펜션을 포함한 하체 세팅.

3. 플래그십 모델에게 인지도는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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