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의 하이브리드 소형 쿠페 CR-Z는 그야말로 ‘반짝스타’다. CR-Z는 폭스바겐 폴로, 스즈키 스위프트 등 전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 소형차를 제치고 2011년 일본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동급의 소형차보다 가격이 비싸고, 실용성이 떨어지는 쿠페였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독특한 디자인 등으로 큰 주목을 받은 셈이다.

혼다는 CR-Z를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라고 소개할 만큼 스포츠성을 많이 가미했다. 엔진 사운드 시스템이나 독특한 운전석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1.5리터 가솔린 엔진과 14마력의 전기모터는 비교적 충줄한 성능을 발휘했다. 특히 혼다는 자신들의 브랜드 특징을 잘 살려 핸들링에 많은 공을 들이기도 했다. 일본에서 2010년 CR-Z는 2만대 가까이 판매됐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기술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발전했다. 혼다의 마일드 타입 하이브리드는 마치 구시대적인 파워트레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성능도 급격히 발전했다. CR-Z를 돋보이게 하던 디자인도 빠르게 변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사로잡기 역부족이었다.

결국, CR-Z는 전세계 곳곳에서 단종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혼다는 유럽에서 CR-Z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어 27일(현지시간), 혼다 호주법인은 호주에서 CR-Z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호주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UTE로 불리는 세단 기반의 픽업 트럭이 인기 절정인 국가고, 현대차 벨로스터마저 일년에 3천대 넘게 판매되는 곳이다. 이런 자유분방하고 독특한 취향을 지닌 호주에서 CR-Z는 지난해 고작 86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호주에서 벤틀리 브랜드가 작년 135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성적이다.

국내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시장에 2011년 출시된 CR-Z는 매해 겨우 두자릿수 판매를 유지하다, 2013년 결국 판매가 중단됐다. 

그나마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3562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판매도 점차 줄고 있는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혼다는 현재 2세대 CR-Z는 커녕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다. 후속 모델 없이 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단, CR-Z는 사라지지만 혼다의 새로운 소형 로드스터 S660이 빈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러 외신은 보도했다. S660은 2013년 11월 혼다가 도쿄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소형 로드스터 콘셉트다. 이름처럼 660cc 3기통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엔진은 작지만 차체 중량이 900kg에 불과해 여느 스포츠카 못지 않은 역동성을 발휘한다고 혼다는 밝힌 바 있다. S660은 일본 내에서 먼저 판매가 시작되며 해외 판매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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