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V40 크로스컨트리…'돌보는 사회'가 낳은 최선의 자동차
  • 김한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5.01.27 19:59
[시승기] 볼보 V40 크로스컨트리…'돌보는 사회'가 낳은 최선의 자동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볼보를 한번이라도 타본 사람은 이 느낌을 안다. 외관에서 느끼는 부드러움은 물론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묘한 따스함. 모서리가 둥근 직선 디자인과 볼보 특유의 실내 향기도 한몫 하는 것 같다.

모든 볼보 차량 실내는 별다른 방향제를 쓰지 않아도 특유의 가죽과 품격있는 냄새가 몇년이고 계속 나도록 만들어져 있다. 전문 조향사가 접착제나 우레탄 부품, 가죽 태닝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독일차들이 날카롭고 차가운 느낌이 감도는 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완벽한 느낌이다. 

 

볼보 V40, V40 R디자인에 이어 등장한 ‘볼보 V40 크로스컨트리’의 느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따스하고 실용적이다. 이 느낌은 주행하는 동안에도 줄곧 이어진다. 독일차의 예리한 느낌의 코너링이나 단단한 서스펜션은 아니지만 여유롭고 안심된다. 급가속, 급제동의 느낌 대신 부족하지 않은 즐거운 가속과 꾸준한 브레이크가 좋다. 주행에서도 볼보만의 차별화 되는 '맛'이 있다. 

크로스컨트리는 이 볼보의 느낌에 요즘 유행하는 오프로드 성향을 집어 넣은게 특징이다. 세계적으로 SUV가 가장 뜨거운 세그먼트인데, 지상고를 기존에 비해 12mm 정도 올리고, 전고를 38mm 높여 공간을 약간이나마 늘리는 한편 편안한 SUV 느낌도 갖도록 한게 바로 볼보 V40 크로스컨트리다.

# V40 크로스컨트리, 무엇이 다른가

뭔가 이상하다. 무게 중심이 높아졌을거라 생각했는데 정작 코너링을 해보면 V40보다 훨씬 안정감있고 감각도 선명하다. 노면에 달라붙는 느낌에 차분한 핸들링, 부드러운 승차감과 일체감까지. 다른 나라 차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독일차들 중 상당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V40도 괜찮지만 크로스컨트리는 서스펜션 튜닝이 더욱 잘 돼 있는 느낌이다. 

또 내부에선 카메라로 차선을 인식하고 있다가 핸들 돌림이 부족하다고 감지되면 핸들을 더 돌려주는 기능이 동작하고 있다. 직선 도로에서 핸들을 놔도 차선을 벗어나기 전에 안쪽으로 돌려준다. 이같은 첨단 장비와 18인치 휠로 인해 회전각이 더 예리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보행자나 자전거를 인식해 긴박한 상황에선 스스로 차를 정지시키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이 내장돼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도 내장해 막히는 도로에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앞차를 졸졸 따라간다. 이 정도면 '자율 주행'도 코앞으로 다가온 기분이 든다. 

190마력 트윈터보 디젤엔진이 40kg.m가 넘는 토크를 내는데다, 8단 변속기까지 장착돼 치고 나가는 느낌이 상쾌한데, 이 정도 파워트레인은 수입차에서도 가장 우수한 축에 속한다. 표시연비도 복합연비 기준 16.4km/l로 1등급이다. 

이전 V40과 디자인에서 다른 점은 높이 외에도 전후면 범퍼, 루프 레일, 사이드 스커트, 리어 스키드 플레이트인데, 디자인 뿐 아니라 실제로 험로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들이다.

인테리어는 기본 V40과 거의 비슷하지만, 가죽 시트 소재와 색상이 달라 XC를 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V40이 약간 ‘날티’나는 느낌이었다면 V40 크로스컨트리는 그보다 좀 듬직한 느낌이 드는 자동차다. 

 

# 볼보는 어쨌거나 안전이다

요즘은 여러 메이커에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이 나오고 있지만, 그 질감은 차마다 조금씩 다르다. 현대차 그랜저의 크루즈컨트롤을 보면 저 앞에 차가 보이는데도 급가속을 하다 막판에 거칠게 감속을 해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볼보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가감속이 매우 부드럽고 위화감이 적어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것과 구별해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앞차와의 거리도 꽤 좁힐 수 있어서 저가의 크루즈컨트롤과는 확연히 다르다. 

 

시티 세이프티는 안전을 위한 획기적인 기능이다. 앞에 차나 벽이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사람이나 자전거가 있어도 이를 인식하고 차를 세운다. 다시말해 어지간해선 사고가 나지 않는다. 

최근 한 몰지각한 운전자가 운전중 시비가 붙은 상대 운전자를 아반떼로 치어버린 사건도 있었는데, 그게 만약 볼보였다면 치고 싶어도 치지 못했을것 같다. 실제로 볼보는 5년 후인 2020년까지 자동차 사고 중상자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볼보 본사가 위치한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안전 담당 엔지니어에게 물었다. “자동차 회사가 왜 차가 팔리는 것과 큰 관계 없는 '안전'에 그토록 신경 쓰는가”. 그러자 어깨를 으쓱 하더니 “자동차 회사라면 사람을 우선 하는게 당연하지요”라고 했다.

스웨덴의 문화는 말 그대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을 ’돌보는 사회(Caring Society)’라 할 수 있다. 모두가 행복해야 자신도 행복하다는 생각,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철학이 볼보에 절로 녹아 들어있는 것이다.

볼보 V40 크로스컨트리는 멋진 스타일에 우수한 파워트레인, 최고의 안전 사양까지 갖춘 훌륭한 자동차다.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는듯한 자동차 가격은 4610만원. 프리미엄 브랜드 맞나 싶을 정도로 착한 가격이다. 

 

 

* 장점

- 넉넉한 출력에 안정적인 핸들링까지. 달리기 성능이 매우 만족스럽다. 

- 최고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기능, 시티 세이프티, 안전을 위한 모든 기능을 만재했다. 

- 볼보의 따스한 감성.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철학이 섹시하다.  

* 단점

- 한국에선 인기 없는 볼보 브랜드. 

- 뒷좌석 머리 공간이 좁다. 적어도 성인 남자용은 아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