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과 포르쉐의 복잡한 지분 관계가 어떠하든 포르쉐는 폭스바겐그룹에 속해 있다. 하지만 여전히 포르쉐는 자신의 우월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지붕 안에 있는 벤틀리나 람보르기니는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포르쉐의 나르시즘은 최근 극에 달했다.

포르쉐 R&D 총책임자 볼프강하츠 박사는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2015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신형 카이엔은 시속 300km를 넘나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SUV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엔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된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R&D 총책임자의 뜬끔없는 발언은 주목을 받았다. 갑작스런 신형 카이엔에 대한 발언은 다름 아닌 벤틀리를 향한 것이다.

벤틀리는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벤틀리 최초의 SUV의 이름을 공개했다. 전 포르쉐 R&D 총책임자를 지냈던 현 벤틀리 CEO 볼프강뒤르하이머는 “벤틀리가 올해 공개할 SUV의 이름은 ‘벤테이가’”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SUV로 등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볼프강뒤르하이머의 발언에 포르쉐가 발끈한 것이다. 벤틀리가 포르쉐를 꼭 집어 한 얘기는 아니지만, 어찌됐든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SUV는 포르쉐 카이엔이기 때문이다.

사실 벤틀리 이전에 포르쉐의 심기를 자극한 것은 랜드로버다. 랜드로버는 지난해 7월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을 공개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SUV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은 뉘르부르크링 노르드슐라이페에서 8분 14초의 기록을 세웠다.

 

최고출력 550마력의 5.0리터 V8 슈퍼차저 엔진이 장착된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은 2009년식 BMW X6 M보다 약 10초가 더 빨라고, 2008년식 포르쉐 카이엔 터보보다 약 20초 더 빨랐다. 

포르쉐는 랜드로버의 발표가 있은 후, 곧바로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측정을 시작했고 이윽고 카이엔 터보S로 SUV 역사상 최초로 8분 대의 벽을 허물었다. 최고출력 562마력, 최대토크 81.6kg.m의 힘을 내는 V8 터보 엔진이 장착된 카이엔 터보 S는 7분 59초 74의 기록을 세웠다. 

 

볼프강하츠는 “카이엔은 언제나 빨랐고, 2017년 출시될 신형 카이엔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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