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연비 해부] 현대차 하이브리드 vs 렉서스 하이브리드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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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04 09:26
[뻥연비 해부] 현대차 하이브리드 vs 렉서스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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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하이브리드차의 실연비가 도요타 하이브리드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터그래프는 지난 26일 서울 시내와 수도권 인근에서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차와 렉서스 300h 하이브리드의 실 연비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표시연비’에서 앞선 현대 하이브리드차가 실연비에서는 오히려 뒤쳐졌다.

비교차종인 렉서스 ES300h는 배기량이 500cc 가량 더 높고 실내외 크기도 한단계 클 뿐 아니라 무게도 125kg 가량 무거워 어떤 면으로 보나 한두단계 윗급이다. 표시연비 또한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16.8km/l로 렉서스 ES300h(16.3km/l)에 비해 다소 우수한 것으로 표기 돼 있었다.

그러나 실제 연비 측정 구간 중 어떤 구간에서도 렉서스 하이브리드 연비를 따라잡지 못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의 실연비가 도요타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설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모터그래프는 앞서 지난달 16일, '뻥연비 해부' 1편으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페라리 캘리포니아의 연비를 산길에서 측정한 바 있다. 그 결과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리터당 4.7km를 기록했고 페라리는 리터당 6.6km를 기록해 경우에 따라선 쏘나타 연비가 슈퍼카 페라리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번은 가혹한 환경에서 현대차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가 얼마나 하락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면 이번엔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선 얼마만큼의 연비를 내는지 확인한 실험이다.

관련기사 :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페라리의 연비대결

이번 실험은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렉서스 ES300h를 동일한 구간, 같은 속도로 달리며 연비를 비교했다. 비교 차종이었던 렉서스 ES300h는 '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같은 방식으로 구분된다.  

▲ 주행거리와 주유량을 나눠 연비를 측정해보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리터당 9.8km의 연비를 기록했다.

 ◆ '현대 하이브리드 vs 렉서스 하이브리드' 어떻게 실험했나

모터그래프 김한용 기자와 김상영 기자는 서울 삼성동의 한 셀프 주유소에서 만나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렉서스 ES300h의 기름을 가득 채웠다.

형평성을 위해 동일한 주유기를 사용해 저속주유를 했으며 주유기에서 ‘가득’을 선택한 후 "딸깍"  소리가 났을때 다시 한번 눌러 다음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주유하는 방식으로 했다. 

이후는 기자들의 평소 일상 그대로 휘발유를 소비해보기로 했다. 우선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FMK 페라리 강남전시장을 갔고, 이후 업무차 분당에 위치한 포르쉐센터도 다녀왔다.

▲ 주행거리와 주유량을 나눠 연비를 측정해보니 렉서스 ES300h는 리터당 12.5km의 연비를 기록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교통상황을 맞닥뜨렸다.

우선 교통량이 많은 강남에선 계속 정체와 지체가 반복됐다. 그런데 정체가 계속되는 동안 렉서스 ES300h는 연비가 거의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향상되곤 했다.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연비는 어느덧 17km/l를 넘었다. 

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막히는 도로에서 금세 배터리가 방전됐고 충전을 위해선지 정차중 스스로 시동이 걸리면서 연비가 크게 떨어져 9km/l를 조금 넘겼다. 

다음은 중고속 구간. 서울을 겨우 빠져나와 분당내곡 고속화도로를 거쳐 분당 포르쉐센터에 도착했다. 쏘나타하이브리드는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를 시속 70km로 꾸준히 달리는 동안 연비가 조금 향상돼 겨우 10km/l에 턱걸이했다. (모두 트립 컴퓨터 기준)

다시 막히는 구간이 시작됐다. 서울로 돌아와 차량 통행이 많은 양재IC와 우면산 터널을 통과했다. 이후 강변북로, 자유로를 거쳐 파주 출판단지에 도착했다. 자유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서울의 모든 구간에서 교통체증이 심했다.

▲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총 221.3km를 이동했다.

이후는 고속구간. 파주 출판단지 휴게소에서 연비 측정의 형평성을 위해 운전자를 교체했다. 이후 통행량이 비교적 적은 제 2자유로를 통과해 서울로 진입해 서교동에 위치한 모터그래프 사무실에 도착했다.

여러 곳을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이때까지 총 이동거리는 100km를 조금 넘었다. 이 정도로는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변별력도 부족하다고 판단, 이후 막히는 도심, 자유로,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구간 제한 없이 추가로 달렸다.

▲ 테스트를 끝낸 렉서스 ES300h의 트립컴퓨터. 총 223.2km를 달렸고 평균 연비는 리터당 14km.

◆ 현대차 하이브리드, 렉서스에 '완패'…두차 모두 공인연비 도달 어려워

총 주행거리는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221.3km, 렉서스 ES300h는 223.2km였다. 주행거리와 주유량을 나눠 연비를 측정해보니 렉서스 ES300h는 리터당 12.5km,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리터당 9.8km의 연비를 기록했다.

두 차량 모두 측정 연비가 공인연비에 미치지 못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공인연비(16.9km/l)의 60% 수준에 불과했고, ES300h는 공인 연비(16.3km/l)의 75% 수준이었다. 배터리가 충전된 상태에서 시내 구간에 들어서면 잠시 공인연비를 넘을 수 있었지만, 긴 시간 주행하면 어지간한 방법으론 공인연비를 넘을 수 없었다. 

연비를 나타내는 계기에도 문제가 있었다.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대시보드의 연비 그래프가 실 연비에 비해 두배 가량 우수한 것으로 잘못 나타났고, 렉서스 ES300h도 계기반에 평균 연비가 과장되게 표시됐다. 

▲ 막히는 도심에서 렉서스 ES300h는 전기모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모터그래프 김한용 기자는 “도심에서 렉서스 하이브리드는 시내 상당 부분을 전기모터로만 달릴 수 있었던 것에 비해 현대차 하이브리드는 배터리 충전량이 낮아 정체중에도 자꾸 시동이 걸리고, 시속 30km만 넘어도 EV모드가 바로 해제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면서 "같은 '풀하이브리드'라고 부르기 미안할 정도로 기술 격차가 커보인다"고 말했다.

모터그래프는 페라리 캘리포니아, 렉서스 ES300h에 이어 독일 디젤 세단인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와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실제 연비를 비교했으며 다음주에 이를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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