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 집중 해부…'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3가지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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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14 16:41
쌍용차 티볼리, 집중 해부…'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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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13일, 티볼리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티볼리는 4년 동안 약 35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모델이다. 쌍용차가 만든 모든 차 중 가장 작지만, 어깨는 가장 무겁다. 흑자 전환과 해고 노동자 복직 등 쌍용차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막중한 임무를 짊어졌기 때문이다. 

 

초기 반응은 매우 좋다. 티볼리가 완전히 공개된 후 소비자들은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격과 실내외 디자인을 비롯해 엔진과 연비, 안전·편의사양 등을 고려해보면 경쟁모델보다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시장 상황도 티볼리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세계적으로 아반떼보다 작은 크기의 B세그먼트 SUV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데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사회 초년생들이 첫차로 세단보다 SUV를 선택하는 경향이 늘어났는데, 특히 커다란 덩치의 SUV를 부담스러워 하던 여성들에게도 티볼리가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세단 오너들의 세컨드카로 티볼리가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

◆ 보이는 것(1) - 외관 디자인

▲ 쌍용차 티볼리

티볼리의 실루엣은 작지만, 외관은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전체적으로 곡선보다는 직선을 강조했는데, 구형 2박스 스타일의 SUV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듯 남성답게 다부진 모습이다. 쌍용차 역시 "티볼리는 젊고 패기 넘치는 강인함을 추구했다"면서 "앞으로 출시되는 새로운 SUV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이라 설명했다. 

▲ 쌍용차 티볼리

전면부 헤드램프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연결했는데 HID 헤드램프 상단에는 LED 주간주행등이 적용됐다. 하단부에는 가로로 긴 벌집 모양의 공기 흡입구가 장착됐으며, 범퍼와 안개등의 디자인도 과격해 보일 정도로 파격적이다. 뒷바퀴 휠하우스 상단부에서 이어지는 굴곡진 후면부는 리어스포일러와 독특한 디자인의 테일램프, 트렁크 리드, 범퍼, 반사판 등과 함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완성했다. 리어스포일러에는 LED 후방보조제동등이, 테일램프에는 LED 면발광과 LED 스톱램프가 적용됐다. 

▲ 쌍용차 티볼리

다만, 전체적인 실루엣이나 캐릭터 라인, 휠하우스, 지붕에서 트렁크로 떨어지는 후면부 라인 등에서 다른 여러 차의 향기가 조금씩 배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 쌍용차 티볼리

외장 컬러는 8가지나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루프와 사이드 미러캡 등의 색상을 별도로 조합한 '익스테리어 패키지'도 5가지가 있는데, QM3에서 벤치마킹한듯한 투톤 컬러 적용은 매우 좋은 판단이라 생각된다. 타겟팅 자체가 젊은 소비자, 나의 첫 번째 SUV인 만큼 2~30대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또, TX와 VX 트림에는 16인치 알로이휠이 장착됐지만, LX 고급형과 최고급형 트림에는 각각 18인치 알로이휠,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휠이 적용됐다. 

▲ 쌍용차 티볼리 18인치 휠

차체 크기는 길이 4195mm, 너비 1795mm, 높이 1590mm며, 휠베이스는 2600mm로, 경쟁 모델인 르노삼성 QM3(4125×1780×1565mm, 2605mm)와 쉐보레 트랙스(4245×1775×1670mm, 2555mm)와 조금씩 차이가 있다.

◆ 보이는 것(2) - 실내 디자인

▲ 쌍용차 티볼리 실내

동급 경쟁 모델보다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사양은 티볼리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코란도C와 비슷하지만, 실내 곳곳에 공을 들여 세부적인 요소들은 오히려 더 우수해 보인다. 

우선, 안정감이 느껴진다. 고급 소재를 잘 활용해 화려하게 튀지 않으면서 깔끔하고 실용적으로 잘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블랙, 베이지, 레드 등 3가지 색상을 고를 수 있게 했으며, 크롬 소재와 다양한 조명 기술을 적용하는 등 젊고 세련된 스타일도 잘 살렸다.

▲ 쌍용차 티볼리 실내

스티어링휠은 아랫부분을 수평하게 처리한 'D컷' 디자인이 기본으로 장착됐는데, 스포츠카처럼 극단적으로 잘라내지는 않았다. 고급 트림의 경우 질 좋은 가죽으로 둘러서 잡는 느낌이 괜찮으며,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조작 버튼들의 디자인과 기능도 양호한 수준이다. 또, 열선 기능도 들어있다.

▲ 쌍용차 티볼리 실내

계기반은 2개의 클러스터 사이에 3.5인치 LCD 주행 정보창이 있다. 왼쪽은 회전계, 오른쪽은 속도계로 일반적인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국내 최초로 ‘6컬러 클러스터’가 적용됐다. 취향에 따라 계기반 색상을 레드, 블루, 스카이 블루, 옐로우, 화이트, 블랙 등 6가지로 바꿀 수 있으며, 완전히 끌 수 있는 풀오프 기능도 추가됐다. 

▲ 쌍용차 티볼리 실내

7인치 내비게이션은 아래에 '현위치'와 '목적지' 버튼을 적용해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가운데 있는 로터리 버튼으로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공조기도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이 적용됐으며, 열선·쿨링 기능도 있다(2열은 열선만). 또, HDMI를 이용해 스마트폰의 화면과 사운드를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를 통해 그대로 재현하는 미러링 기술이 탑재됐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고광택 블랙 플라스틱을 사용했는데, 버튼 구성과 디자인이 깔끔하면서도 운전자가 사용하기 편리하게 기능적으로 배치됐다. 다만, 주행 정보를 알려주는 '트립' 버튼은 스티어링휠의 빈 공간으로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 쌍용차 티볼리 실내

시트는 세미 버킷 스타일로, 몸을 잘 잡아줘 앉은 느낌이 좋고, 스티치를 적용해 디자인적으로도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 보이는 것(3) - 공간 활용성

▲ 쌍용차 티볼리 실내
▲ 쌍용차 티볼리 실내

티볼리는 차체가 작은 초소형 SUV임에도 공간 활용성이 매우 우수했다. 휠베이스는 2600mm로, QM3(2605mm)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길이와 너비, 높이가 각각 70mm, 15mm, 25mm 커서 더욱 넉넉하게 느껴진다. 

▲ 쌍용차 티볼리 수납공간

우선, 1열 탑승 공간에 여유가 있고, 실내 곳곳에 다양한 수납공간을 만들어 스마트 패드와 노트북 등 다양한 IT 기기들을 센터 콘솔과 글러브박스 등에 간편하게 넣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트랙스·QM3와 달리 제대로 된 센터 콘솔이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또, 트랙스처럼 글러브박스 위에 별도의 수납공간(선반)을 만들고, 도어에 맵포켓을 적용하는 등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 쌍용차 티볼리 실내

2열 공간은 생각보다 넉넉해 놀라웠다. 앞좌석을 일반적인 위치로 조정하고 뒷좌석에 탔는데, 편하게 앉았음에도 10cm가량 여유 공간이 남을 정도다. 전고가 높은 데다가, 시트가 알맞게 뒤로 기울어져 있어 머리 공간도 상당히 여유로웠다. 2열 역시 암레스트와 컵홀더, 도어 맵포켓이 적용됐으며, QM3처럼 앞좌석 등받이 뒷부분에 고무줄(시트 백 밴드)을 적용해 신문이나 잡지 등을 넣을 수 있게 했다. 

▲ 쌍용차 티볼리 실내
▲ 쌍용차 티볼리 2열 시트 활용법

트렁크 공간은 기본 423리터로, 쌍용차에 따르면 동급에서 유일하게 골프백 3개까지 실을 수 있는 크기다. 특히, 2열 시트는 6:4로 바닥과 평행하게 접히는 풀플랫 기능이 적용됐는데, 사용이 쉽고 간편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트렁크 아랫부분에도 별도의 수납함을 만들었다.

◆ 보이지 않는 것들(1) - 주행 성능과 연비

▲ 쌍용차 티볼리 엔진룸

티볼리에는 쌍용차가 새롭게 개발한 1.6리터급 가솔린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6.0kg·m의 동력 성능을 낸다. 아직 주행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1.4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 트랙스에 비해 제원상 성능이 떨어지며, 최고출력(6000rpm)과 최대토크(4600rpm)가 비교적 높은 회전수에서 나와 초반 가속성은 다소 부족할 수도 있겠다.

▲ 쌍용차 티볼리에 탑재된 1.6 가솔린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불편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차체 무게가 1300kg으로 트랙스(1370kg)보다 70kg이나 가벼우며, 검증이 끝난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새롭게 장착돼 엔진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 쌍용차 티볼리 실내

특히, 스티어링휠의 감도를 스포트, 노멀, 컴포트 등 3가지 모드로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 스티어' 기능이 탑재됐으며, 에코와 파워, 겨울(윈터) 등 주행 환경에 따라 엔진 모드를 3가지로 설정할 수 있는 '스마트 드라이빙 모드'가 적용돼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고 안정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쌍용차 측은 "티볼리에는 정숙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벤츠 등 대형세단에 사용되는 MPI 엔진을 장착했으며, 사일런트 체인을 적용해 엔진 소음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면서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뛰어난 동력전달 능력과 우수한 품질로 듀얼클러치변속기(DCT) 수준의 빠른 응답성으로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 쌍용차 티볼리의 연비와 제원

티볼리의 연비는 도심 10.7km/l와 고속 14.0km/l 등 복합 12.0km/l다. 한 등급 위인 스포티지R(가솔린, 9.7km/l)보다는 23.7%가량 우수하지만, 준중형차인 아반떼(가솔린, 14.0km/l)보다는 16.7%가량 낮은 수준이다. 다만, 수동변속기 모델의 연비는 복합 12.3km/l로, 자동변속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경쟁 모델인 트랙스(12.2km/l)와 비교해도 조금 떨어진다. 그러나 트랙스는 205/70R16 타이어로, 티볼리는 215/45R18 타이어로 연비를 측정한 것이어서, 동일한 타이어 조건에서는 티볼리가 더 우수할 가능성도 있다.  

◆ 보이지 않는 것들 (2) - 가격과 트림별 사양

티볼리의 가격은 1635~2347만원으로, 트림에 따라 TX(MT) 1635만원, TX(AT) 1795만원, VX 1995만원, LX 2220~2347만원이다. 

가장 저렴한 TX(MT) 트림은 1.6리터 가솔린 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됐으며, 6에어백 시스템을 비롯해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및 급제동 알림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16인치 알로이휠 등이 적용됐다.

자동변속기 모델 중 가장 저렴한 TX(AT) 트림은 TX(MT) 사양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와 메탈그레이와 인조가죽커버가 적용된 기어노브가 추가된다. 

VX 트림은 TX(AT) 사양에 LED 주간주행등과 후방 안개등, 리어 스포일러, 인조 가죽 시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열선 시트, 후방 장애물 감지 시스템이 추가됐다.

▲ 쌍용차 티볼리 트림별 가격과 사양

LX 고급형 트림은 VX 트림에 운전석 무릎 에어백, 18인치 알로이휠, 슈퍼비전 클러스터, LED 무드 램프, 열선 스티어링휠, 운전석 통풍시트,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터치스크린, 후방카메라, 블루투스), 오토라이트 컨트롤, 우적감지 와이퍼 등이 추가됐다.

최고급 트림인 LX 최고급형은 HID 헤드램프와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휠, LED 룸램프, 전방 장애물 감지 시스템, 러기지 스크린 등이 적용됐다.

추가 옵션은 세이프티 선루프, 7인치 AVN 시스템(3D 지니맵 내비게이션, 지상파 DMB),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가죽 시트, 운전석 파워 시트, 2열 센터 암레스트), 베이지색 인테리어 등이며, VX 트림부터 선택 가능하다. 

◆ 보이지 않는 것들(3) - 안전

▲ 쌍용차 티볼리

쌍용차는 티볼리를 출시하며 동급 최고의 안전성을 갖췄다고 밝혔다. 차체에 71.4%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는데, 이는 트랙스(66%)보다 높은 것이다. 이 중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은 40%로, 차 전체에 사용된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은 28% 수준이다. 고장력 강판의 기준은 약 340mpa, 초고장력 강판의 기준은 약 600mpa로 현대기아차와 같다.

▲ 쌍용차 티볼리 바디
▲ 쌍용차 티볼리 바디

지붕 라인과 B필러 등 운전자 안전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요 10개 부위에는 핫프레스포밍 공법으로 만든 1500mpa급 초고장력 강판이 사용됐다. 충돌 시 차체 변형을 최소화해 탑승객의 안전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 쌍용차 티볼리 7에어백 시스템

에어백 시스템은 저가 트림인 TX, VX에는 6개 에어백이 장착됐지만, 고급 트림인 LX 고급형과 최고급형에는 무릎 에어백이 추가돼 총 7개 에어백이 탑재됐다. 또, 듀얼 프리텐셔너 안전벨트와 CLT 벨트 시스템을 적용해 충돌 시 신속하게 가슴과 골반부를 잡아주고, 골반부 하중이 가슴으로 전달되는 것을 방지했다. 뒷좌석 가운데 자리에도 헤드레스트와 3점식 안전벨트가 적용됐다.

주행 안정성 시스템으로는 제동성능을 위한 대형 전·후륜 디스크 브레이크를 비롯해 빗길, 눈길, 급코너 등에서 엔진과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다기능 차체자세제어장치(ESP),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급제동 알림 시스템(ESS), 전후방 장애물 감지 시스템,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HSA) 등이 대거 적용됐다.

▲ 쌍용차 티볼리

티볼리는 출시 전부터 한 단계 윗급 소형 SUV와 가격대가 겹친다는 우려도 있었다. 가격이 비슷하면 스포티지R이나 투싼ix 등을 사면 되지, 굳이 티볼리를 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티볼리를 직접 보니 넉넉한 공간과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들은 소비자들의 눈을 돌리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티볼리는 가솔린 모델이 먼저 출시됐다. 해외 수출 물량까지 고려한 결정이라지만, 디젤 모델을 기다렸던 소비자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그리 멀지 않았다. 쌍용차는 당초 7월로 계획했던 디젤 모델 출시 일정을 6월1일로 한 달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앞서 출시된 QM3, 3월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트랙스 디젤과 함께 초소형 SUV 시장 경쟁이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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