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카의 연비를 공개하고, 일부 네티즌들에게 시승 차량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런데 차를 시승한 일부 네티즌들은 특이한 의혹을 제기했다.  현대차가 내놓은 18.2km/l의 연비는 초기에 배터리를 많이 충전한 상태에서 측정 됐을 것이라는, 어찌보면 좀 막연한 추정이었다. 물론 자동차 마니아 입장에서는 다양한 추론과 상상력이 있어야 하고, 이로 인한 건전한 궁금증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터리를 평소보다 많이 충전한 상태로 표시 연비를 측정하는건 불가능하다. 국내 하이브리드카 표시연비 측정 방법은 배터리가 '통상적인 충전상태'에서만 측정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혹시 '통상적인 충전상태'라는게 모호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알고보면 전혀 모호하지 않고 매우 구체적인 수치다. 

국토부와 산업부, 환경부가 공동고시한 '친환경차 연비 측정 방법'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연비 측정 시험 전과 시험 후의 배터리 충전량을 측정해 1% 이상 차이 나면 시험이 실패 한 것으로 간주한다. 쉽게 말하면 배터리를 너무 많이 충전하면 바로 들통 난다는 것이다.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선 조금 복잡한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연비 측정을 위한 가속/감속 사이클인 FTP-75의 페이지1, 페이지2까지 시험을 끝낸 후 이때의 배터리량을 구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를 초기 세팅 한 후 다시 처음부터 시험을 시작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실제로는 시간 관계상 앞서 제조사가 '통상의 배터리 충전량'을 알려주면 이를 세팅해 시험하게 된다. 

국토부나 산업부 등 여러 부처에서는 연비의 객관적 평가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충전 상태에 따라 변화무쌍한 연비를 보여주는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당연히 앞서서 연구가 진행됐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연비 측정 방법까지 나왔다. 배터리가 완전 충전상태일때의 연비와 완전 방전 상태의 연비를 조합해 하나의 연비기준으로 알기 쉽게 만드는 방식이다. 미국은 배터리 충전상태와 방전상태를 따로 표기하는 방식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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